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국내에서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계열의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오남용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지난 10년간 미국 내 오피오이드 약물로 인한 사망자가 3배 이상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망자들은 주로 젊은층과 남성이 많았고 특히 코로나19 기간에 약물 오남용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팬데믹 기간 동안 더욱 늘어났으며 사망한 사람들의 '수명 손실 기간'은 2011년 77만 7597년에서 20221년 292만 2497년으로 3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엄청난 사회적 손실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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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 제제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나 절단 환자,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PRS) 환자 등을 위해 사용되는 합성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오피오이드 제제로는 모르핀(Morphine), 옥시코돈(Oxycodone), 하이드로코돈(Hydrocodone), 트라마돌(Tramadol), 그리고 펜타닐(Fentanyl) 등이 있다. 이들 진통제는 중주신경계에 있는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해 강력한 진통효과를 일으키나 각종 부작용과 의존성 등이 우려돼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

이러한 마약성 진통제를 오남용하게 되면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 불가피한데,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JAMA Network에는 이러한 손실을 '정량화' 한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서부터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 처방이 증가하면서 약물 남용 및 과다 복용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으며 2010년대 이후에는 가격은 더욱 싸고 중독성은 강력한 펜타닐이 침투하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WONDER(Wide-Ranging Online Data for Epidemiologic Research)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매년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를 추출했다.

이렇게 나온 사망자는 2가지 방식으로 재분류됐다. 먼저 의도하지 않은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인한 전체 사망의 비율을 연도별(2011년·2013년·2015년·2017년·2019년·2021년) 및 연령별(15-19세, 20-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74세) 수치에 따라 계산했다.

다음으로는 각 연도별로 전체, 성별, 연령군에 따른 '전체 수명 손실(YLL, total Years of Life Lost)' 기간을 산출했다. YLL은 세계 질병 부담 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에서 채택한 방법을 토대로 계산했다.

분석 결과, 2011년에서 2021년 사이에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인한 비의도적 사망자는 42만 2605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39세(IQR, 30-51), 전체의 69.7%가 남성이었다. 또한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인한 비의도적 사망 건수는 연구 기간 동안 1만 9395건(2011년)에서 7만 5477건(2021년)으로 3.8배 증가했다.

이와 유사하게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한 전체 사망 비율은 2011년 1.8%에서 2021년 4.5%로 3.7%p(포인트) 늘어났다. 또한 연령별로 살펴보면 2021년까지 전체 사망 중 오피오이드 중독에 의한 사망자 비율은 오피오이드 중독은 15~19세에서 10.2%, 20~29세는 21.7%, 30~39세는 21%로 집계됐다.

표.미국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인한 수명 손실(출처=JAMA)
표.미국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인한 수명 손실(출처=JAMA)

주목할 점은 오피오이드 사망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정량화 한 지표, 즉 '전체 수명 손실(YLL)'에 대한 수치였다.

YLL은 연구 기간 동안 2011년 77만 7597년에서 2021년 292만 2497년으로 276% 증가했다. 연구 초기인 2011년에도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손실이 있었지만, 2021년에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막대한 수치의 수명 손실(Life Lost)이 발생한 것이다.

YLL 수치는 2017년에서 2019년 사이에 잠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1년에는 기존 대비 62.9%가 증가해 인구 1000명당 YLL이 11.7년에 이르렀다. 이러한 추세는 15~19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서 유사하게 관찰됐다. 실제로 2021년에 사망한 사람 22명 중 1명은 비의도적 오피오이드 독성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연구진은 "미국 전역에서 마약류 진통제(오피오이드)로 인한 위험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상당히 악화됐다"라며 "이러한 추세는 30~39세 남성에서 가장 두드러졌지만 15~19세 사이의 청소년층에서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로 인한 오남용은 청소년 및 젊은 성인층, 그리고 남성에게서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긴급 지원책이 절실하다"라며 "또한 향후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약물 독성 사망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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