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은아 박사
사진. 성은아 박사

골다공증은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골밀도는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고 여성의 경우 폐경을 하면서 급감한다.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뼈가 작은 충격에도 골절되기 쉽다. 칼슘이나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만으로 골다공증을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물을 사용한다. 골다공증은 완치되지 않으며 평생 동안 관리를 필요로 한다.

우리 신체의 뼈는 정적인 물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조직이다. 오래 된 뼈가 녹고 새로운 뼈가 생겨나는 리모델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정중동(靜中動)의 현장이다.

뼈가 녹아 흡수되거나 새로 형성되는 과정이 균형을 이루며 우리의 골격을 이룬다. 젊을 때에는 뼈의 생성이 흡수보다 많아서 튼튼하지만 나이가 들면 균형이 바뀌어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약물은 골절을 막기 위해서 투여한다. 골다공증 약물이 작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골 흡수를 억제하거나 골 형성을 촉진한다. 골밀도 수치 외에도 골절의 경험이나 가족력을 고려하여 약물을 선택한다. 골절의 위험이 낮으면 골 흡수 억제제를 사용하지만 골절의 위험이 높으면 골 형성 촉진제도 투여한다.

세상에 완전한 약이 없으며 골다공증 약도 마찬가지이다. 투약을 중단하면 다시 골밀도가 원래의 상태로 감소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약물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거나 장기적으로 사용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우려되면 다른 약물로 바꾸어 투여한다.

대개의 경우 골다공증 환자에게 가장 먼저 사용하는 약물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이다. 골의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1995년 포사맥스가 처음 약물로 승인을 받은 이후 여러 종류의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들이 악토넬, 보니바, 조메타 등의 상표명으로 연달아 나왔다. 골다공증에 대하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많이 처방된다.

경구 투여할 경우 위와 식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며 복용 후에 한동안 똑바로 앉아 있어야 한다. 위에서 흡수율이 아주 낮고 음식이나 다른 음료를 함께 섭취하면 약물의 흡수율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아침 공복에 복용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복용 방식에도 불구하고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장기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꾸준하게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이다가 5년 정도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약물을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대퇴골 골절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약물을 5년 사용한 환자에서는 만 명 중에 두 명꼴, 10년 가까이 사용하면 1000명 당 하나꼴로 일어난다고 보고된다.

그래서 여러해 동안 약물을 사용한 후에 투약을 중단하는 휴약 기간을 가지거나 다른 약물로 바꾼다. 이 약물은 투약을 중단해도 골밀도 감소가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된다.

폐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이나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서 랄록시펜(상표명 에비스타)이나 바제독시펜이 있고 바제독시펜과 에스트로겐의 결합제도 나와 있다.

이들을 사용하는 근거는 에스트로겐이 골 형성과 골 흡수의 균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폐경을 하면서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줄어들면 골 형성과 흡수의 균형이 깨져서 골밀도가 감소한다.

에스트로겐은 폐경 여성의 골다공증 완화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에스트로겐을 인위적으로 보충해 주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여성의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사용한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그러나 2000년대 초에 호르몬 대체요법을 장기간 사용하면 유방암 발병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잠재적인 심혈관계 질환에도 영향을 준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에스트로겐 사용이 급감했다. 랄록시펜은 에스트로겐과 달리 유방암 발병의 위험성을 오히려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대신 안면홍조를 악화하거나 심혈관계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랄록시펜을 비롯하여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들은 골다공증에 대하여 비스포스포네이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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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노수맙(상표명 프롤리아)은 골다공증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약물이다. 골 대사와 관련된 경로에 개입하는 항체 약물로서 골 흡수를 억제한다. 2010년에 허가를 받아서 이미 10년 이상 사용되어 왔으며, 이를 개발한 암젠의 특허 만료가 임박해 있다.

오랫동안 사용해도 꾸준하게 골밀도를 개선하는 반면, 특별히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골다공증 치료제 중 장기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약물은 데노수맙과 비스포스포네이트 뿐이다. 게다가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달리 약물 휴지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 투약도 편리해서 반 년에 한 번 주사하면 된다.

환자가 데노수맙을 사용하다가 투약을 중단하면 골밀도 감소가 비교적 빨리 진행되어 1-2년 이내에 치료 전 상태로 돌아가서 골절의 위험성에 다시 노출된다. 프롤리아는 투여 직후 환자에게서 저칼슘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신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골절의 위험이 높은 위험군에게 골 형성을 돕는 약물이 보다 효과적이다. 테리파라타이드(상표명 포르테오)와 같은 부갑상선 호르몬 제제가 고위험군에 대하여 골형성을 돕도록 사용된다. 부갑상선 호르몬은 골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중의 하나이다. 자주 주사하여 투약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2019 년에 나온 이베니티(성분명 로모소주맙)는 골 형성 과정에 개입하는 항체 약물이다. 데노수맙과 마찬가지로 암젠이 개발했다. 이베니티는 골다공증 약물로서는 가장 최근에 나왔다. 한 달에 한 번 주사한다. 약물을 사용하면 처음 1년 동안 골 형성 효과를 나타내지만 이후에는 이에 대한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 약물을 굳이 오래 지속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 약물이 심혈관계 부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서 이 시점에 데노수맙이나 비스포스포네이트로 바꾼다. 임상시험에서 약물 투여 후 2년이 되는 시점에도 골밀도를 개선한다고 보고되어 있어서 환자에 따라 2년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골다공증 약물 치료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 주된 이유는 골다공증 약이 턱을 녹이거나 괴사를 일으킬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약이 턱뼈의 괴사를 일으키는 경우는 항암치료 중인 암환자에게 고용량 투여했을 때 발생한다.

대표적인 약물은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이다. 암환자에게 항암치료 중에 뼈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억제하기 위해서 또는 뼈의 전이를 막기 위해서 이 약물들을 투여하며, 이 때에 턱뼈에서 괴사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턱은 뼈의 대사가 아주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어서 부작용이 턱에서 발생하는 이유가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을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서 장기간 투약한 경우 턱뼈의 괴사가 드물지만 보고되었다. 턱뼈의 괴사가 이들 약물 투여와 직접 관련이 되어 있는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여러 해 동안 골다공증 약물을 사용한 경우라면 주기적인 치과 검진을 하고 치과 치료를 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베니티도 임상시험 중에 턱뼈의 괴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보고되어 있으나 비교적 새로운 약물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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