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최근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 1호 과제로 추진된‘AI를 활용한 수의사의 반려동물 건강상태 모니터링 서비스 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는 신청 과제 가운데 선제적 갈등 조정이 필요하거나,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갈등대립으로 규제샌드박스 심의 승인이 지연되는 과제에 대해 실증 실험을 실시하고,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합의를 통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 우선 추진사업으로 선정돼 관련 기업, 대한수의사회, 국무조정실, 과기정통부, 농림축산식품부, 갈등조정전문가 등이 포함된 ‘갈등해결 샌드박스 협의회’가 구성됐고, 3개월간 6차례 협의 끝에 사업안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여러 조사결과 반려인의 절반 가까이가 반려동물 원격진료를 원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AI를 활용한 수의사의 반려동물 건강상태 모니터링 서비스 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과해 향후 2년 동안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것입니다.

# 현행법상 반려동물 원격진료는 불법입니다

수의사법 제12조는 “수의사는 직접 진료를 하지 아니하고는 처방전을 발급하지 못하며, 동물용 의약품을 처방·투약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수의사법 제17조 제1항은 “동물병원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동물진료업을 할 수 없고,” 같은 조 제2항은 “수의사 등이 아니면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AI를 이용한 앱 운영 업체는 동물진료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밖에도 수의사법은 동물병원 개설자에게 여러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도 개선과 더불어 법률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하는 영역인 것입니다.

한편,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이미 반려동물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있고, 여러 반려동물 비대면 진료 플랫폼도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 간 거리가 멀고 동물병원도 밀집해 있지 않은 국가적 사정도 반영된 결과라 하겠습니다. 

# 신중한 접근과 이해관계자들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반려동물 원격진료 허용은 반려동물의 건강 우선, 편의성 제고, 보호자의 선택권 존중이라는 반려동물 의료의 안정성과 의료 이용의 편의성, 접근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비대면 진료가 약물 오남용이나 부정확한 자가 진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과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편, 수의병원은 안정성을 강조하여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앱 업계는 반려동물 및 보호자의 편의성과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해 중요하므로 대면진료 경험이 없어도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에 먼저, 의원급 동물병원을 원칙으로 하고,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반려동물을 고려하여 대학 병원급 의료기관을 예외적으로 허용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경우 비대면진료는 보완적 진료방법으로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되, 의료 취약 반려견 및 보호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하겠습니다.

아픈 반려동물의 보호자는 처방된 의약품의 제조 가능성, 수령 편의 등을 감안하여 처방전이 전송될 약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상 질병 반려동물을 질병 및 상황에 따라 세분화하여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최근 반려동물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벌이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경우 재진 여부를 환자 본인이 입증하고 의료기관이 관련 서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일부터 처방을 받기 위해 환자가 약국에 직접 가야 하는 것들에 불만이 제기되어 있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규제샌드박스 추진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신중한 접근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잘 경청할 수 있도록, 향후 수의사회 및 관련 전문가들 논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 발전시켜 안정적인 제도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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