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갑진년 새해가 밝아온 지도 벌써 3개월이 훌쩍 지난 가운데, 올해 제약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팬데믹은 끝났지만 여전히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고 있으며, 거시적인 경제 동향과 제약 관련 법률, 치료제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가 예측되는 까닭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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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종료되고 새로운 시대(new normal)가 시작되는 2024년은 최근 몇 년과는 다르게 글로벌 제약업계에 있어 변화되는 점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아이큐비아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주목해야 할 9가지 제약업계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제약업계는 ▲거시적(매크로) 환경 ▲치료 및 혁신 ▲비즈니스 & 경쟁 등 3가지 영역에서 새롭게 등장하거나 변경되는 주요 사항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우선 거시적인 환경 측면에서 올해에는 글로벌 공급망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각국 정부의 의료비 지출이 제한되고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고립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아이큐비아는 "미국은 지난 2020년 이후 항암제 부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또한 전세계 원료의약품 생산의 60%가 아시아(중국·인도)에 집중돼 있는데 이로 인해 각국은 의약품 제조 위치를 재고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의약품에 새롭게 적용되는 법률적인 변화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해 개정된 EU 제약 법률 개정안은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제약 관련 법규의 변화로, 올해부터 유럽 전역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요 내용으로는 EU 일반 의약품 법률과 특정 의약품 법률(소아 및 희귀의약품 규정)을 통합적으로 다루며, 일반 제약법과 특정 제약법에 대한 영향 평가(IA, Impact Assessment)는 모두 규제 프레임워크의 단순화와 일관성 개선이 핵심 목표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일부 AI 기술에 대한 'AI 법(가칭)'은 환자 대면 진료와 치료 의사 결정 측면에서 더욱 강화된다. 고위험군에 대한 새로운 규정 준수 요건이 올해 안에 채택돼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치료제 영역을 살펴보면 현재는 그야말로 만성 질환의 '르네상스' 시대이며 그중에서도 비만 치료제 시장이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특히 비만은 전세계 이환율과 사망률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비만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1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는 비만 치료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각종 만성 질환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인 반면, 부정적인 요소는 가이드라인 및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 개발, 초기 치료 이후 체중 감량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 등이 있다.

자료=아이큐비아
자료=아이큐비아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요성이 부각된 '항생제 내성(AMR)'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항생제 내성이란 항생제를 부적절하게 오남용하거나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우, 세균들 가운데 일부에서 내성이 생겨 제대로 된 치료가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내성 발생을 대비해야 하는 항생제 사용량이 14% 증가했고 2019년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에이즈(HIV)나 말라리아를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라면 오는 2050년까지 연간 최대 10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약업계에서는 항생제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십 년을 거치면서 상업성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특허가 출원된 상위 3개 항생제의 전세계 판매량은 1993년 30억 달러에서 2002년 45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2012년에는 20억 달러로 뚝 떨어졌고 2022년에는 매출 규모가 한자릿대로 주저앉았다.

다시 말해, 20년 사이에 글로벌 항생제 매출 규모(2002년→2022년)가 무려 93%나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상위 300대 의약품 중에서 항생제 품목은 전무했다.

이에 유엔(UN) 총회는 올해 고위급 항생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세계보건총회(WHA, World Health Assembly)에서는 UN의 팬데믹 대비 항생제 관련 조약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제약사 간의 투자 측면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요소가 존재하며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주요 제약사들은 2023년까지 8000억 달러에 이르는 막강한 자금력을 축적했으며 미국 내 바이오 기업 자금 펀딩 수준은 2021년 상반기에 최고치를 찍고 2023년에 40% 가까이 감소했다.

아이큐비아는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거래는 1800~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기대치가 재조정되는 한편, 지난해 말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M&A 거래가 올해에는 볼트온(동종업계 회사를 인수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 거래를 중심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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