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거물급' 약사들이 줄지어 공천에서 탈락하고 있는 가운데, 약사 사회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는 분위기다. 3선의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 이어 4선에 국회 최초 부회장까지 지냈던 김상희 의원이 최종적으로 낙마하면서 보건당국에 대한 국회의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마저 들린다. 

김상희는 대표적인 약사 출신 거물 정치인이다. 2008년 비례대표 당선된 이후 19대, 20대, 21대 총선 부천병에서 내리 당선됐다.16년간의 정치 생활 동안, 선거에서 진 적이 없는 정치인이란 뜻이다. 약사 사회에선 "정치는 김상희처럼 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이야기까지 회자할 정도였다.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여왔던 부천병을 민주당의 텃반으로 만들어낸 주인공이 바로 김상희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약사 사회에 찬 물을 끼얹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부천병 경선에서 김상희 의원이 이건태 변호사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비보다. 서울 광진갑의 3선 정치인 전혜숙 의원 역시 경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 의원은 11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서는 희망을 찾기 어렵다”며 정치 일생을 몸담았던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중요한 사실은 두 거물급 약사 의원의 퇴장이 약사 사회에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약업계 관계자는 "김상희와 전혜숙은 약사 사회에 희망이었다"며 "누구나 두 사람처럼 열심히하면 약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희망 말이다. 여의도에서 더 이상 두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약사 사회의 상징이 사라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두 의원은 의정활동 내내 약사 출신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2022년 국감 당시 전 의원은 "한 어르신이 향정신성의약품 3종이 포함된 약을 드시는데 알약 하루 복용량만 46개"라며 "향정 3종 중 2종은 스틸록스, 졸피람정으로 같은 성분인데 다른 성분인 것처럼 처방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DUR 시스템을 통해 걸러내지 못해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헌정 사상 첫 탄핵을 당한 박근혜 대통령의 폐부를 찌른 것도 유명한 일화다.

김 의원은 2016년 11월, 김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 구입 내역 자료를 토대로 청와대가 지난 2년간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구매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대비한 고산병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은 각종 방송에 나가 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목적으로 처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두 의원들이 '약사' 출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활약상이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거물급 약사 의원들의 실종 때문에 복지부, 식약처, 심평원 등 보건 당국 감시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초선들이 식약처에 한 마디 하는 것과 전혜숙 같은 중진이 한 마디 하는 것은 말의 무게가 다르다"며 "의약품과 약무 정책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피감기간을 대하는 것과 모르는 것도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지부와 식약처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할지 우려스럽다.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