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CNS(Central nervous system,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특히 편두통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잠재력 또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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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명이 연장되고 이와 비례해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치매 환자의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작년에 95만명 가량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GBD)가 지난 2022년 국제 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전세계 치매 인구가 1억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CNS(Central nervous system, 중추신경계) 질환에 대한 질병부담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큐비아 최근 발표한 'CNS 시장 현황 및 향후 관측'이라는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에 대한 질병 부담은 전세계적으로 35~4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아이큐비아
자료=아이큐비아

다만 최근 5년간 CNS 매출의 성장세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CNS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있어 ▲임상시험의 복잡성 ▲인종적 다양성 ▲복잡한 결과 해석 등의 요인이 난관으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지난 2017년 기준 글로벌 CNS 매출은 980억 달러에서 2022년 1120억 달러로 3% 가량 성장했고, 매출의 36%는 정신건강(mental health) 분야, 나머지 64%는 신경학(neurology) 분야로 집계됐다.

2022년 전체 매출액에서 세부 질환별로 살펴보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가 22%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항정신병(antipsychotics) 20%, 뇌전증(epilepsy) 15%, 항우울제(antidepressants) 11% 순이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의 CNS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는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현재 후보물질 탐색에서부터 임상3상 종료 후 시판 승인 허가를 기다리는 CNS 파이프라인은 약 940개이며 바이오젠, 룬드벡, 오츠카제약, 로슈, 다케다제약, J&J 등 대부분의 글로벌 빅파마들이 CNS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이나 노보 노디스크와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CNS 분야에서 기존 에셋(asset, 자산)이 없는 상태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뛰어든 신흥 플레이어들이다.
 

자료=아이큐비아
자료=아이큐비아

이처럼 제약사들이 CNS 치료제 개발에 R&D 역량을 강화하는 이유는 그만큼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높기 때문이다.

아이큐비아는 "오는 2030년까지 편두통과 알츠하이머병이 CNS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편두통 시장은 경구용 치료제 도입 증가로 2022년 100억 달러에서 2030년에 200억 달러 규모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편두통 시장은 경구용 제제가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화이자는 1차 진료(primary care)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영업·마케팅 인력을 늘리고 있다.

주사형 제제는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 없으나 일라이릴리의 새로운 편두통약 '앰걸러티(emgality)'가 기존 바이오헤이븐의 '너텍(nurtec)'과의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음으로 알츠하이머병은 2022년 기준 글로벌 시장규모가 20억 달러 수준이지만 오는 2030년까지 100억 달러를 초과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 분야에서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레켐비(leqembi)를 필두로 향후 성장세가 기대된다.

레켐비는 뇌의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 성인 알츠하이머병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승인된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도나네맙(donanemab)은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추가 연구결과가 발표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릴리 측은 현재 FDA에 도나네맙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연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이큐비아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외부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RWE(Real World Evidence, 실제임상근거)에 기반한 전략을 짜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의료 시스템에서 환자를 더욱 잘 식별하고 진단해 급여가 필요한 치료요법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 간의 파트너십에 초점을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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