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핵심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국내 제약산업 R&D 생태계를 조성해 혁신기술을 교류해야 한다는 업계 제언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MSD는 지난 8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리서치 데이(Research day)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국적제약사 MSD의 R&D 파트너십 전략과 핵심 분야, 주요 고려사항에 대한 내용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인 큐리언트, 한미약품 등과 진행한 파트너십 사례가 소개됐다.

먼저 1부 세션에서는 코시 야시로 총괄(MSD 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개발 및 라이선싱, 한국·일본 지역)과 데이비드 웨인스톡 부사장(MSD 연구개발·항암부문)이 연자로 나서 MSD의 R&D 파트너십 전략과 핵심 분야, 주요 고려사항 등을 설명했다.

코시 야시로 총괄은 "MSD는 2022년 기준 연구개발비로 135억 달러(한화 17조 7800억원)를 투자한 연구 중심의 제약바이오 기업이다"라며 "현재 면역항암제, 감염성 질환, 백신, 신경학 및 심혈관질환, 신장 및 대사질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약 110개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데이터'가 중요하다"라며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폭넓고 독특한 에셋(asset)을 갖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매우 신속한 특징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MSD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개발 중인 병용요법 2건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큐리언트는 MSD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Q702와 세포주기조절인자를 타겟으로 하는 항암제 후보물질 Q901에 대한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Q702는 Axl, Mer, CSF1R을 동시에 삼중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퍼스트인(First-in-class) 경구용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로 악성으로 변한 종양미세환경(TME, Tumor Micro Environment)을 초기화 시켜 면역 반응성을 높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위암, 식도암, 간암, 자궁경부암에 대해 임상 1b/2상을 진행 중에 있다.

세포주기조절인자(Cell cycle regulator) 중 핵심이 되는 CDK7을 저해하는 기전의 Q901은 암 세포의 DNA 손상 복구(DDR, DNA Damage Repair)를 억제해 항원 노출을 많이 시켜 면역세포가 좀 더 효과적으로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만든다.

해당 후보물질은 미국에서 단독요법으로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난소암, 췌장암, 자궁내막암에 대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병용요법으로는 진행형 고형암에서의 미국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 바이오신약 총괄 상무이사
사진. (왼쪽부터)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 바이오신약 총괄 상무이사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부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에 라이선스 아웃(License out, 기술수출)한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dual agonist)다. 계약금은 1000만 달러이며 단계별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8억 6000만달러를 수령한다. 제품이 출시되면 두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는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 바이오신약 총괄 상무이사는 "MSD와 라이선스 아웃을 하기 이전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관련해 10개 정도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라며 "이와 함께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MSD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MSD와 일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차이점은 '과학에 진심이라는 점'이었다"라며 "한미약품은 MSD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빅파마들과 협업을 진행해 왔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라이선스 아웃을 한 이후에는 통상적인 교신 외에는 연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MSD는 계약 전에도, 후에도 한결같이 지속적으로 소통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와 좋은 파트너십을 맺으려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글로벌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맺으려면 갖고 있는 에셋(asset)이 어떤 치료영역에서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충족하고 어떤 포지션에 놓여 있는지를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라며 "어떤 기업에게는 우리의 에셋이 필요하지만 다른 회사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데이터 완전성(Data integrity)'도 신경 써야 한다. 종종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이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라이선스 아웃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과학에 기반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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