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총선 테마주'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 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연과 학연, 공약 등에 따라 주가가 등락하는 까닭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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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돌입했다.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입성할 '주인공'이 가려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도 채 안 남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증시에서는 이른바 '총선 테마주'라 불리는 종목들이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비전이나 펀더멘탈(fundamnetal)과는 무관하게 특정 정치인이나 당파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까닭이다.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국회의원 출마를 천명하며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자 관련 종목으로 화천기계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또한 주요 정계 인사들의 발언이나 배경, 공약 등에 따라 수많은 기업들이 '관련주'로 엮이며 높은 주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제약바이오 섹터에서도 관찰된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내 언론 보도와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살펴본 결과,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은 총 10곳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인 총선 정국이 시작되는 국회의원 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일 2023년 12월 12일부터 현재(2024년 3월 8일)까지 이들 10곳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주가가 상승한 곳은 3곳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재명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종목은 오리엔트바이오와 지엘팜텍 총 2곳이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이 대표가 과거 관계사인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지난 2017년에 성남시장 재임 당시 대선 출마 선언을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선언하며 부각됐다.

다만, 당시 오리엔트시계 측은 "이재명 시장이 2017년 1월에 당사에서 대선 출정식을 진행했고 과거 공장에서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아무런 사업적 관련성은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엘팜텍의 경우, 지엘팜텍 왕훈식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중앙대학교 동문이며 본사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엮였다. 

이 기간 동안 이들 기업의 주가는 지엘팜텍이 13.9% 상승했고 오리엔트바이오는 7.2% 하락했다.

 

다음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엮인 제약바이오 종목은 ▲메타바이오메드 ▲유유제약 ▲서울제약 ▲디티앤씨 ▲디티앤씨알오 ▲유투바이오 ▲노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 8곳이었다.

8곳 중에서 이 기간 동안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디티앤씨알오였다. 디티앤씨알오의 주가는 2023년 12월 12일 9850원에서 2024년 3월 8일 1만 3100원으로 36.7%가 올랐다. 또한 시가총액도 1219억원에서 1668억원으로 449억원 가량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 동안 회사의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고 내리는 현상이 수차례 관찰됐다는 것이다.

한동훈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했던 12월 26일을 전후로 디티앤씨알오의 주가는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1월 9일에는 주가가 전일 대비 29.79%가 올랐다가 다음날인 10일에 곧바로 28.69%가 빠지며 가파른 등락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시기와 일치했다.

이처럼 디티앤씨알오가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된 이유는 디티앤씨알오 이성규 사외이사가 한 위원장과 서울대 법대 및 미국 콜롬비아 로스쿨 동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디티앤씨알오 측은 부담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이미 여러 차례 공시를 통해 한 위원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까닭이다.

디티앤씨알오 측은 최근 공시를 통해 "당사 주식이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과거 및 현재 당사의 사업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청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타바이오메드, 서울제약, 유투바이오 등은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청주 흥덕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됐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높고 손실 위험이 큰 탓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정부 정책이나 총선 등에 편승한 테마주가 '불법 리딩방'에 악용되는 사례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8월 자본시장 불법행위 대응 강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금까지 60건이 넘는 불법 리딩방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은 "정부 정책이나 총선 관련 테마주 및 급등주 키워드를 검색해 리딩방을 중심으로 상시 암행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허위사실 작성·유포,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의심될 경우 신속하게 조사해 엄정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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