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7일 영국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말라리아 예방 공동체(Against Malaria Foundation, 이하 AMF)는 서울에 자선단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생명을 위협하는 말라리아 퇴치에 한국인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AMF는 보건 당국의 자원이 부족하거나 과부하로 인해 국가가 높은 수준의 사망자 발생을 막을 수 없는 국가들을 지원하는 글로벌 자선단체다. 2004년 롭 매더(Rob Mather)가 기획한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자선 수영 캠페인(Swim for Malaria)이 대중의 관심을 얻었고 전 세계 130개 국가에서 25만 명의 수영 선수들이 참여하면서 설립했다.

AMF 설립 이후 20년 동안 5억6000만달러 이상을 모금, 약 4억6000만 명의 사람들을 보호하는 2억5400만 개의 방충망을 공급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약 2억49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돼 6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중 3/4이 5세 미만 영유아였는데 1분에 한 명씩 사망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말라리아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환자가 적고 현재 의료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롭 매더(Rob Mather) AMF CEO는 "말라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해 취약 지역에서 말라리아로 사망한 어린이 수가 한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보다 두 배나 많다. 비극적인 것은 이러한 사망이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국도 이 퇴치 운동에 동참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선진국으로서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MF는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살충 처리된 방충망을 구입, 배포하여 각 가정을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개당 방충망 가격은 2700원(미화 2달러)이다. 방충망 약 800개를 배포할 때마다 1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고 500~1000건의 말라리아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 

배포 비용을 포함하면 AMF가 기부금 5000달러당 약 한 명의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다. 한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에서 국민 한 명의 사망을 예방하는 데 사용하는 필요한 예산의 1/1000에 해당한다.

주한 영국 외교관인 그레엄 넬슨(Graham Nelson) 한국 말라리아 예방 공동체(AMF Korea) 이사는 "한국은 한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주요 공여국으로 자리 잡은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국가다"고 말했다.

넬슨 이사는 AMF가 최소한의 간접비용으로 운영되며 놀라운 수준의 투명성과 높은 파급력을 지니는 글로벌 모델로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롭 매더와 그레엄 넬슨은 급여를 받지 않으며 AMF 업무상 출장이 필요한 경우에도 자비로 비용을 충당한다는 것.

AMF영국 본부 역시 운영, 기술 및 기타 분야에 고용된 직원은 12명이다. 그 외에는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하며 단체를 운용하는 데에 필요한 매우 적은 수준의 관리 비용(수익의 1% 미만) 마저 20년 간 AMF의 활동을 지원해 온 몇몇 기부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넬슨 이사는 "이는 사람들의 기부금 100%, 마지막 1원까지도 방충망을 구입하고 배포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기부자는 자신이 구매한 방충망 수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제조부터 설치까지 유통망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이루어진 모든 기부는 세금 공제 역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AMF는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남수단, 토고, 우간다, 잠비아에서 1억5000만 명의 사람들을 수면 중 보호할 수 있는 방충망 8500만 개를 구입, 배포하기에 충분한 기금을 모았다. AMF는 8500만 개의 방충망은 8만 명의 사망 예방과 4,000만 건의 말라리아 감염 예방에 달하는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비용의 절반은 방충망 구비에 드는 비용이며, 나머지는 배포에 필요한 비용으로, AMF의 모금액으로 비용의 절반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