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김기호 HK이노엔 상무가 국내 30호 신약 '케이캡' 글로벌 시장 진출에 숨은 뒷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케이캡 약가 책정 과정에서 정부의 효과적인 지원을 받아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건당국의 약가 정책을 향해 비판이 쏟아지는 업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목소리다. 케이캡이 국내 약가를 제대로 받았기 때문에 세계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한 계기가 지원 덕분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상무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정책 토론회" 현장에서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유다. 팜뉴스가 김 상무의 현장 목소리를 아래와 같이 재구성했다. 

# 케이캡 사례,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에 도움됐으면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 개혁 방안', '제3차 제약바이오 육성 지원 종합계획'을 차례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바이오 헬스 산업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신산업으로 규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을 통해 향후 5년 내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매출 1조) 2개를 창출하고 글로벌 6대 제약 바이오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법고창신'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케이캡의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정부가 제시한 글로벌 6대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에 기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금일 행사에서 정부가 어떻게 케이캡에 대한 정책지원했고 결과가 어땠는지를 전하기로 결심한 계기다. 

# 국내 약가 수준 너무 낮아 고민 '거듭'

당사는 2018년 7월 국내 개발 30호를 개발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이름은 케이캡이다. 

케이캡 개발 과정에서 항상 고민했던 대목이 있다. 2018년 허가를 받으면 아무리 빨라도 2019년 급여 약가를 받게 되는데 국내 약가 수준이 너무 낮았다는 것이다. 2018년 허가 이전인 2014년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국내 약가 제도들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 약가 수준이 너무 낮은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과연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거듭한 이유다. 

더구나 케이캡은 기존 국내 개발 신약와 달리 경쟁 제품이 전 세계에서 딱 하나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 제품은 2014년 일본에서 출시된 다케다의 보노프라잔(제품명 다케캡)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보노프라잔은 국내 출시되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뒤로 밀렸다. 국내 시장만 바라본다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을 생각한다면 약가에 대한 불안은 여전했다. 

토론회 현장
토론회 현장

# 정부, 케이캡 보험약가 '끝까지' 지켜줬다

때문에 저희는 정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수많은 논의를 했다. 특히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업계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2016년 3월, 결국 '글로벌 진출 국내 개발 신약에 대한 보험 약가 평가 우대 지침'이 마련됐다. 

이뿐이 아니다. 그해 7월 정부는 이른바 '7,7 약가 제도'를 시행했다. 3월 발표된 보험약가 평가 우대 지침을 더욱 강화한 제도였다. 덕분에 국내 개발 신약에 대한 개발 의지를 높였고 글로벌 진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2018년 '7,7 약가 제도'는 한미 FTA 이슈 속으로 들어갔다. FTA의 당사국은 문제를 제기를 했고 제도는 결국 사문화됐다. 통상 이슈로 인해 제도가 사실상 적용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케이캡 보험약가 등재 당시 원칙을 끝까지 지켜줬다. 저희는 '7,7 약가 제도' 개정 이전의 규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케이캡은 글로벌에서 경쟁력 있는 약가를 책정받을 수 있었다. 당시 복지부, 심평원. 건보공단 모든 분들에게 감사했다.

#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 중국...상대는 다케다

케이캡의 중국 진출 사례를 통해 "당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동했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저희는 2015년 케이캡을 중국에 기술수출을 했다. 중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3.6조원으로 전 세계에서 시장 규모 1위였다. 

당시 저희는 2019년에 받을 약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사와의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술 수출했기 때문에 저희는 중국에서 임상 3상까지 마쳐야 했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허가 예상 시점은 2020년이었다. 

다케다의 보노프라잔은 이미 3상에 돌입했다. 우리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닥쳐올 위기가 예상됐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보노프라잔과 경쟁할 수 있는 약가가 필요했다. 

# 우리 정부 약가 중국 시장 매우 '중요'

일단 원론적인 설명을 드리겠다. 글로벌 진출에서 우리 정부에서 받는 약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약을 수입하는 국가는 어떤 나라들이든, 우리나라 약가 제도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수입하는 나라의 약가를 확인하고 그 나라에서 어떻게 약이 쓰이는지를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한다. 

중국도 그랬다. 더구나 중국의 해외 약가 참조국 12개 나라에 우리나라가 들어간다. 중국은 우리 약가를 신약 등재 약가 책정에도 사용하고, 등재 후 2년 마다 이뤄지는 사후관리에서도 우리 약가를 참고한다. 

케이켑은 '원개발국'과 '참조국'의 약가라는 측면에서 이슈가 걸렸다.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에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약가를 갖추는 것이 절실했던 배경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부는 2016년 3월과 7월에 약가 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개발 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줬다. 때문에 케이캡은 중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었다. 

결국 올해는 중국 보험 약가 등재로 이어질 수 있었고 이제는 매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과였다. 

# 정부 약가 지원 없었다면 국내 시장 성과로 끝났다 

현재 케이캡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 35개국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고 2028년까지 유럽연합(EU)를 포함해서 100개국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계약이 아니다. "얼마나 파느냐"다. 중국을 비롯해 6개의 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2027년엔 글로벌 매출이 1조를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예측된다. 

1조, 어디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정부가 '제3차 제약 바이오 산업 육성 지원 종합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글로벌 신약,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매출 1조) 두 개 달성을 언급했다. 아마 가장 근접한 약이 케이캡일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케이캡은 국내 개발 신약 단기간 사상 최단기간 매출 1000억을 기록한 성과로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1조를 바라본다. 이유는 단 하나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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