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에서는 창의성에 관해 많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 창의적일 수 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마치 신의 능력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그런 의미는 분명히 아닐 것이다. 신적인 창조 능력에 비하면 인간의 창조 능력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창의성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주로 위기의 순간을 맞이해서이다. 현재의 대처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위기의 긴장감 속에서 혁신을 위한 잠재적 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기는 또한 기회이기도 하다.

창의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지금 현재의 위기 상황을 매우 심도 있고 신중하게 숙고하면서 그 어떤 해결의 길을 찾아나감을 의미한다. 현재의 위기 순간을 창의적으로 마주하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전망을 수립하고 새로운 지식과 능력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꿈을 꾸는 예언자들처럼 되어야 할 것이다. 창의성은 전문가와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대화와 참여라는 역동성 안에서 새로운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모든 인류가 각자의 처지에서 책임 있고 능력 있는 공헌을 해주는 것이 오늘의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길이 된다.

오늘날 이러한 인류의 창의성이 더욱 요구되는 것은, 생태 문제로 인한 지구적 생존의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 변화(climate change)의 문제가 그러하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로 인해 극 지대와 고지대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고 불안정한 기상 이변을 전 세계적으로 겪게 된다. 2015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 변화 회의’(2015 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는 이러한 생태 위기 문제에 대한 전 인류의 관심과 우려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 모두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동시적 파괴 구조’이다. 먼저, 인간이 자연을 훼손시킨다. 즉 인간의 욕심으로 말미암은 무분별한 개발이 오늘날의 심각한 생태/환경 파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대함에 있어 기술적 차원과 경제적 이윤 추구만이 일방적으로 강조될 때, 지속가능한(sustainable) 개발의 범위를 이탈하고 균형이 깨어질 것이고, 이는 곧 심각한 생태 및 환경의 파괴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의 파괴가 마치 부메랑(boomerang)처럼 다시 돌아와서 결국에는 인간 자신을 파괴하게 된다.

경제적, 기술적 발전에 대한 관심이 생태계의 균형에 대한 관심을 수반하지 않을 때, 우리의 땅은 심각한 환경 훼손과 그에 따르는 인간 훼손에 불가피하게 노출된다. 인간이 지구의 자원과 잠재력을 단순히 사용과 소비의 대상물로 여기는 한, 자연 환경에 대한 남용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는 이제 인류의 자멸을 염려하게까지 한다.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 대륙에서도 최근에 많은 자연재해(natural disaster)가 발생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에서 이는 ‘비(非)자연적인 자연재해’(unnatural disaster)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커져버린 슈퍼 태풍(super typhoon), 슈퍼 허리케인(super hurricane)과 슈퍼 사이클론(super cyclone)이 계속 출현할 것이라고 예보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3년 11월 필리핀에 상륙한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하였는데, 이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의 온도 상승으로 태풍의 강도가 비정상적으로 극심하게 커진 경우라고 분석된다.

가톨릭 교회의 프란치스코 교황(재위 2013-)은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3항에서, 이러한 자연재해들이 비자연적인 것임을 시사한다.
 

매우 확실한 과학적 견해들은 우리가 현재 기후 체계의 심상치 않은 온난화를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최근 수십 년간 온난화는 해수면의 지속적인 상승을 일으켰으며, 개별 기상 현상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원인을 밝혀낼 수는 없지만, 심각한 기상 이변 현상의 증가와 온난화를 연결시켜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러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새로운 전망을 수립하고 새로운 관계망을 구성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류 공동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개방적이며 연대적인 관계를 구성할 수 있는가? 특히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하여 진정 창의적 태도로 현재의 기후 및 생태 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가?

연속성과 비연속성(변화) 사이에는 긴장이 있다. 바로 그 긴장 속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것이다. 우리가 창의적으로 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향해 자신을 개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와의 연속성이라는 요소를 경시해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아픈 사람을 치유할 때, 우리는 그 사람 안에 있는 건강하지 못한 부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사람 안에 있는 건강한 부분들을 극대화시킴으로써 그것이 안 좋은 부분들을 압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우리는 현재의 생태 위기에 접근할 수 있다. 인류 역사의 지혜가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가르치는 바를 다시금 되새기면서 현재의 생태 위기에 대처하는 창의적인 길을 찾아내어야 할 것이다.

창의적・창조적으로 된다는 것은 과거의 역사로부터 지혜를 배우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자기 자신을 개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제는 온 인류가 이러한 창의성을 십분 발휘해야만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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