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2022년 화장품 수출이 79억 5000만 달러로 전년 91억 8000만 달러 대비 13.4%나 감소했다. 수출국 순위도 독일에 3위 자리를 내주며 프랑스, 미국 독일에 이어 4위로 내려갔다. 특히 중국 수출은 3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 감소하며 화장품 수출 감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6.16, 광군제에서 한국 브랜드 제품이 자취를 감췄으며, 올해도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OTRA 상해 무역관 정연수 부관장을 통해 중국 시장 환경 변화와 한국 화장품 수출 성장을 위한 해답을 들어봤다.

# 중국 화장품 시장 동향은.

 2015~2022년 중국 화장품 시장의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은 전 세계 2.7%, 미국 2.0%, 일본 2.8% 대비 4배 이상인 약 10%이며, 시장 규모 역시 3188억 위안에서 6164억 위안으로 확대됐다. 이렇게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화장품 시장이 되었다. 앞으로도 연평균 7% 성장하며 2028년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9374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또한 고가 화장품을 수입하고 중저가 제품을 수입하는 구조이며, HS코드 33류 화장품 제품 통계 기준 2022년 중국 수입액 223.7억 달러, 수출액은 56.2억 달러로 중국의 무역적자가 큰 품목이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수입은 7.3% 감소, 수출은 16% 증가했으며, 2023년 상반기도 수입액이 14.5% 감소한 반면 수출은 23.7% 증가했다. 

올해부터 중국이 리오프닝하며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화장품을 포함한 상품 소비 증가율은 요식, 여행 등 서비스 소비보다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2019년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돌파하고, 소비 업그레이드가 대두됨에 따라 중고가 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5년간 20% 이상 증가하며 2015년 22.7%(중저가 77.3%)에서 2021년 41.8%(중저가 58.2%)로 확대되었다. 중국도 점점 중저가 화장품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 유통 채널도 2014년 온라인 28.3%, 오프라인 71.6%가 2020년 온라인 44.2%, 오프라인 55.7%로 바뀌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중고가, 온라인 유통이 주류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화장품 원료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시장의 회복세가 늦어지고, 현지 화장품 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되었다. 특히 2021년 화장품 인증등록 관리방법, 신원료 등록비안 관리규정 등 정책의 발효 등도 화장품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소비층의 소비관념과 성향도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처음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친환경 화장품은 중국 경제 발전과 함께 높아진 소비자 기준에 맞춰 최근 중국 시장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민관 주도로 ‘친환경 화장품’ 기준을 체계화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뷰티 시장에서 친환경이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과거와 큰 차이가 있는가. 

중국은 수입 화장품 시장 축소뿐 아니라 한국 화장품 수입 감소도 두드러진다. 우리나라는 프랑스, 일본과 함께 중국 3대 화장품 수입국이었으나, 2018년 수입액이 한국 190억 위안, 일본 183억 위안, 프랑스 161억 위안에서 2022년 프랑스 363.9억 위안, 일본 339.7억 위안, 한국 182.1억 위안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2023년 상반기 수입도 비슷한 추세이며, 큰 격차가 벌어졌던 4위 미국 화장품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 화장품 시장이 수입은 중고가 프리미엄, 중국산은 중저가 가성비 브랜드로 양극화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비자들은 수입 화장품에서 브랜드 정신과 스토리를 담은 중고가 제품, 대표성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면서 몇몇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중고사 수입시장을 주도하고, 다양성과 저렴한 가격이 특징인 해외 로드샵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낮아졌다. 또한 주요 소비군으로 부상한 90후(90后), 95후(95后), 00후(00后)들이 이성적인 소비, 가성비, 성분 등을 중시하면서 최근 2년 간 중저가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많이 등장했다. 

# 한국 제품의 점유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입 화장품의 포지셔닝이 중고가로 이동하는 시장 측면의 변화와 함께 소비층에서도 변화가 있다. 중국 화장품 주 소비자군은 90년대~00년대 출생한 19-35세 여성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20여년간 한류 콘텐츠에 노출되었던 70~80년대생 소비자를 제치고 Z세대가 소비 주력으로 등장했다. 중국 화장품 소비 연령층은 19~30세 소비자가 51.7%, 31~40세 소비자가 21.8%로 20~30대가 73.5%를 차지한다. 이들은 70~80년대생에 비해 외모에 대한 관심, 뷰티 소비 의향이 높으며, 문화적, 민족적 자신감이 강하고, 애국소비(궈차오풍, 国潮风)에 열광한다. 또한 화장품 구매 시 해외 유명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선호하지 않으며, 보통 인터넷에서 성분과 가성비를 비교하고 전문가, KOL 및 지인 평가 및 추천 등을 고하여 구매 결정한다. 또한 입소문이 난 중국 브랜드 구매에 대해서도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기대했던 리오프닝 이후 중국 화장품 시장 자체의 불안정성을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 제품의 수출 하락도 이와 관련이 있나.

중국 화장품 시장은 경기사이클이나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분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씩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7% 수준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입 화장품 규모는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중국 화장품 시장은 대내외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공급망, 물류 및 운송에 영향을 받으며 신제품 출시, 시장 확대가 늦춰지는 동안 중국의 신생 화장품 브랜드들이 R&D 역량에 집중 투자하며 글로벌 브랜드와 동등하게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2021년부터 신규개발 원료 등록을 시작했는데  2023년 5월 말까지 신원료 68개가 승인됐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승인받은 것이다. 중국이 원료 및 연구개발 분야부터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가성비를 중시하는 실용적인 소비 인식이 자리를 잡으며 수입 화장품 중 단가가 낮은 편인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고 중국산 중저가 가격대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 C뷰티의 부상, 궈차오 열풍 등 중국 시장 변화에 대해 한국 기업들의 대처 방안은.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19년 이후 소비 고도화와 소셜 마케팅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티몰, 타오바오, 징동 등 기존의 종합 온라인플랫폼 외에 틱톡, 샤오홍슈 등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소셜 인터랙티브와 사용자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쇼핑을 돕는 소셜 플랫폼이 소비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았다. 소셜 플랫폼은 중국 90후와 00후가 주 소비층이 되면서 다양해진 소비취향과 마음을 읽고 캐치할 수 있는 수단이자, 쇼핑 전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습득하는 필수 채널이 되었다. 특히 코로나19는 중국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소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라이브커머스, 숏영상 등 콘텐츠에서 화장품 관련 정보를 상세히 파악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는 중국 소비자들이 화장품, 패션 등 주요 소비 브랜드의 평판과 후기를 가장 먼저 검색하는 플랫폼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현지 소셜마케팅 대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숏영상이 새로운 마케팅 대세로 안착하던 2020년부터 소셜 마케팅으로 전환한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 제품은 진출 전환이 늦었으며,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화장품 성분 분석 등 다양한 화장품 세일즈포인트를 제시할 때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출시도 늦은 편이다. 발빠르게 마케팅 트렌드를 포착한 브랜드들이 세분화된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으며, 한국 제품은 새로운 마케팅 시대의 후발주자가 되었다. 예전에는 현지 유명 백화점 입점, 티몰 입점이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의 척도가 되었으나 이제는 샤오홍슈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잘 구축하는지, 일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얼마나 언급하는지, 인플루언서들이 성분, 가격 등 그 때 그 때의 트렌드에 맞춰 품평할 때 적합한 제품을 출시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중국 소셜 플랫폼의 특성과 활용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제품별 타겟 고객에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고 마케팅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 중국 수출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많은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예전만 못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수입 화장품에 대한 포지셔닝이 달라지고 중국에 새로운 제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며, 한국 화장품은 여전히 ‘소비자 교육이 필요없는’, 모두가 경쟁력을 인지하는 제품군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다만 중국 화장품 시장이 기존과 달라진 점을 인지하고 소비 고도화, 소셜 마케팅의 등장, 화장품 및 원료의 인증등록 강화 정책 등 중요한 변화에 발맞추어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주요 화장품 소비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고 샘플 사용보다는 온라인 후기에 더 관심이 많다. 또한 틱톡, 샤오홍슈 등 소셜 플랫폼의 콘텐츠에 열광하며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의 경우 브랜드 전문 매장보다는 THE COLORIST, WOW COLOUR 등 화장품 편집샵에 더 친숙하다. 

 그동안 중국에서 궈차오의 열풍이 거셌고 앞으로도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iiMedia Research에서 진행산 중국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0%가 궈차오(国潮) 화장품을 적극 지지하고, 약 30%가 관심 있지만 관망한다고 답변했다며, 최근 몇 년간 많은 브랜드가 애국소비로 소비자를 공략했지만 향후 애국소비도 디자인과 품질 검증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궈차오와 C뷰티의 부상으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예전 수준보다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현상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중국 소비자가 수입 화장품에 기대하는 브랜드 이미지, 가격, 품질, 성분 등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중국 화장품 시장이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동안 우리는 중국 소비자와 트렌드를 어떻게 파악하고 타게팅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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