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생명과학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 AI 기술 등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의약품'이라는 개념이 불과 몇 년사이에 급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불치병으로 알려진 유전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승인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첨단 약학 연구의 중심, 대한약학회'라는 기치를 표방하며 치뤄진 이번 대한약학회 2023 추계국제학술대회는 1400여명의 등록인원과 120명의 연자, 500여편의 초록제출 등 약학에 대한 뜨거운 열기 속에 성공적으로 치뤄졌다. 

학술대회의 꽃은 기조강연과 수상강연을 꼽을 수 있다. 기조강연(Plenary lecture)는 해당 학술대회의 기본 방향이나 취지를 주제로 하는 강연이며 수상강연(Award lecture)는 모두에게 인정받은 만한 학술적인 성과를 거둔 연자가 진행하는 강연이다.

양질의 세션들도 많지만, 앞서의 기조강연과 수상강연만 제대로 듣더라도 학술대회의 주된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행사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여겨지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기조강연자는 보통 학술대회를 처음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섭외가 이뤄지며, 수상강연자는 약학 분야에서 모두에게 인정받는 학술적인 성과를 거둔 대가(大家)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팜뉴스가 대한약학회 2023 추계학술대회를 빛낸 기조강연 및 수상강연의 연자와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상국 교수, 홍진태 교수, 한정환 교수
사진. (왼쪽부터) 이상국 교수, 홍진태 교수, 한정환 교수

기조강연(Plenary lecture)
"생리활성 천연물에 대한 탐색(Navigation for bioactive natural products)"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상국 교수

천연물은 신약 발견 및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본 연구진도 항암 및 항염증 활성을 가진 생리활성 천연물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는 천연물에서 분리된 다양한 종류의 화합물의 항종양 활성을 예상되는 작용기전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특히, 산해박(Cynanchum paniculatum)의 페난트로인돌리지딘 알칼로이드(phenanthroindolizidine alkaloids)는 다양한 암세포에 대해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나타냈으며, 생리활성과 기본분자 메커니즘 및 추가 약물 후보 물질 개발을 위한 접근법을 발표했다. 

또한, 다프네 겐콰(Daphne genkwa, Thymelaceae/팥꽃나무과)의 꽃에서 분리한 다프난형 디테르페노이드(daphnane-type diterpenoids)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티로신 키나제 억제제(EGFR-TKI) 내성 암세포를 포함한 인간 폐암 세포에 대해 강력한 성장 억제와 비교적 강한 선택성을 보였다.

폐암 세포의 후천적 약물 내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들 화합물에 의한 EGFR TKI 내성 극복에 대한 한 가지 예상되는 작용 메커니즘도 제시했다.

천연물에서 Wnt 신호 전달 경로 억제제를 발굴하기 위한 표적 기반 스크리닝 프로그램에서, Telectadium dongnaiense (Asclepiadaceae) (TDB)의 껍질에서 분리된 심장 배당체인 페리포신(periplocin)은 대장암 세포에서 Wnt/β-catenin 신호를 조절하여 항종양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천연물 유래 화합물의 생물학적 활성도 함께 소개됐으며, 이번 발표에서는 천연물 유래 화합물의 항종양 활성을 탐색하고 생리활성 화합물의 근본적인 분자 기전을 규명해 온 경험을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2023 오당 수상강연(Award lecture) 

"키티니아제-3 유사 단백질 1의 약물학적 기능과 작용기전(Pharmacological functions and action mechanisms of Chitinase 3-like 1)"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홍진태 교수

키티나아제-3 유사 단백질 1(Chitinase 3-like 1, 이하 CHI3L1)은 사람에서는 YKL-40, 생쥐에서는 유방 퇴행 단백질 39(BRP-39)라고 불려지고 있다. MG63 골육종 세포주의 배양 상징액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이후 인간의 연골세포, 활막세포 및 혈관 평활근 세포에서 발견됐다.

CHI3L1은 헤파린, 키틴, 콜라겐에 결합하는 40kDa 당단백질로 탄수화물 결합 도메인이 보존돼 있어 렉틴으로 작용하지만 리간드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CHI3L1은 인플라마좀 활성화, 세포 사멸, 발암, 조직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고급 당화 최종 산물 수용체(RAGE), 신데칸-1/αVβ3, 인터루킨 13 수용체 알파2(IL-13Rα2) 등 여러 수용체에 결합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CHI3L1은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간경변, 아토피, 뇌염,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외상성 뇌 손상, 교모세포종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서 대식세포에 의해 강력하게 발현된다. CHI3lL과 암의 나쁜 예후와의 관계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여러 연구에서 CHI3L1 발현이 증가하면 암의 전이와 진행이 촉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약리 및 병리 생리학적인 역할과 작용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았으며, 전 염증성 바이오마커로서 이러한 질환의 치료에 CHI3L1의 적용이 제안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여러 질환 모델에서 CHI3L1의 역할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와 암 및 염증성 질환에서 CHI3L1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적 접근법을 소개했다. 

또한, 상호작용하는 유전자/단백질 검색 툴(STRING)과 오픈 타깃 플랫폼 및 기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활용하여 얻은 CHI3L1의 상호작용 타깃을 제공했다.

2023 대한약학회 수상강연(Award lecture)
"mTOR/S6K1 신호전달 경로에 의한 후성유전학적 조절의 분자적 기전(Molecular mechanism of epigenetic regulation by mTOR/S6K1 signal pathway)"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한정환 교수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메커니즘의 조절 장애는 다양한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과 그 상호작용, 건강과 질병의 변화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얻는 것이 생의학(biomedical) 연구 분야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DNA 메틸화 또는 히스톤 아세틸화(histone acetylation)를 표적으로 하는 수많은 후성유전학적 약물이 FDA 승인을 받았거나 현재 임상시험 중이다.

다양한 연구자들은 히스톤 변형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것 외에도 신호 경로와 히스톤 변형 사이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밝혀 후성유전학적 조절의 상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주력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연구는 mTOR/S6K1 신호 경로와 후성유전학적 조절의 분자 메커니즘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 재조명했다.

본 연구진은 S6K1에 의해 유도된 H2BS36P-EZH2-H3K27me3가 Wnt 유전자를 억제함으로써 지방 생성을 촉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고, 영양 상태에 반응하여 성숙한 지방 세포에서 아디포넥틴(adiponectin) 유전자 발현을 관장하는 S6K1에 의해 제어되는 EZH2와 BMAL1 사이의 동적 전사 전환과정에 대해서도 밝혀냈다. 

또한, 파이고2(Pygo2)의 S6K1 매개 인산화가 번역을 자극하여 유사 분열을 진행시키는데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배아 줄기세포에서 생성된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사용하여 S6K1이 인간의 뇌 발달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다. 

후성유전체 조절의 임상적 적용은 주로 암의 시작 또는 진행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본 연구 결과는 향후 10년 내에 다양한 인간 질병의 치료에 신호 후성유전체 교란을 치료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치료 잠재력이 있음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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