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품질연구재단이 오는 6월 "‘약전 의약품 규격 및 품질 선진화 전략’을 주제로 "제8회 의약품 품질 규제과학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미국 약전, 유럽 약전 및 일본 약전 등 주요 선진 약전의 개정 현황을 조망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글로벌 약전토론그룹(PDG)의 국제 조화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공론장으로, 국내외 연구자들이 설계기반품질고도화(QbD), 유전 독성 불순물 관리 등 최신 규제 과학의 흐름과 이슈를 소개할 예정이다. 컨퍼런스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배경이다. 

컨퍼런스 개최를 진두지휘한 주인공이 있다. 바로 전인구 의약품품질연구재단 회장이다. 그는  동덕여대 약대 교수를 정년 퇴임하고 6년째 의약품 품질 연구재단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 회장은 재단을 통해 대한민국 약전 선진화, 의약품 품질시험법 웨비나 교육, 전문 서적 발간 등의 사업을 통해 산학 협력 기틀 마련에 크게 공헌한 베테랑이자, 품질 전문가다. 

본지가 지난달 24일, 전인구 회장을 만나 이번 컨퍼런스의 중요성과 의미를 물은 이유다. 전 회장과의 좌담 내용을 아래와 같이 공개한다. 

# 의약품품질연구재단이 출범한 이후 벌써 '20돌'을 맞았습니다. 이번 행사의 의의를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단 설립 20주년을 기념해서 컨퍼런스 주제로 '약전과 품질'을 잡았습니다. 약전은 한마디로, 의약품 품질을 관장하는 가장 중요한 지침입니다. 의약품 품질 규범서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의약품 품질 규범서 영역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 약전이 가장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컨퍼런스는 미국, 일본, 유럽 약전의 개정 현황을 통해 대한민국 약전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 이번 행사가 시기적으로도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의 약전 기관은 1989년 규격시험법을 따로 하지 말고 국제적으로 통일해 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결성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글로벌 약전토론그룹(PDG)입니다. PDG가 만들어진 이래로 미국, 일본, 유럽 약전 당국자들은 서로 규제 조화 노력을 해왔습니다. 

최근 식약처가 PDG에 가입하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이미 ICH 회원국이고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도 가입했기 때문에 품질 영역에서 앞서가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PDG에 가입을 하면 국제적인 위상이 더욱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 우리나라가 PDG 가입국이 될 경우 구체적인 이점은 무엇일까요. 

의약품 품질에 관한 위상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이는 곧 우리나라가 세계 선진 품질 주권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제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우리 제약 기업 스스로도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특히 미국, 일본, 유럽 약전 전문가들이 차례로 발표하고 우리 식약처 의약품 연구과의 세션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공개적으로 서로의 약전 수준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한마당이기 때문에 PDG 가입 준비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컨퍼런스는 약전 이외에도 세션2(유전독성 불순물 분석 및 관리), 세션3(QbD 예시모델 개발 사례) 등의 주제가 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의약품 불순물 문제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특히 유전 독성 불순물 관리 지침은 업계의 화두입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 해당 주무과 과장이 컨퍼런스를 통해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불순물 분석 기술에서도 워낙 미량이기 때문에 한계 농도까지 온다면, 그런 부분까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슈가 있습니다. 불순물 분석 전문가의 여러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세션입니다. 

세션3의 QbD는 결국 의약품 품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식약처가 의약품 허가 심사 규정을 통해 QbD 기반의 허가 서류를 낼 수 있는 길을 열어놨는데 일부 제약사만 하고 대다수 제약사는 관심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QbD,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는 사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 의약품품질연구재단 출범 이후 20년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입장에서는 컨퍼런스를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재단이 하는 일에 대해 소통할 필요가 있고 연구 사업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할 필요도 있다는 측면에서 매년 1~2회씩 개최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써왔습니다. 컨퍼런스를 개최할 때마다 기분 좋은 피드백을 받아온 이유입니다. 

# 컨퍼런스를 개최할 때마다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특별한 철학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재단 회장으로서 어떤 일을 추진할 때 돈이 무서워서 일을 안 하지 않았습니다. 돈은 뒷전이었고 컨퍼런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연자를 섭외하고 소개해서 밀고 나갔습니다. 대한약학회 회장을 맡았을 때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일단 해보자는 정신으로 도전했습니다. 

이번에도 식약처 PDG 가입을 돕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약전 기관 사람들을 반드시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개최가 가능했습니다. 돈만을 생각했다면 미국, 일본, 유럽 연자를 모시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철학으로 펀드레이징을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식약처가 PDG 가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시기인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약전이 주도적인 품질 체계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선진화된 규범서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제약사들의 품질 역량과 수준이 향상돼서 결국엔 우수한 의약품을 국민에게 제조하고 공급하는 커다란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