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이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건약은 "개정법률안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및 공급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위기대응의료제품법’이나 약사법 상의 ‘국가필수의약품안정공급협의체(이하 협의체)’를 수정·보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코로나19 위기에서 마스크나 코로나 백신과 같은 의료제품 부족사태에서 겪었듯이 의약품의 공급 안정화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을 지키기 위해 안보적 대응을 요구할만한 사안이다"라고 덧붙였다.

건약은 또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발생할 감염병 유행 및 각종 위기상황을 미리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제 마련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약은 아래와 같은 요구사항을 의견서에 담았다. 

첫째, 의약품 안정공급의 대응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

발의된 개정안은 수급불안정 의약품 공급관리위원회를 보건복지부에 두고 보건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대응의료제품법의 위원회 및 약사법의 협의체와 같이 특정 부처 수준의 대응으로는 안정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적어도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처 합동적 대응을 요구해야 하는 사안이며,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부처들이 협력하여 대응하여야 한다. 또한, 의약품 공급은 다양한 단계의 문제를 미리 예방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사무국을 마련하고 상시적인 분과위원회를 투명하게 운영하여야 한다.

둘째, 위기대응 방안 중 하나로 처방변경 및 대체조제 간소화 등의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

발의된 개정안은 수급 불안정을 대응하기 위해 긴급생산·수입명령 또는 유통을 개선하는 조치 등 생산과 유통 단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조치는 약의 최종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는 약국에서 환자가 약을 제공받는 단계에서 발생한다. 만약 당장의 의약품 수급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을 조제 및 투약하는 단계의 수단도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과 같이 의약품 수급불안정 상황에서 공급이 가능한 다른 약으로 대체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한번에 많이 처방된 약을 조정하기 위해 대체조제 및 처방변경을 해야 하지만 절차상 어려움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의약품 수급불안정 문제를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위기 시 대체조제 및 처방변경을 간소화할 수 있는 조치가 실행가능하도록 법적 수단도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의약품 수급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 수급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일부 제품의 약가를 27∼76%수준으로 인상하는 대응하고 있다. 특정 시기 원료 및 원료의약품의 가격상승에 따른 의약품 제조단가의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문제를 경제적 이유로 단순화하여 대응한다는 문제와 의약품 제조단가가 인하될 경우, 약가인하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문제를 제약사 편의적으로만 해결하고 있다는 인식을 불러온다. 또한, 수급불안정의 책임을 약을 구매하는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에 떠넘기는 문제도 있다.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사전에 수급 불안정성을 예측하여 예방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다. 관련한 대안과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할 재원 마련을 위한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 필수적 의약품임에도 해외의존도가 높거나 미래 공중보건 위기대응에 필요한 의약품의 경우, 출발물질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생산되는데 취약한 부문을 분석하고 공급을 안정화하는 방안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가능한 대체제는 어떤 것이 있고, 공급중단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도 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필요시 정부소유 생산시설에서 직접 또는 국내 민간 제약시설의 위탁제조로 전환하는 등 생산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보고체계를 강화하고 예측가능한 관리시스템을 마련하여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개정안은 지정된 수급불안정의약품에 대해서 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효율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없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중요 의약품 품목을 중심으로 관리목록을 상시화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미리 공급중단·부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급중단·부족 의약품 관련한 정기적인 원인분석 및 대안마련을 위해 연차보고서를 작성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국민들의 알권리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에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했던 의약품 수급불안정 문제가 현재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요가 적은 의약품에 대한 공급중단 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이 늦어지는 와중에 발의된 약사법 개정안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수년간 대응해왔던 방안을 수정·보완하는 수준만으로는 오랫동안 반복된 의약품 수급 불안정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회는 이번 발의안을 계기로 시장기능만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의약품 안정공급의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체제를 전면적으로 전환하도록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2023년 9월 26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