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국립암센터가 지난19일 국가암예방검진동 8층 국제회의장에서 제15회 국제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암 예방, 새로운 도전과 전략(Cancer Prevention. New Challenges and Solutions)’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암 예방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올해로 개원 22주년을 맞아 개최된 국제심포지엄에 국제암연맹(UICC) 제프 던 회장, 미국 국립암연구소(이하 NCI) 더글러스 로위 수석부소장, 일본 국립암센터 히토시 나카가마 원장, 대한암협회 이민혁 회장 등 국내·외 유관기관 대표의 축하가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전 세계적으로 암 예방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암 예방 연구 및 정책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향후 국가암관리의 방향에 관해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심포지엄은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의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의 예방에 대한 기조 강연으로 시작됐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한국의 암 예방(Cancer Prevention in Korea)’이라는 주제로 암의 주요 위험요인인 흡연, 음주, 식이, 감염 등을 중심으로, 그동안 한국에서 이어져 온 암 예방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관해 살펴보고 앞으로 더욱 집중이 필요한 분야에 관해 강조했다. 이어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수장인 엘리자벳 바이더패스 소장이 ‘국제암연구소(IARC)의 임무 : 암 예방을 위한 연구’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바이더패스 박사는 흡연, 음주, 비만, 감염 등이 암 발생에 미치는 기여위험도에 관하여 설명하며, 각각의 위험요인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면 암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주류세 인상, HPV 백신 보급 등의 공중보건정책과 더불어 암 예방에 있어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암의 여러 위험요인 중 ‘흡연, 영양, 비만’을 주제로 서울대학교 조성일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성미경 교수,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먼저 ‘흡연과 암 예방’을 주제로 발표한 조성일 교수는 흡연의 질병부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암종, 흡연의 사회경제적 비용 등을 설명하며, 흡연을 지속시키는 구조적, 정치적, 사회적 역동을 변화시키는 담배종결전(Tobacco Endgame)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담배사업촉진법을 폐지해야 하고, 담배사업 확산을 통제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영양 항상성과 암’을 주제로 발표한 성미경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식품군별 섭취량 추이를 바탕으로 과일과 채소 섭취 권고량을 충족하는 비중이 극히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특히 대장암의 위험을 높이는 가공육, 음주, 비만, 적색육 등의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만, 신체활동과 암 예방’을 주제로 발표한 오상우 교수는 암 발생의 30~50%는 예방이 가능하며, 특히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비만일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식도암 발생 위험은 4.8배, 자궁암은 7.1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최근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비만이 늘고 있는 상황에 관한 중재가 필요하고, 암 예방을 위해 체중감량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암의 위험요인 중 ‘감염’을 주제로 국립암센터 최일주 교수, 대만 국립중산대학교 밍룽유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신화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주제로 발표한 최일주 교수는 위암발생 고위험군에서는 헬리코박터 치료를 통해 위암 발생위험이 약 50% 감소하며, 일반인구집단 역시 위암발생 위험이 감소한 제한된 연구결과가 있음을 제시하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특성을 반영해 한국과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연구인 HELPER(HELicobacter Pylori ERadication) 연구를 소개했다. ‘HBV(B형간염바이러스)와 HCV(C형간염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암 예방’을 주제로 발표한 대만 국립중산대학교의 밍룽유 교수는 대만에서 전 국민 B형간염 백신프로그램 시행전후 6~19세 아동의 간암발생률 변화를 소개하며, HBV(B형간염바이러스) 백신은 HBV(B형간염바이러스)로 인한 간암의 1~3차 예방은 물론, HCV(C형간염바이러스)로 인한 간암의 2~3차 예방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더불어 이차예방으로 인터페론, 엔테카비르치료 효과, 삼차예방으로 NA(핵산유산체) 치료를 통해 재발위험이 감소하는 것을 소개했다. 한편 C형간염 일차예방으로서 예방교육을 통해 유병률이 낮아진 사례, 이차예방으로서 항바이러스치료의 효과를 제시하며, 대만 건강보험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B형간염과 C형간염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암발생 위험이 낮아진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를 주제로 발표한 이신화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네 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궁암은 대다수가 HPV 감염으로 인한 것이며, 이들은 대부분 가다실이나 서바빅스와 같은 예방접종과 진단검사를 통해 예방이 가능함을 설명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암의 위험요인 중 ‘직업, 화학적예방, 음주’를 주제로 국립암센터 초빙의인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 일본 교토부립의대 미치히로 무토 교수, 캐나다 CCSA(캐나다 약물사용·중독센터) 공동의장이자 서스캐처원 의대 피터 버트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부모직업과 소아암’을 주제로 발표한 백도명 교수는 직업이 전체 암 발생에 기여하는 기여율이 1.1~5.1% 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직업성 암에 대한 인식과 인정 비율이 극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여 년 간 한국에서 소아암 발생률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부모 직업의 영향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소아암환자를 대상으로 부모의 직업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가족성 암의 화학적예방’을 주제로 발표한 미치히로 무토 교수는 일본에서 암의 화학적예방이 이루어져 온 발자취를 소개하며 대장암에서 아스피린, 메살라진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메커니즘과 관련 임상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암예방을 위한 음주 제한’을 주제로 발표한 피터 버트 교수는 최근 개정된 캐나다의 음주 권고안과 권고안 개정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음주는 전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더불어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하여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알코올 함유량, 건강경고문을 술병 라벨에 기재해 국민들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세션에서는 각 영역의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뤄졌으며,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의 히로마사 오카야수 국장,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 서울대학교 박수경 교수, 연세대학교 김태일 교수, 서울대학교 박상민 교수,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김한숙 과장이 정책, 연구, 임상영역에서 바라보는 암 예방과 국가암관리의 미래 방향에 관하여 논의했다. 오카야수 국장은 서태평양 지역의 암 부담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30~40% 가량 더 높아 사회적 비용 지출도 더 높다는 점을 설명하며,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각국의 맥락에 맞춰 예방에 집중하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한국의비감염성질환(NCD, Non-communicable Diseases) 가이드라인을 좋은 예시로 들었다. 기모란 교수는 암 예방을 위해서는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감염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3차예방은 다시 암을 예방하는 1차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서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와 결핵은 산정특례를 적용해 진단 및 치료비용 부담이 없지만 HPV, HBV, HCV는 지원이 부족해 이에 대한 별도 관리법과 치료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수경 교수는 소금섭취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사이 상호작용이 있기에 위암예방을 위해 소금섭취량 제한의 필요성이 있으며, 우리나라 국민의 낮은 칼슘섭취량과 관련해 암 예방을 위해 칼슘섭취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는 발암물질 데이터가 부족해 암에 대한 직업적 요인을 추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핀란드산업보건연구소가 국제암연구소에 등록된 데이터로 개발한 프로그램인 CAREX(CARcinogen EXposure)와 같은 자료가 구축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태일 교수는 화학적예방의 경우 다른 질환의 치료목적으로 꾸준히 사용되어 오던 약제가 대규모 역학연구를 통해 암 예방 효과가 입증되면서 암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중요한 것은 독성에 대한 안전성 문제와 비용효과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상민 교수는 국민들이 거주하는 환경이 비만이나 흡연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환경 역학, 사회역학 연구가 더욱 필요하고, 건강, 생활, 소비, 환경 등을 함께 고려한 암 발생 관리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융합 빅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한숙 과장은 지난 2000년대 이후부터 국립암센터가 완결성 있는 전주기적 국가암관리 전략을 세우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정책적으로 암 예방을 위한 위험요인인 흡연, 음주, 비만, 영양, 감염 등에 관한 관리가 분절화, 파편화되어 있어 이들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다. 또한 발암물질 관리는 이제 연구가 시작되는 단계인데, 이를 포함하여 암 예방을 위한 근거생산과 연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암 예방에 관한 세계적인 정책 동향과 흐름을 살펴보고 흡연·감염·음주·식이·직업 등 암 예방에 중요한 요인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펼쳐졌다”라며 “심포지엄에서 나온 제언을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 암 예방 정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암센터는 지난 4월 NCI와 암 연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암 예방 공동연구를 기획하는 등 다방면으로 암 예방에 주력해오고 있으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국내·외 암 예방 분야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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