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 대란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년 제70회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는 산적한 약계 현안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 때부터 지속된 품절약 사태와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에 따른 약 배송 우려, 성분명 처방 도입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 최광훈 집행부와 약사회 대의원들 간의 치열한 토론이 이어졌다.

팜뉴스가 이날 다뤄진 주요 내용들을 현안별로 정리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

# 대한약사회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 두고 벌어진 설왕설래(說往說來)

현재 서울시약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권영희 대의원은 대한약사회가 비대면진료 대응 방안으로 실시하고 있는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권영희 대의원은 "대한약사회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은 정부로부터 공인받은 바가 없다"라며 "또한 PPDS 명칭으로 인해 회원뿐 아니라 국회 등 대외적으로도 '정부 주도의 공적전자처방전'과 동일한 것으로 혼동을 초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약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공적전자처방전 도입과 서로 상충돼 공존하기 어려우며 제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며 "PPDS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측은 '회원 권익'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설명이다.

대한약사회 민필기 약국이사는 "PPDS가 약 배달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약사 회원들이 사설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PPDS로 수집되는 데이터들은 어느 지역에서 어떤 품목으로 처방과 조제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이러한 정보가 없으면 정부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아직까지 미흡한 점은 있지만 향후 개선시켜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용어 혼동'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최광훈 회장은 "대한약사회가 시행 중인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은 말 그대로 '처방전'을 받아 '전달'하는 '시스템'이다"라며 "정부 주도의 공적전자처방전과는 개념적으로 분명히 구분된다. 이러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회원들이 아직까지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덜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충분한 교육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라고 답했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총회의장
대한약사회 김대업 총회의장

# 지긋지긋한 품절약 사태…성분명 처방 추진 질의에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코로나19 당시부터 이어져 온 의약품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분명 처방'을 추진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현재 약국 현장에서는 필요한 약이 없어 조제를 못하고 있으며 약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한 상황이다.

서울 지역의 대의원은 "2000년에 시행된 의약분업 이후 약사사회의 최대 숙원은 줄곧 '성분명 처방'이었다"라며 "이에 대해 37대 서울시약사회 집행부는 회무 초기부터 성분명 처방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대면 진료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부터 주장해 온 까닭에 지금이야말로 매우 시의적절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이번에 대한약사회가 여야 정당에 보내는 정책 건의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져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한약사회는 성분명 처방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으며 차근차근 단계별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광훈 회장은 "대한약사회장이 된 이후 어느 한순간도 성분명 처방을 포기한 적이 없다"라며 "다만, 추진 단계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거듭해 왔다.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로 '대체조제 통보 간소화'를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행 사후통보 방법(전화·팩스·컴퓨터 통신 등)을 확장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 시스템과 연계해 동일성분조제 내역이 자동적으로 사후통보될 수 있도록 간소화 조치를 마련한다.

또한 대체조제 저해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약사법 개정안이 다시 논의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올해 10월에 열리는 FAPA 서울 총회에서 성분명 처방을 최우선 아젠다로 삼는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최광훈 회장은 "오는 10월 말 개최되는 2024 아시아약학연맹(FAPA) 서울 총회에서 성분명 처방을 최고의 주제로 삼고 국민과 정부에 적극 알릴 생각이다"라며 "회원들의 많은 협조와 관심을 부탁 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대한약사회장 및 지부장 선거관리 규정 개정에 관한 건 ▲2023년도 감사보고 및 세입‧세출 결산 승인 건 ▲2024년도 사업계획안 심의 건 ▲2024년도 세입‧세출 예산안 심의 건 ▲부회장 추인에 관한 건 ▲이사 인준에 관한 건 ▲지부총회 건의사항 접수건 등이 심의됐고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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