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이른바 원샷 치료제 혹은 꿈의 치료제라고 불리는 초고가 신약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고가 의약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심평원이 초고가약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추고 사후평가를 강화해 고가 의약품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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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초고가 의약품'의 시대다. 지난해 12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크리스퍼 유전자편집 치료제 '캐스케비(Casgevy)'는 겸상적혈구빈혈 치료제로 출시가격은 220만 달러, 한화 약 29억원 수준이다.

또한 독일 제약사 CSL 베링이 개발한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의 가격은 350만 달러(한화 46억원)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급성 림프성 백혈병 및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킴리아'와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 등의 초고가 의약품이 보험급여에 등재돼 있다. 킴리아와 졸겐스마의 약가는 각각 4억원, 25억원 수준이다.

이들 초고가 의약품의 공통점은 '원샷(One shot) 치료제'라는 것이다. 기존 치료 패러다임과는 달리 문자 그대로 병의 원인인 유전자를 대체해 단 한 번의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에 높은 수준의 약가가 책정된 것이다.

다만,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초고가 신약에 대한 '치료 효과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급여 등재 후 킴리아를 투약한 림프종 환자 130명에 대한 반응평가를 확인한 결과, 이 중 99명이 환급대상으로 분류됐다.

다시 말해, 킴리아를 투여한 환자의 75% 이상이 의미 있는 개선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심평원은 초고가약에 대한 급여 진입장벽은 낮추는 한편, 사후평가를 강화해 '고가 의약품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은 지난 6일 전문기자협의회와 진행한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첫 해에 추진한 업무들의 지향점은 모두 '국민'이었다"라며 "국정과제의 핵심인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적정한 보상으로 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암·뇌질환 등 중증질환 중심 등재를 통해 국민의 의료혜택을 확대했고 특히 초고가약의 등재는 빠르게 하는 한편, 환자 단위 성과관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보호에도 기여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서 신설한 '약제성과평가실'을 통해 건보재정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강 원장은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고가의약품 관리 체계 개선을 위해 약제성과평가실을 새롭게 조직했다"라며 "고가의약품의 대상 정의 및 성과관리체계 방안을 마련해 국민의 건강과 건강보험 지출관리에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 시키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특히 고가의 신약 및 희귀질환 치료제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약제 사전심사제도'가 오히려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최근 이슈가 되는 초고가 신약들은 대부분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신약 평가에 있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라며 "전체 환자 수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희귀질환 의약품이나 고가약 등의 진입장벽은 낮추고 사후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미 수년 전부터 얘기가 나왔지만 제대로 진행이 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환자별로 치료 성과를 추적 관찰하여 효과가 있는 약을 국민들에게 투여될 수 있는 기전을 만들고, 이를 위해 성과관리 기반으로 사후관리를 강화해 궁극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에 큰 위험성을 줄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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