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무좀약이 장마와 여름을 맞아 약국가 매대를 점령했다. 특히 서울 지역 곳곳 약국장들이 무좀약을 매대 곳곳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좀약의 내성에 대비해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진열하면서 나온 현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형 제약사의 브랜드 파워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구관이 명관이란 이유로 매대에 배치 중이란 뜻이다. 팜뉴스가 서울 도봉구, 노원구 인근 약국 22곳을 둘러본 결과, 유한양행 동화약품 등 대형 제약사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흥미로운 광경을 공개한다.  

약국 전경 사진.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약국 전경 사진.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12일, 취재진(김경훈 기자)이 서울 노원구 쌍문동의 M약국을 찾았을 당시, 약국 매대 대부분은 무좀약 일색이었다.

매대 전면에 동화약품의 '바르지오 모두크림', 한미약품의 '무조날S', 유한양행의 '이지케어네일라카', 동아제약 '터비뉴겔', 일동제약 '엑소데릴' 등이 진열된 상태였다. 한 걸음 떨어진 다른 L약국도 다르지 않았다. 

취재진은 인구가 밀집한 노원구 상계동 롯데백화점 사거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 B약국에서도 무좀약이 보였다.

자양강장제 시장 블록버스터 광동 '경옥고'와 잇몸약 시장의 최강자 동화약품 '잇치' 사이로 바르지오와 무조날 파워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바로 옆 L약국에서도 무조날S가 매대를 점령했다. 앞서 쌍문동처럼 동화약품 '바르지오'와 한미 '무조날' 시리즈가 목격된 것이다. 

사진 가운데 무조날과 바르지오 제품이 보인다 
사진 가운데 무조날과 바르지오 제품이 보인다 

태릉입구 인근 약국 5곳 중 2곳도 다르지 않았다.

"매대 앞에 무좀약을 배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Y약국장은 "여름 중 가장 많이 판매된다"며 "아마도 곰팡이 활동이 활봘하기 때문에 여름이 제일 판매랑이 높다. 장마철에 신발이 젖기 때문에 많이 팔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뜻밖의 답변을 했다. Y약국장은 "무좀 종류에 따라 여러 약을 동시에 쓰면 효과가 더 낫다"며 "한 가지만 쓰면 내성 때문에 치료가 빨리 되지 않는다. 뿌리는 스프레이형과 바르는 크림을 세트로 매대에 진열한 이유다. 환자들이 약을 달라고 했을 때 바로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내성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무좀약을 매대에 비치했다는 뜻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대형 제약사의 '올드드럭' 제품이 즐비했다는 점이다. 

한미 무조날 시리즈의 시작인 '무조날크림'의 허가일은 1999년이다. 동화약품의 '바르지오 모두크림'의 원조 '바르지오크림'의 허가일은 2002년이다. 동아제약 '터비뉴겔' 허가일은 2008년 허가 받았다. 

김경훈 기자가 직접 구입한 무좀약
김경훈 기자가 직접 구입한 무좀약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이들 제품은 대부분 브랜드 파워가 어마어마한 무좀약"이라며 "일단 한미, 동화약품 등은 약국장에게도 익숙한 이름이고 무조날, 바르지오크림 등은 20년 전에 출시됐기 때문에 약사들이 자동으로 선택한다. 다른 제약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무좀약 시장에서는 오래된 약이 약국가를 점령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한 '이지케어네일라카'는 회사 측이 굳이 홍보에 공을 들이지 않아도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매대에 먼저 배치하는 제품이다.

이지케어네일라카는 2015년, 메나리니의 오리지널 '풀케어'의 틈을 비집고 무좀약 치료 시장을 재편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의 브랜드 파워는 모두가 알고 있다"며 "8년 전 수많은 제네릭이 출시됐을 당시 이지케어네일라카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워낙 브랜드 파워가 커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굳건하기 때문에 8년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영업사원들이 굳이 부탁하지 않더라도, 무좀약 중 최우선으로 약사들이 매대에 올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서의 약사도 "무좀약 시장은 대형 제약사 제품이라고 가격이 비싸지 않다. 중소제약사와 별반 차이가 없다"며 "전통이 있고 적당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매대에 알아서 올라가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은 마진이 많이 남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골라야 해서 부담이 있지만 무좀약은 그렇지 않다. 상대적으로 편하고 익숙한 제약사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