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2023년도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기술수출과 복합신약 등 연구개발(R&D)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곳도 있는 반면,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등 대내외 환경 변화로 부진을 겪은 곳도 존재하는 까닭이다.

팜뉴스가 금용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 10곳의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3년 전체 매출액은 15조 9452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 9964억원) 대비 6.1%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년에 비해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으나 전체 매출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조사대상 10곳의 총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 7135억원, 2조 21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24.5%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개별 기업 측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셀트리온, GC녹십자, HK이노엔, 동아에스티는 매출이 감소하며 역성장하거나 수익성이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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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매출 3조 & 영업이익 1조 '대기록'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기업은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3조 6945억원, 영업이익 1조 113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1%, 13.2%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작년 6월부터 완전히 가동되기 시작한 4공장에서의 매출 반영과 기존 1~3공장 운영 효율성 제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 판매량 증가 및 신제품 출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주한 금액만 3조 5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5공장의 생산능력은 18만 리터로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완공하게 되면 총 생산능력은 78.4만리터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 셀트리온'으로 새롭게 출범한 셀트리온은 아직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 추정치를 살펴보면 2023년 매출액 2조 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380억원, 6440억원으로 2022년보다 14%, 18.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성적표는 지난해 합병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기일은 2023년 12월 28일이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2023년도 4분기 실적은 기존 셀트리온의 4분기 실적과 합병된 셀트리온의 2023년 12월 28~31일의 실적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합병 셀트리온' 실적에 합산되지 않은 것은 양사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셀트리온이 공시할 사업보고서나 IR 자료에 자세한 정보가 담길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 주요 품목 성장·라이선스 수익·자회사 성장…전통 제약사 성장세 지속

대형 전통 제약사들 역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주요 품목 성장과 기술수출에 따른 라이선스 수익, 해외 부문 자회사 호조 등 다양한 이유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유한양행의 2023년 매출액은 1조 8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성장했고 영업이익 567억원, 당기순이익 1425억원으로 각각 57.6%, 174.4% 증가했다. 회사 측은 지배회사 및 종속회사에서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고 라이선스 수익이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 6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가 증가하며 '두자릿대' 성장세를 달성했다. 또한 영업이익은 2465억원으로 124.4%가, 당기순이익은 2136억원으로 167.1%가 늘어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러한 성장세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주요 품목에서의 성장세가 지속되며 매출이 증가했고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CKD-510에 따른 효과로 이익이 늘었다"라고 밝혔다.

한미약품도 종근당에 이어 두자릿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2023년 누계 매출액은 1조 4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가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2206억원, 당기순이익 1592억원으로 각각 39.6%, 56.8%가 증가했다.

이는 원외처방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1위 매출을 달성한 것과 중국 북경한미가 4000억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의 작년 매출액은 1조 2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가 늘었고 영업이익 1334억원, 당기순이익 1115억원으로 각각 25.9%, 129.6%가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회사가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작년 출시한 SGLT-2 억제제 신약 '엔블로', 그리고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지속적인 성장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2023년 누계 매출액 기준, GC녹십자 1조 6266억원(전년비 매출 성장률 4.9%↓), 보령 8596억원(성장률 13%↑), HK이노엔 8289억원(성장률 2.1%↓), 동아에스티 6052억원(성장률 4.8%↓) 등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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