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여타의 국가들과 달리 유방암을 판별할 때 기본적으로 두 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각각 독립적으로 판독을 합니다. 정확도는 높일 수 있지만, 의료 인력 부족이나 비용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의 1명+의료 AI'를 활용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으며, 실제로 유럽에서 루닛의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 2013년, 루닛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루닛 백승욱 의장은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의료영상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암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해 궁극적으로는 AI 기술이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미래를 이끌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사진. 루닛 백승욱 의장
사진. 루닛 백승욱 의장

그로부터 꼭 10년이 지난 지금, 루닛은 그야말로 괄목(刮目)할 만한 성과들을 이뤄내고 있다.

루닛 백승욱 의장은 지난 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헬스케어 이노베이션'에서 실제 암 치료 분야 현장에 활용되고 있는 루닛의 의료 AI 기술과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백 의장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화제를 일으켰던 해가 2016년인데, 루닛을 창업한 연도가 2013년이다"라며 "AI라는 개념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부터, 암 치료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보고 도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딥러닝(Deep-learning) 기술을 통해 인간이 가진 시각적 한계를 보완하는 판독 보조(AI-assisted detection)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라며 "루닛 인사이트는 폐암과 유방암 2개의 암종을 대상으로 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발견하는 솔루션이다"라고 덧붙였다.

솔루션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AI 정확도'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였다. 

백 의장은 "AI의 정확도가 실제 전문의들보다 판독 능력이 뛰어난 지를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라며 "루닛 AI 솔루션이 판독한 내용과 의사들이 판독한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병 3년 전에 폐암을 발견하지 못한 54세 남성의 사례와 2년 전에 유방암이 아니라고 진단했던 59세 여성 사례를 루닛 AI는 조기 진단했다"라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AI를 활용하면 최소 1년 전에 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관련 내용을 논문으로 정리해 여러 의학 저널에 게재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루닛 인사이트의 암 조기 검진 효과
사진. 루닛 인사이트의 암 조기 검진 효과

최근에는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란셋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루닛 AI가 유방암 검진 과정에서 의료진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스웨덴 연구진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해 유방암 검진을 받은 스웨덴 여성 5만 5581명을 대상으로 실제 의료환경에서 AI 도입 가능성을 분석했다.

백 의장은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방암을 검진할 때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 판독(Double reading)'을 하게끔 돼 있다"라며 "이에 연구진은 ▲전문의 2명 ▲루닛 AI+전문의 1명 ▲루닛 AI 단독으로 진단하는 경우로 나눠 각각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암을 더 많이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루닛 AI 단독으로 판독하더라도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것과 비교해 암 발견율이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검자 1000명당 암 발견율(CDR, Cancer Detection Rate)은 ▲AI+전문의 1명이 4.3 ▲전문의 2명이 4.1 ▲AI 단독이 4.1로 집계됐다.

백 의장은 "앞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유럽 현지에서 유방암 진단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의료진 1500명이 근무하는 스웨덴 최대 규모의 세인트괴란(S:t Göran) 병원은 유럽 국가 최초로 루닛 AI 솔루션을 도입했다. 해당 솔루션은 연간 18만건 이상 진행되는 스웨덴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임상 현장에서 기술적인 불편함이 없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병원 시스템과 효율적으로 연동될 수 있게 GE 헬스케어나 홀로직(Hologic)과 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시각 인지 능력과 패턴 인식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료영상 기반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이미징 바이오마커(AI imaging biomarker) 솔루션, '루닛 스코프'도 개발해 의료 AI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백 의장은 "루닛 인사이트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진단' 기술에 집중을, 루닛 스코프는 항암제의 약효를 높이는 '치료' 영역에 포커스를 맞췄다"라며 "의사가 조직병리 슬라이드 판독하는 것을 보조해 바이오마커의 발현율을 정량화하는 한편, 새로운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면역항암제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기술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루닛은 얼마 전, '2023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Society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참여해 루닛 스포크를 활용해 폐암과 유방암 등에서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예측한 연구 논문 6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EGFR 변이 환자 가운데 표적항암요법인 TKI 치료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요법의 치료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종양침윤림프구(TIL) 분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루닛 스코프가 분류한 면역활성 환자군이 면역결핍 환자군에 비해 면역항암요법에 대해 더 높은 전체 반응률(ORR, 40.0% VS 7.5%)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4.1개월 VS 1.4개월)을 나타냈다. 이는 EGFR 변이에 대한 표적항암제 치료 후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후속 치료가 유의미한 것을 입증한 결과다.
 

한편, 백 의장은 지난 10년 간 루닛이 걸어온 길을 설명하면서 앞으로의 10년은 다양한 '통합 AI 암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를 개발하면서 결국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며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AI 영역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접근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라며 "모든 데이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거꾸로 가설을 탐색하는 방식은 AI가 가진 잠재력을 생각했을 때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세계 곳곳의 임상 현장에서 나오는 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이 해내지 못하는 의학적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도구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으며 AI라는 기술이 암을 정복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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