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에 새겨진 문구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애플이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조립한다'라는 뜻이다. 디자인과 설계 등의 핵심 기술은 미국에서 하되, 공장 조립과 같은 제조업 부문은 해외로 돌리는 것이다.

이는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제조업의 비중은 줄이는 반면,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IT, 금융업, 서비스업 등의 산업을 육성해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의 비중이 25%로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혁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0년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보건안보'라는 측면과 함께 그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약학회 산하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는 '연구 중심에서 개발 중심으로, 개량 신약에서 혁신 신약으로'라는 방향성 아래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팜뉴스는 이번에 새로 취임한 강상원 신임 연구회장(이대 생명과학과 교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DDN)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올해(2024년)로 9회째 심포지아를 개최는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는 2016년 1월에 국내 산학연 신약개발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어졌고 이듬해인 2017년 4월에 대한약학회 분과학회로 승인됐다. 지난 2020년부터는 대한약학회 정식 동계학회로 개최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신약개발의 중심에서 지속적인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학술적인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는 어떤 행사이며 이번 심포지아의 주요 내용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이원 심포지아(High1 Symposia)는 대한약학회 회원들을 포함해 기초과학자, 제약기업 연구자, 병원 임상의사, 의생명과학자 및 벤처캐피탈(VC) 등 신약개발과 관련된 다방면의 회원과 함께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학술적 성과와 창업의 경험을 공유하는 수준 높은 토론과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는 모임이다.

미국의 키스톤 심포지아(Keystone symposia)를 모델로 삼고 지속가능한 신약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폭넓은 학문 교류의 장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신약개발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전임상 마우스 모델에서 최고기관인 '마우스표현형사업단(KMPC)'에서 단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수의대 성재경 교수와 단백질 분해기반 신약개발의 선두 주자인 오토텍바이오의 대표인 서울대 의대 김용택 교수를 기조 강연자로 초청했다.

이외에도 기초 및 의생명과학, 바이오벤처, 해외 우수 한인 과학자를 포함해 총 22명의 훌륭한 연자를 초빙해 강연을 마련했다. 회원 및 비회원을 포함해 총 참가자가 100명을 넘기며 올해 역시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 이번 심포지아는 총 3일에 걸쳐 '신약개발' 관련 다채로운 세션들이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세션이 있다면?

오늘(1/11) 개최되는 세션 IV는 지방대사를 표적으로 하는 암 및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최근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최신 비만 치료제 성공과 함께 매우 흥미로운 세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션 V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디자인 및 개발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최신 동향과 함께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세션 좌장을 맡은 정상전 교수(성균관대 약대)는 최근 동아에스티에 인수된 ADC 신약 개발 전문기업 '앱티스'를 창업하고 발전시켜온 성공적인 사례의 주인공이다.

사진.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 강상원 회장(이대 생명과학과 교수)
사진.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 강상원 회장(이대 생명과학과 교수)

# 이번에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의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저는 1995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에서 박사 후 연구원과 선임연구원으로 세포신호 전달분야를 공부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레독스 신호전달(Redox signaling)이라 불리는 활성산소 매개 세포신호전달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게 됐다.

동맥혈관을 대상으로 레독스 신호의 자세한 분자 기전을 최초로 규명해 국제 학술지인 <Nature>, <Molecular Cell>, <Circulation> 등에 발표하며 혈관치료체 개발의 과학적 근거를 확립했다.

지난 2002년부터는 이화여대 약대에서 연구실을 열고 레독스 신호전달 기전 연구를 20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 소속 회원들 중 상당수는 약학자인 동시에 신약개발 관련 제약바이오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창업자로 알려져 있다

저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특수목적법인(Bio-SPC)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화여대 교원 창업기업으로 '바스테라'라는 신약개발 기업을 창업했다.

바스테라는 퍼록시레독신(Prdx) 효소의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질병군을 표적으로 하여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대표적인 질병으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삼중음성유방암, 알츠하이머 치매 등을 대상 질환으로 치료제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리즈 A 및 B 펀딩을 통해 개발 지금을 확보하고 폐동맥을 포함한 동맥혈관 치료제를 새로운 기전으로 치료하는 혁신 신약을 개발해 심혈관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고자 매진하고 있다.

# 연구회 신임 회장으로서 향후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가 나아갈 방향이나 포부 등을 알려 달라

지난 2018년까지 신약개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산업구조의 변화가 2019년 이후부터는 다소 위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특수성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경제 체제가 재정립이 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신약개발은 우리나라가 포기할 수 없는 방향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제약바이오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개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개발도상국들의 추격과 함께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전망되는 대한민국에는 절대적으로 산업 전환이 필요한 까닭이다.

미국발 고금리 정책 여파로 많은 투자자들이 신약개발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충분히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의 기업을 필두로 한 CDMO는 이미 국제적으로 훌륭한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전국민에 대한 의료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돼 임상시험의 토대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과학자들의 역량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는 레벨이며 이정도의 역량이라면 부족한 부분을 외국과 협력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는 '연구 중심에서 개발 중심으로, 개량 신약에서 혁신 신약으로'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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