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유리천장 지수' 꼴찌를 기록하며 여성의 사회진출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약사사회에서는 이와 대조적인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남성 약사보다 여성 약사 비율이 더 높았고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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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은 OECD 선진국 29개국 중에 꼴찌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바뀌지 않은 순위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직장 내 차별로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주로 여성이 회사 내 보이지 않은 장벽으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경우 등을 의미한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남녀 소득 격차가 31.1%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남성보다 17.2%p(포인트) 낮았다. 관리직 여성 비율과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은 모두 2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흥미로운 점은 약사 사회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정반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가 최근 공개한 '2023년도 대한약사회 회원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회원신고를 한 약사는 3만 9637명으로 전년(3만 9789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남성 약사는 1만 5838명(40%), 여성 약사는 2만 3799명(60%)으로 4:6 정도의 비율로 여성 약사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난 1990년에 처음으로 여성 약사 수가 남성 약사 수를 추월한 이후 23년간 지속하며 여성 약사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행정구역 별로 구분했을 때 서울·경기를 비롯한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에서는 여성 약사 비율이 더 높았다.

서울특별시 약사 9372명 중 남성 약사는 2689명, 여성 약사는 6683명으로 두 배 이상 차이났고 주요 광역시에서는 남성 약사 4022명, 여성 약사 6513명으로 나타났다. 시(市) 단위 행정구역에서도 남성 약사가 6973명, 여성 약사는 8957명으로 여약사의 비중이 높았다.

다만, 지방 지역인 군(郡) 단위와 특별자치도(제주·강원·전북)에서는 남성 약사가 여성 약사를 앞질렀다. 행정구역 군 단위에서 근무하는 남성 약사는 1234명으로 여성 약사 773명보다 많았고 특별자치도에서는 남성 약사 822명, 여성 약사 754명으로 나타났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남성과 여성 약사가 각각 98명, 119명으로 여약사가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16개 시도지부에 따른 성별 현황을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이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많은 약사 회원 수를 보유 중인 서울 지부는 남성 약사 2689명, 여성 약사 6683명으로 여성 약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경기 지부도 남성과 여성 약사 숫자가 각각 3289명, 5499명으로 여성 약사 숫자가 더 많았다.

또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지 지부에서도 여성 약사들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원,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의 지역에서는 남성 약사 숫자가 더 많았고 제주도의 경우 남성 약사 215명, 여성 약사 255명으로 여성의 비중이 소폭 높았다.

마지막으로 연령에 따른 분포를 확인했을 때, 젊은 층으로 갈수록 이러한 여풍(女風)이 더욱 거세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대한약사회 측은 "30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여성 약사의 비율이 약 82.4%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라며 "이러한 현상은 60대까지 뚜렷이 관찰되고 있으며 71세 이상 연령대에 한해서만 남성 약사가 여성 약사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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