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구영회 기자(약사)] 세계 최초로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를 사용한 의약품이 탄생했다.

승인의 주인공은 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캐스게비(Casgevy, exa-cel)'로 영국에서 겸상적혈구병(SCD),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TDT) 치료제로 조건부 판매 허가됐다.

구체적으로 캐스게비는 인체백혈구항원(HLA) 일치 조혈모세포 공여자가 없어 이식수술이 불가능한 12세 이상의 겸상 적혈구 및 이 질환으로 인한 재발성 통증 위기 또는 정기적 수혈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베타 지중해 빈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박테리아가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 이용하는 방어 메커니즘인 크리스퍼를 유전자 가위로 만들어 DNA를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 제안한 지 10년 만에 이뤄낸 유전자 편집의 역사적인 이정표이다. 크리스퍼 개발자들은 3년전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공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승인은 겸상적혈구병과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건의 임상시험에서 최소 12개월 연속으로 중증 혈관폐쇄위기를 겪지 않은 환자 비율 또는 수혈을 받지 않은 환자 비율에 관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스게비의 혜택은 한 번 제공되면 평생 지속될 수 있다. 

이번 승인으로 영국내에 유전성 혈액질환은 겸상적혈구병과 베타지중해빈혈을 앓는 약 2000명의 환자들이 캐스게비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캐스게비에 대한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며 중증 겸상적혈구병은 12월 8일,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은 3월 30일에 승인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일회성 유전자 치료제인 캐스게비의 약가는 100만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영국에서는 아직 가격이 책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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