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제약바이오 투자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유치와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투자 전략 세미나가 처음으로 열렸다. 미국과 홍콩, 중국 등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투자 전략을 공유하고 컨설팅을 진행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KPX빌딩에서 '국내 바이오기업을 위한 글로벌 투자유치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투자유치 및 사업화를 목표로 하는 국내 바이오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CRO 기업인 'HiRO'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세미나에서 가장 큰 화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었다.

HiRO(Harvest integrated Research Organization)의 설립자이자 CEO인 카렌 츄(Karen Chu)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에게 '자금 조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약 개발이나 임상시험을 수행하려면 반드시 비용이 수반된다"라며 "연구활동을 지속하려면 현금이 먼저 확보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이 어떤 것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기대하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전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은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 붙으며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벤처 헬스케어 투자는 총 1258건에서 233억 달러가 이뤄졌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가량 감소한 수치다.

ABC 임팩트 샤오밍탄(Shao Ming Tan)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제약바이오 섹터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2021년 고점을 찍고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라며 "제약사 간의 거래도 줄었고 신규상장(IPO)하는 기업들도 2021년 대비 80%가 감소했다"라고 전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급격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때문이었다.

실버다트캐피탈 추엔안릉(Chuen Yan Leung) 공동설립자는 "최근 2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5.25% 인상했다"라며 "이는 40년만의 가장 빠르고 큰 폭으로 오른 수치로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금리가 오르면 차입비용이 높아지고 기업을 운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금융 상품에 대한 기대 수익률도 올라가게 되면서 투자에 대한 메리트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최근 들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가 안정되면서 연준이 우려했던 인플레이션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올해 말부터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여파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 기간 동안 효율적인 지출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버다트캐피탈 추엔안릉 공동설립자는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중에서 자사에 가장 큰 가치를 가져다 줄 핵심 파이프라인을 선별해 집중해야 한다"라며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물질이나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연구개발 비용 외에도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찾는 방법도 있다"라며 "규모가 비슷한 다른 기업들은 항목별로 자금 지출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비교·분석해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벤처캐피탈들은 VMS 그룹(VMS Group), 용화캐피탈(Yonghua Capital), 실버다트캐피탈(Silver dart Capital), ABC 임팩트(ABC Impact), 올비메드(OrbiMed), 폰투스캐피탈(Fontus Capital) 등이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박인석 이사장은 "최근 많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을 포기하거나 임상시험을 중단하는 등 신약 개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역량이 충분한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투자유치 및 사업화 전략을 모색하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