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미국의 바이오 기업 제론(Geron)이 개발 중인 혈액암 치료제가 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에스티팜'의 주가가 급등세를 기록했다. 제론은 에스티팜의 고객사 중 한 곳이며 현재 임상시험 물량을 에스티팜이 생산하고 있는 까닭이다.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에스티팜의 주가가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열흘 전만 하더라도 6만원대를 횡보했던 에스티팜의 주가는 지난 3월 8일 7만원 대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3월 18일에는 전일 대비 24.1% 오른 9만 63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이 기간 동안 회사의 시가총액은 3월 7일 1조 2978억원에서 3월 18일 1조 8112억원으로 5134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에스티팜의 주가를 견인한 제론의 신약 후보물질 '이메텔스타트(Imetelstat)'는 어떤 약물이고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메텔스타트는 세포가 무한 증식을 하게끔 유도하는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를 억제하는 기전의 항암제다. 텔로머라아제란 염색체 말단을 감싸 보호하는 텔로미어(telomere)를 만드는 효소로, 텔로머라아제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암세포로 자라게 된다.

즉, 이메텔스타트가 악성 세포들이 무한 증식하는 타겟에 결합해 암세포는 사멸(apoptosis)시키고 건강한 혈액 세포를 생성해 조혈작용이 정상적으로 회복되게 하는 치료 기전이다.

자료: 제론, 유진투자증권
자료: 제론, 유진투자증권

현재 이메텔스타트가 타겟으로 한 적응증은 저위험 골수 이형성증후군(Lower-risk Myelodysplastic syndromes)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이중에서 심각한 빈혈을 치료하기 위해 수혈이 필요한 환자 중 1차 치료제인 적혈구형성자극제(ESA)나 BMS사의 빈혈 치료제 '레블로질(Reblozyl)'로 치료되지 않은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로 승인될 전망이다.

제론이 지난 1월 발표한 임상 3상시험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실험군(이메텔스타트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해 수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수혈독립성(TI, Transfusion Depedence)' 기간을 연장하며 임상적 유효성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 3월 14일(현지시각) 미국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 ODAC(Oncologic Drug Advisory Committee)는 해당 결과에 대해 12:2로 임상 3상시험에 대한 유효성과 위험성 프로파일을 찬성했다고 밝혔다.

일부 자문위원이 우려를 표한 부작용으론 혈소판 감소증이나 백혈구 감소증 등의 혈액 관련 증상이 있었으나, 자문위의 투표 결과를 감안하면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쟁 약물인 BMS의 레블로질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향후 시장성도 긍정적인 편이다.

BMS에 따르면 레블로질의 2022년 매출액은 1억 99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3년 상반기에만 3억 37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회사 측은 오는 2030년까지 최대 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료: BMS, 유진투자증권
자료: BMS, 유진투자증권

이메텔스타트가 레블로질보다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고 임상적 유효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애널리스트는 "저위험 골수 이형성 증후군은 미국 기준, 10만명 중 4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이나 제론은 이메텔스타트의 타겟 시장이 35억 달러 이상의 상업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1차 치료제인 적혈구형성자극제(ESA)에 대한 반응률은 30~60%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재발률을 보인다"라며 "또한 작년 10월에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레블로질 주사 적용이 어려운 고리철 적혈모구 음성 골수형성이상증후군(Ring Sideroblasts negative MDS) 환자에서도 이메텔스타트는 효과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제론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바이오 기업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권 애널리스트는 "제론이 판매 경험이 없는 소규모의 바이오텍(small biotech)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향후 판매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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