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송명열 원장
사진. 송명열 원장

초고령화 사회가 눈앞이다.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은퇴하고 60대 중반을 훌쩍 넘어 세계여행을 다니며 요즘 인기가 급상승 중인 어느 시니어 여행 유튜브에 보면 ‘가슴 떨릴 때 가라. 다리 떨리면 못 간다’는 캐치프레이즈가 눈길을 끈다. 기력이 좋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말이겠지만 필자는 관절이 좋지 않으면 아무데도 못간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나이가 들면 무릎 연골이 닳으면서 겪는 퇴행성 관절염이 대표적인 노년층 건강 문제의 하나가 되고 있다. 우리 국민 65세 이상 약 70%가 퇴행성 관절염을 겪고 있고 환자 수는 300만명이 넘어섰다. 특히 무릎 관절염이 발생하면 보행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남성 유병률은 약 17%인데 반해 여성은 약 54%에 이른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80%도 여성이다. 유전적 특성, 호르몬 영향, 약한 근력, 남성보다 더 쪼그려 앉는 문화가 높았던 것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 7월 정부에서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하면서 환자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주사치료로 관절염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은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주사시술이라고 해서 아주 간단하게만 생각하면 안된다. 히알루론산을 관절에 주사하던 기존 주사시술과는 달리 마취해서 골수를 빼내는 골수천자시술을 시행한 후, 줄기세포 분리 농축 후 관절강 내 주사까지 일련의 과정이 따른다. 양쪽 무릎 시술 시엔 2시간 가까이 걸리고 무릎 시술 직후 곧바로 보행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또한 부작용이나 다른 문제가 없는지 병원에 체류하면서 일정시간 지켜봐야 하는 부분도 있어 간단하지만은 않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 모두에게 줄기세포 주사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의 상태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분류할 수 있겠다. 초기 1단계와 중기 2~3단계, 말기 4단계이다.

1단계는 별다른 느낌없이 약간의 불편함 정도만 느낀다. 조기발견에 해당되며 약물 및 물리치료, 재활치료, 도수치료 등으로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고 무릎 근육을 강화하여 치료할 수 있다. 2단계로 넘어가면 등산이나 경사를 오르내릴 때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 이때는 연골두께가 약 50% 이하 손상된 상태라 할 수 있다. 3단계에 접어들면 평지를 걸을 때에도 통증이 느껴지며 비나 추위에 약화된다. 연골두께가 약 50%이상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4단계에 이르면 연골이 거의 닳아 뼈가 노출될 정도이며 무릎부위가 심한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줄기세포 주사치료는 연골이 남아있을 때 치료와 개선, 퇴행의 진행을 늦추도록 2~3단계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4단계에 이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손상된 무릎 관절을 제거한 후 인공관절 기구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15~20년가량 수명이 짧았지만 의료기술과 기구의 발달로 관리여부에 따라 30년 이상도 사용이 가능하다.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1기에서 4기까지 무릎 연골의 마모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게 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운동하기 전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쪼그려 앉는 행동은 되도록이면 피하도록 해야 한다. 체중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한데 무릎이 견뎌야 하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중요하다.

글. 서울연세병원 관절센터 송명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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