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경민 원장
사진. 유경민 원장

얼마 전 안과를 찾은 백 씨(58세, 남성)는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 계획을 잡았다. 2주 전부터 눈 앞이 침침하고 시력이 저하된 것이 느껴졌기 때문인데, 잠을 푹자고 눈을 자주 세안해도 증상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갖고 있던 노안이 단순히 심해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백 씨의 백내장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여서 의사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 씨의 사례처럼 실제로 백내장과 노안은 혼동하기 쉬운 안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인 데다, 시력 저하 등 초기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눈에서 빛이 망막에 정확히 도달해 사물을 인지할 수 있도록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수정체 이상으로 발병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노안과 백내장은 엄연히  그 원인이 다르고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질환으로, 초점의 전환이 빠르게 되지 않아 근거리를 보는 시력이 저하된다. 스마트폰 속 글씨를 바로 알아보기 힘들거나, 신문 또는 책을 볼 때 가까이해야 보이는 경우,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 전환이 늦어지는 경우라면 노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시야가 뿌옇고 겹쳐 보이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노안은 노안 교정용 돋보기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탄력이 아닌, 투명도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수정체가 혼탁해지고 굳어지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빛을 제대로 투과시키지 못해 시력 저하를 초래하는 안질환이다. 부분적인 혼탁이 있을 경우에는 한쪽 눈으로 봐도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단안복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수정체 핵의 경화로 수정체 굴절률이 증가하면 근거리가 이전보다 잘 보이게 되는 증상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노안이 와서 잘 안 보이던 신문이 갑자기 잘 보이게 되었다면 눈이 좋아졌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백내장으로 인한 증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때, 백내장은 방치할 경우 실명과 과숙백내장으로 이어지거나 녹내장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40대 중반부터는 주기적으로 노안검사와 백내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백내장 초기에는 환자가 시력에 큰 불편이 없고,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없다면 당장 수술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일찍 수술을 하면 시력 변화를 딱히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백내장이 진행되었다면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도할 수 있다. 인공수정체삽입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삽입하는 렌즈는 단초점 렌즈와 다초점 렌즈 등 그 종류가 다양한데, 특히 다초점 렌즈는 특정 거리 시력만 개선할 수 있었던 단초점 렌즈의 단점을 보완한 인공수정체다. 가까운 거리, 중간거리, 먼 거리까지 자연스러운 초점 전환이 가능하고, 노안 증상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 수술 후 별도의 보조기구 착용도 필요가 없다.

백내장수술은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환자의 나이, 직업 등 현재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와 삽입할 렌즈의 종류를 결정해 진행해야 한다. 또한, 수술 전 전문의와 1:1 상담과 정밀한 사전 검사를 거쳐야 수술 안정성과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노안과 백내장은 초기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자각이 힘들 수 있다. 백내장은 치료나 수술에 적기를 맞추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40대에 들어섰다면 정기적인 안과 방문을 통해 시력 검사와 백내장 유무를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BGN밝은눈안과 롯데타워 유경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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