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은아 박사
사진. 성은아 박사

새로 나온 비만약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가 화제의 중심에 있는 약물들이다.

오젬픽은 비만약이 아니고 위고비는 비교적 최근에 비만약으로 승인을 받았으며, 마운자로는 아직 비만약으로 승인을 받지도 않았다. 그러나 약물의 체중 감량 효과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입소문이 나서 이 약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미디어의 도처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사실 오젬픽과 위고비는 용량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같은 약물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2017년에 오젬픽이라는 상표명으로 제2형 당뇨병 약물로 허가 받았으며, 2021년에 같은 성분의 약물을 고용량의 제형으로 만들어서 위고비라는 상표명을 붙여 비만약으로 승인을 받았다.

비만약 승인을 받기도 전에 약물의 체중 감량 효과가 소문이 나서, 뉴스 매체에서는 오젬픽이라는 이름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엘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2022년에 제2형 당뇨병 약물로 승인을 받았으며, 비만약으로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비만약은 비만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다. 비만 치료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만은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고, 심리적이거나 정신적인 부담을 가중한다.

그렇다면 비만은 과연 병일까?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만성 질병으로 규정한다. 비만을 치료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비만약은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므로 결국 살을 빼는 약 또는 다이어트 약이다. 기능적으로 말하면 식욕 억제제이다. 

위고비/오젬픽은 짧은 시간 안에 살을 뺄 수 있게 하는 신약이라고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어느 유명 모델이 불과 3주일 만에 도저히 불가능했던 사이즈의 옷에 몸을 끼워 넣을 만큼 감량에 성공한 비결이라고 소문이 났으며, 엘론 머스크도 위고비/오젬픽을 사용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면서 약물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위고비의 효과를 상회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고 알려져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들에 대해서 ‘세계에 만연된 비만 문제를 해결할 약물’이라는 찬사를 표시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약값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경제력이 있는 일부에게 제한되어 사용되는 약물이다. 

위고비/오젬픽과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들이다. GLP-1은 음식물 섭취에 따라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GLP-1이 췌장을 자극해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분비를 조절한다.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들은 GLP-1과 유사한 기능을 하여 혈당을 낮추고 위장관의 운동을 저하시키며, 식욕을 억제한다. 약물을 사용하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복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들은 제 2 형 당뇨에 대하여 사용되어 왔는데, 체중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부작용을 이용해서 비만약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 약물들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위장관계의 장애가 흔하게 나타난다. 심한 경우 이 때문에 사용을 중단하는 사람도 있다. 불면증, 췌장이나 신장의 염증, 결석 및 다른 부작용도 드물게 보고된다.

무엇보다 장기적 부작용에 대하여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당뇨병 약물로 사용된 지 약 20년이 되었으니 안전성의 자료가 확보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위고비/오젬픽과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중에서도 새로운 종류이며, 이 특정 형태의 약물에 대한 장기적 부작용은 미지수이다.

비만약의 투여 용량은 당뇨병에 사용하는 최대 용량에 해당된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이 당뇨병 약을 고용량으로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약물을 사용해서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약물을 중단하면 체중이 원상 복귀한다. 그래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약물을 투여 받아야 한다. 약물을 사용한 후에 흔히 늙어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살이 빠지면서 피부가 늘어지고 주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시 살이 찌면 피부도 탄력을 되찾게 되지만, 그보다는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피부 관리를 받아 다이어트의 효과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한 달에 180 만 원 이상을 체중 유지비로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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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신약들은 효과 면에서는 획기적이지만 기전을 보면 혁신적인 약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위고비 이전에도 GLP-1 수용제에 작용하는 약물이 이미 비만약으로 허가를 받아 사용되어 왔다.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가 2014년에 비만약으로 승인을 받았다.

삭센다는 그 이전에 나온 다른 약물들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가 우수하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만약이다.

하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는 삭센다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의 체중을 15~20% 정도 감량해서, 수술을 통해서나 가능했던 수준의 감량 효과를 나타내었다. 게다가 삭센다는 매일 투여해야 하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1주일에 1회만 투여하면 된다.

이들 비만약들은 작용 방식에 있어서 기존의 약물들과 다르다. 기존의 비만약은 대부분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향정신성 약물들이다. 뇌에는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를 관리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해서 배고픔을 관장하는 기능이 있으며, 만족감과 쾌감을 관리하는 기능도 있다.

기존의 비만약들은 뇌에서 이런 기능들을 억제하여 식욕을 조절한다. 이전에 암페타민을 식욕 억제제로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을 자극하는 약물이다. 다른 비만약들도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이나 다른 종류의 신경전달물질을 통해서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들이 주종이다. 

펜터민은 지금 사용되는 비만약 중에서 가장 오래된 약이다. 1959년 허가를 받았다. 암페타민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하여 식욕 억제 외에도 감정의 변화와 습관성을 유발하며,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심혈관계에 대한 부작용도 있다. 단기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용된다.

다른 비만약들과 차별되는 기전을 가진 오르리스타트(상표명 제니칼, 알리)가 1999년에 허가를 받았다. 위와 췌장에서 지질 분해 효소를 억제하여 지질 대사를 늦추고 지질의 흡수를 방해한다. 장기적인 사용이 허가되어 있으나, 위장관계에 대한 불쾌감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다.

비만으로 인해 유발되는 신체적 부담과 비만약이 야기하는 부작용을 비교하여 약물의 사용을 결정한다.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때문에 사용이 중지가 된 비만약도 상당수 있어서, 1990년대에 유명했던 펜펜이나 2020년까지 사용되었던 로카세린이 그 예이다. 

비만을 해결하면 비만이 야기하는 다른 질병들도 함께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비만을 식습관과 생활 습관의 관리를 통해서 해결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비만약은 효과가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문제가 되어 개발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성공 확률이 높고 개발의 수익성이 높은 다른 분야에 비하여 비만약에 개발의 우선 순위를 두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오젬픽의 열풍이 불면서 비만을 심리적인 문제나 생활 습관의 영역이 아니라 대사성 장애나 불균형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어, 비만 치료제 개발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GLP-1 외에도 음식물 섭취와 식욕과 관련된 다양한 호르몬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들이 현재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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