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들어 유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마약 투약 혐의를 받으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마약과 관련된 범죄들이 늘어나면서 마약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대폭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마악류 사범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범죄조직에 대한 철저한 수사나 마약류 유통・판매 근절, 국제기구 및 해외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마약류 국내 유입 사전 차단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마약 중독에 대한 치료와 예방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마약류 전문가로 꼽히는 아주대 약대 이범진 교수와 제주대 약대 박철훈 교수는 최근 미국의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를 방문해 마약류 중독 치료와 재활 방식을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특별기고문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마약류과학정보지에 최근 게재했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Samaritan Daytop Village)는 지난 1963년 설립된 마을로 미국 내에서 마약류와 관련해 가장 성공적인 재활・치료기관으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외래 치료를 넘어 만성 마약류 중독자에게는 거주 시설을 제공해 집중적인 치료를 받게 함으로써 마약류 중독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의사와 상담사로 이뤄진 팀(Team)에 의해 개별적으로 관리 받고 사회 복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중독치료와 재활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Carolann Slattery 박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중독 예방 교육을 할 때 마약류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이를 깊게 인식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마약류 예방 교육에 있어 대상 맞춤형으로 마약류의 위험성과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마약류 사용의 결과와 후유증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대인관계 기술이나 스트레스 관리, 건강한 취미 등 개인의 정신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도구들을 제공함으로써 마약류 사용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서적 지원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청소년기의 마약류 중독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이들의 정서적 건강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각 연령층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청소년기의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마음 명상, 호흡 조절, 감정 일기 작성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장려했다.

전반적인 스트레스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운동과 취미활동, 명상, 휴식 이외에 광범위한 영역의 예체능 활동을 제시하고 있으며, '자기존중감 향상 프로그램'에서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인정욕구를 ▲긍정적인 자기 대화 ▲목표설정 및 달성 ▲봉사활동 등을 통해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학교 상담사와 정신 건강 전문가 등과의 개별 상담을 통해 안정적인 정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통합적 지원 프로그램도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에는 잘 마련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강조된 점은 '사회 연결'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주변 환경과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는 예방 교육 방식이었다. 

Slattery 박사는 "청소년들은 그들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주변 환경과의 강한 유대감이 필요하다"라며 "가족, 학교, 지역사회와의 건강한 관계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마약류와 같은 위험한 유혹에 빠지지 않게 견딜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은 청소년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며 "가족 간의 소통이 원활할 때 청소년은 자신의 문제나 고민을 가족과 나눌 수 있게 되며 이는 마약류와 같은 위험한 선택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할 수 있다. 가족 간의 의사소통 강화가 청소년 마약류 예방에 있어 1차 방어선이 될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최후 방어선'으로 꼽히는 지역사회는 청소년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예방 활동은 청소년들이 마약류 문제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게 하며, 이들이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목할 점은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의 시스템이 단순히 기관 자체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기고문은 "여러 전문가들로 이뤄진 치료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건강한 일상생활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직업훈련, 치료 공동체 내에서 동료 활동가 등의 역할을 부여하는 등, 프로그램과 철학이 근무하는 모든 소속원들이 하나로 뭉쳐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의 소속된 모든 관계자들이 하나의 팀으로 모여 있으며 오직 '중독'이라는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어떤 접근 방식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 누구보다도 고민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은 "사실, 마약 중독 재활은 단기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장기적인 지원과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분야"라며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에서 경험한 중독 대상자를 향한 종합적인 예방・치료・재활 접근 방식은 아직까지 부족함이 있는 대한민국의 마약류 중독 예방 및 치료 재활 정책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론적으로 마약류 중독 치료와 재활은 단순히 중독을 끊는 것만을 넘어 환자의 전반적인 중독과 치료, 신체와 정신 건강, 그리고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많은 사회적 변수까지 감안한 체계적인 지원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