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이권구 기자] 대한간학회(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가   '간질환 임상과 연구의 진일보를 위한 도약 (A Leap Forward in Liver Research and Clinical Care)' 주제로  The Liver Week 2023을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했다.

간질환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시작된 The Liver Week 2023은 올해 열번째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총 29개국에서 초록 608편(해외초록 293편 포함)이 접수됐으며 해외참가자 30개국 171명을 포함해 총 1093명 (사전등록 1030명, 현장등록 63명)이 등록을 마쳤다.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입국을 미뤄왔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간질환 최신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하며 간질환 임상과 연구 분야를 한 단계 진일보시킨 도약의 자리가 됐다.

특히, 미국간학회 차기회장으로 선임된 스탠포드의대 레이킴 교수(서울의대 졸업) 등을 비롯한 미국간학회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 대한간학회와 미국간학회 간 학술 교류를 위한 총 다섯 차례 조인트 심포지엄과 워크숍 세션을 진행했다.

이번 The Liver Week 2023을 계기로 대한간학회 배시현 이사장 (가톨릭의대 교수) 과 레이킴 교수는 서로 협력해, 국내 임상과 기초 분야 신진연구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미국간학회 전문가 및 권위자들과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외  대한간암학회도 일본간암학회와 조인트 심포지엄을 통해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양국 간 학술 교류를 재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간질환과 관련된 역학, 원인, 병태생리, 진단, 치료, 기초 연구 등 최신 지견들에 대해 수준 높은 강의와 발표가 진행됐으며, 특히 인공지능과 정밀의학 등 미래 지향적인 의학 연구들이 속속 소개돼 국내 간질환 연구가 세계적 위상에 도달했음을 확인했다.

학술 연구 이외 현재 우리나라 간질환과 관련된 의료 보험 제도와 의료 정책에 대한 포럼이 개최됐고,  The Liver Week 2023에 참여하는 연관학회들이 국민 간건강을 위한 국가 의료 정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최적 B형간염 치료제 선택 AI 활용 맞춤형 정밀의학 

서울의대 이정훈 교수팀은 인공지능을 학습시킨 머신 러닝 모델을 통해, 각 환자 특성에 맞춰 환자별 최적 항바이러스제를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코호트 연구를 진행, 결과를 보고했다.

주로 우리나라와 대만 환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다국적 연구는 총 13,970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고, 6,790명은 파생 코호트군, 7,180명은 검증 코호트군으로 각각 했다. 파생 코호트군을 대상으로 환자 나이, 성별, 간경변증 유무, 혈소판수치, ALT, 빌리루빈 등 혈액검사, 바이러스량, 간암 가족력, 흡연력, 음주력 등 각 환자 개별적인 습성과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분석 결과 테노포비어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환자군에서는 남성과 간경변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머신러닝을 활용한 PLAN-S 모델이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최적 항바이러스제 선택에 효과적 도구라는 점을 코호트 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킨 PLAN-S 은 B형간염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약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간암을 억제하는데 최적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 머신 러닝을 활용한 맞춤형 정밀의학 연구임이 입증됐다.

       간이식 대기자 새 평가지표 MELD 3.0 

연세의대 이식외과 김덕기 교수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이식대기자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생존 정확도 지표인 c-index에서 MELD 3.0 이 0.893, 기존 MELD 0.889으로 두 지표 모두 정확했지만, MELD 3.0이 기존 MELD에 비해 통계적으로 우수한 응급도 평가 기준이었다. MELD 3.0으로 응급도를 산정하는 경우, 기존 MELD로 응급도를 산정하는 경우와 비교해, 응급 간이식이 필요했던 대기 사망자 35.2% 가 상향 조정된 반면, 응급 간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대기자를 포함한 전체 대기자 15.9%가 상향 조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MELD 3.0은 응급 간이식이 필요한 대기자를 더 효과적이라고 반영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결과적으로 기존 MELD 대신 MELD 3.0을 반영하여 응급도를 산정한다면 간이식 대기 사망률을 2.7% 감소시킬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가이드라인 개발

   우리나라 간질환 연관학회가 진료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개정하는데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 아시아태평양간학회는 우리나라 간질환 전문가들이 대부분으로 선정된 제정위원회를 구성해 간이식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이러한 가이드라인 제(개)정을 체계화하고 선도하기 위해 진료가이드라인 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두어 국내 간질환 진료와 교육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C형간염 선별검사 국가건강검진 도입 시기"

현재 국내 바이러스간염 현황은 WHO의 2030 바이러스간염 퇴치 인증 기준에 도달하기 어려운 상태로 C형간염 퇴치가 어려운 국가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 정책 입안 등 국가적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C형간염 감염원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관리체계가 매우 부족해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감염원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2024년 1월부터 발효되는 ‘중대재해처벌법’는  B형간염과 C형간염 감염은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대산업재해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각 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C형간염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무증상 환자 감염여부를 전혀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C형간염 선별검사를 통한 감염 여부를 구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국내 체류 외국인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서, 외국인 유입자에 대해서도 선별검사를 시행해 감염원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지만, 단기간 경구약물 복용만으로 부작용 없이 100% 가까운 완치 약물이  시판되고 있다. 따라서 숨어있는 무증상 환자를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일은 단순히 개인 치료 뿐 아니라 감염원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관리사업으로 다루어야 할 당위성 있는 사업이다.

현재 대한간학회와 질병관리청이 공동으로 정책연구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한간학회에서는 40-65세 대상 C형간염에 대한 선별검사를 평생 1회 시행해주는 검진 사업이 도입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만일 이 방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적어도 한정된 기간 일몰성으로 국가검진사업에 편입하거나, B형간염에 대한 국가검진을 한시적으로 조정해 C형간염으로 대체 시행하는 방안, 혹은 C형간염 검진을 특별사업화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말기 간경변증 산정특례 도입 절실"

 대한간학회 한국인 간질환 백서에 따르면 2003년 간장애인으로 등록된 환자가 3,108명에서 2020년 13,808명으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간경변증 요양급여 비용 중 연령별 부담비율이 인구 고령화로 사회경제적 활동이 필요한 50대 이상에서 커지고 있다. 2016년 1,300여억 원이던 요양급여비용이 2019년 1,880억으로 늘며 간경변증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중 층화 무작위 표본추출 기법으로 약 102만 명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간경변증 환자 2,609명과 5대암 (폐암, 직장대장암, 위암, 간암, 유방암) 환자 4,852명 사망률을 2002년부터 8년간 분석해, 간경변증 환자군 사망률이 인구학적 특성을 보정한 이후에도 위험비 1.27로 암환자군보다 더 높았다. 특히 비대상성 간경변증 (말기 간경변증) 환자군 경우 위험비 1.82로 5대암으로 인한 사망보다 사망 위험도는 더욱 높게 나타났다.

즉, 비대상성 간경변증은 중증난치 질환자 산정특례 정의인 ‘치료법은 있으나 완치가 어렵고 진단 및 치료에 드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수준을 보이는 질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 의료비용이 일정 수준 넘어야 검토대상이 되는 이 제도 특성상 비대상성 간경변증 상병코드가 다양하여 정확한 의료비용 산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비대상성 간경변증 중증 난치질환자 산정특례 관련 제안 및 협조 요청’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비지원실 산정특례 운영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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