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명예회장의 빈소 모습(저작권은 팜뉴스에 있음)
강신호 명예회장의 빈소 모습(저작권은 팜뉴스에 있음)

[팜뉴스=최선재 기자] 4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고 강신호 동아제약 명예회장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조문객이 빈소에 가득했다. 

3시 30분. 입관식을 이유로 조문이 잠시 멈춘 사이 접객실 앞은 인산인해였다. 한 줄이었던 줄은 두 줄로 그리고 세 줄로 변했다. 강 회장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이들이 쉴새 없이 몰려들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김부겸 전 국무총리. 
오른쪽에서 두번째 김부겸 전 국무총리. 

조문객 중엔 정계 인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김부겸 전 총리가 헌화를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의 가장 앞단에 섰다. 얼굴이 상기된 그는 조문을 위해 입관식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수행원 없이 방문하고 조문을 마친 뒤 홀로 자리를 떠났다. 

그 전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다녀갔다. 그는 약 30분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권 의원 도착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1시간 동안 머물렀다. 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회장님 살아생전 많은 일 하시고 이제 편히 쉬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가장 앞쪽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가장 앞쪽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조선혜 지오영 회장, 허일섭 GC 녹십자 회장 등 약업계 주요 인사들도 다녀갔다. 

고인의 영전 옆엔 재계 인사들의 근조화환도 보였다. 이재용 삼성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의 화환이 놓였다. 고인이 생전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낼 당시 맺은 인연들이다.

빈소 앞쪽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화환이 놓여 있었다. 

화환 리본이 접객실 앞 벽면과 기둥에 들어찼다. 수백 개의 화환을 둘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의함 아래 쪽, 접객실 안쪽 기둥과 벽면에도 가득했다. 수백개 리본이 식당 창문을 가려 창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안전 요원 옆 이명박 전 대통령 모습
안전 요원 옆 이명박 전 대통령 모습

김성일 독일 프라이부르크 동문회장과 임채정 한국기원총재의 화환도 있었다.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카스배 천원전은 고인의 후원으로 시작된 대회로, 강 명예회장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 선발 선수들을 초청할 정도로 바둑 사랑이 깊었다. 

강신호 명예회장의 빈소 모습2 (저작권은 팜뉴스에 있음)
강신호 명예회장의 빈소 모습2 (저작권은 팜뉴스에 있음)

한편 강 명예회장은 제약 업계의 거목이다. 1927년 경북 상주에서 故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난 강 명예회장은 독일에서 돌아온 이후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 몸담았다.

강 명예회장은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1975년 당시 14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동아제약을 오늘날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초'라는 수식어도 늘 따라다녔다. 1980년 경기도 안양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에 맞는 현대식 공장을 준공했고, 1985년에는 업계 최초로 GMP 시설을 지정 받았다. 1977년 제약업계 최초로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을 비롯했고, 1988년 경기도 용인에 신약의 안전성을 실험할 수 있는 우수 연구소 관리 기준(KGLP) 시설도 마련했다.

특히 강 명예회장은'박카스의 아버지'로 불렸다. 1961년 개발한 박카스는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동아제약이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까지 무려 47년간 국내 제약업계 1위를 지킬 수 있는 힘이 박카스였다. 

대한민국 신약 개발 역사에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한 신약개발 열기는 1991년 최초로 합성한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탄생시켰다. DA-125는 199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임상 시험용 의약품으로 승인받으면서 국내 신약개발을 앞당겼다. 

또 강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 세계 4번째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포함해 슈퍼 항생제 시벡스트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 토종 신약 탄생을 이끈 주인공이다. 

장례는 동아쏘시오그룹 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장례식장 1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강정석, 강문석, 강우석, 딸 강인경, 강영록, 강윤경이 있다. 발인은 5일 6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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