[동아ST 김영철 차장ㆍ이규영 과장]

올 여름 제약업계 이슈의 하나로 국내 제약사들의 조루증치료제 시장 진출을 꼽을 수 있다.이는 한국메나리니의 ‘프릴리지’가 유일한 조루증치료제였던 기존 시장에 국내 상위권 4개 제약사가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

8월 8일 씨티씨바이오가 개발한 용도변경 개량신약이면서 ‘프릴리지’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경구용 조루증치료제가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 절차와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절차를 모두 마쳤다.

이 약품의 판권을 확보한 제약사들은 바로 동아ST(네노마 정), 종근당(클로잭), 제일약품(컨덴시아), JW중외제약(줄리안)이다. 제조원이 동일하고 판매원만 각각 다르기 때문에 4개 제약사가 조루증치료제 시장에 어떤 전략으로 마케팅을 펼칠지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동아ST의 네노마 정 마케팅 담당 김영철 차장, 이규영 과장을 만나 마케팅 전략과 목표에 대해 들어보았다.

기존 조루증치료제 시장 실패 요인 

국내 발기부전치료제는 10년이 넘게 시장이 형성돼 일반 환자들도 처방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에 성공했다. 이에 프릴리지라는 약물이 처음 등장할 때 조루증이 발기부전보다 유병률이 더욱 높기에 시장도 더 클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100억 이상 성공적인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30~40억 원 전후의 부진한 매출에 머물렀는데 그 이유는 3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그 첫 째 이유는 발기부전의 경우 On&Off 즉, 되고 안되고의 절실함이 환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불렀다면 조루증의 경우는 관계 시간의 지속을 바라는 마음이기에 발기부전에 비해 환자 적극성이 떨어졌다는 것.

둘째는 프릴리지가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극복하기에는 고가였던 점과 마지막으로 약물적인 특징이 일반인들에게 두통과 구토 등의 불편함을 수반하기 때문에 시장형성이 어려웠다는 평가다.

‘네노마 정’의 약물학적 특성

네노마 정은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여러 가지 조루증 관련 논문을 메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On-Demand요법(필요 시 복용)에서 다폭세틴을 포함한 항우울제 성분들보다 TCA계열의 클로미프라민이 복합적인 약리작용에 의해 조루 사정 지연에 가장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논문이 있다.(Korea J Urol 2008;49:765-774 Ham WS, Kim WT, Choi HK, Choi YD 10개 성분에 대한 Meta analysis)

이규영 과장은 “직접 비교한 임상은 아니지만 여러 논문을 분석한 메타분석 자료에 따르면 네노마 정(주성분 글로미프라인염산염)은 조루 치료의 On-Demand 요법에서 가장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이밖에도 씨티씨바이오 측에서 발표한 3상 임상시험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초회 복용부터 효과 ▲IELT(사정까지의 시간) 4배 이상 증가 ▲PEDT(조루진단표) 점수 5점 이상 감소 ▲부작용의 92.8%는 Mild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작용이 마일드하다’는 개념은 곧 경미한 부작용을 의미한다. 씨티씨바이오에서 조루증치료제로서의 적절한 치료효과와 경미한 부작용의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용량을 찾아내기 위해 애썼고 결국 15mg으로 발매하게 된 것.

김영철 차장은 “효과와 부작용, 가격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면서 3박자를 갖췄다”며 “사실 발기부전치료제가 이미 저가 시장이 형성된 상태기 때문에 기존 프릴리지의 고가정책이 시장실패로 이어지는데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조루증치료제와 발기부전치료제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때 이미 시장이 갖춰지고 접근성이 좋은 발기부전치료제를 선택했지만 네노마정은 접근성이 높아 조루증 시장 형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네노마 정’의 마케팅 전략

동아ST는 조루증치료제 시장이 아직 형성 전이라고 판단, 환자들이 비뇨기과 의사들에게 편하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질환에 대한 홍보를 통해 잠재된 환자들이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 내 전체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영철 차장은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돼 같은 제품을 4개 회사가 판매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며 “그래서 가격 책정에 상당히 고심했다”고 말했다. 네노마의 가격은 기존 프릴리지 저용량의 30% 이하로 책정된 상태. 4개 회사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동아ST는 자이데나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영업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장은 “비뇨기과 주요 3대 질환이 발기부전과 조루증, 전립성비대증인데 자사에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플리바스를 보유한 상황에서 조루증치료제인 네노마 정까지 갖춤으로써 삼각구도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발기부전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유병률이 높아져 주요 환자 분포가 40~60대에 집중된 반면 조루증은 20~30대에도 약 20%가 넘는 유병률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성인 남성의 약 27.5%, 약 500만 명이 조루증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5~10%의 환자를 네노마 정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

또한 동아ST의 비뇨기과 3대 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 구성이 향후 조루증치료제 시장뿐 아니라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차장은 “제품에 큰 차이가 없다면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 선택에 큰 기준이 될 것”이라며 “8년 전 처음 자이데나를 가지고 비뇨기과를 찾았을 땐 낯선 이미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비뇨기과계에서 동아제약이 절대로 낯선 이름이 아니다”고 자신했다.

조루증치료제, 삶의 질 향상에 기여

현재 발매 초반이지만 제품에 대한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김 차장은 “일단 회사로 많은 문의전화가 오고 있고, 이미 처방받은 환자들이 좋은 반응이라고 의사들을 통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발매 초기 전국으로 약이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들이 구입에 불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보면 약에 대한 홍보가 기대보다 빠르다”며 “환자들이 그만큼 이런 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는 분석이다.

김 차장은 “저가로 출시됐고 부작용이 경미해졌다는 것은 곧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및 영업부분에서 선두를 다투는 제약사 4곳이 동일제품 4브랜드로 발매한 조루증치료제 시장에서 동아ST가 과연 어떤 신화를 써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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