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전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 상황이 엔데믹(endemic) 국면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및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대체로 준수한 외형 성장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회사 중에서는 매출 1조원을 넘어 2조, 3조원을 넘겼고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곳도 다수 있었다. 또한 중견 제약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업체가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팜뉴스가 2022년도 1~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형 및 중견 상장 제약바이오사 5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곳은 총 46곳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 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이 '덩치 키우기'에 성공한 셈이다.

조사대상 50곳의 2022년도 4분기 누계 매출액은 27조 90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1년 4분기 누계)인 24조 5530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다만, 수익 면에서는 기업별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거나 적자지속인 기업은 8곳이었던 반면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곳은 4곳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흑자이지만 전년 대비 감소한 업체도 14곳에 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 주요 바이오 기업들, 매출 '1조 클럽' 넘어 "더 위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실적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바이오 기업들이 이번에도 단연 눈에 띄었다.

먼저 글로벌 CDMO 전문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2년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4% 증가한 3조 12억원을 기록하며 조사대상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9836억원과 798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4%, 102.8%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괄목할 만한 성과에는 지난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100%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이 배경에 있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담당하는 R&D 전문기업으로 업계에서는 CDMO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생산시설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약 2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내에 5공장을 신설할 것"이라며 "5공장의 규모는 18L이며 오는 2025년 9월 가동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서정진 회장이 최근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셀트리온이 그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의 2022년 매출액은 2조 28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8934억원) 대비 20.6%가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0%, 9.7% 감소한 6471억원, 5378억원을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IV의 미국 점유율이 급증한 것과 신규 제품 출시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호실적이 매출 증가의 주된 요인이었다"라며 "또한 다케다를 인수하며 확보한 제품을 중심으로 케미컬 사업 매출도 성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매출 포트폴리오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램시마IV의 비중이 증가한 것과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덧붙였다.
 

# 상위 전통 제약사, '외형 성장 & 내실 다지기' 모두 GOOD

앞서의 바이오사들에 이어 전통 제약사들 역시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액 1조 7758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기록하며 전통 제약사 중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5.9%가 감소했다.

이는 유한양행과 자회사들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증가했고, 반면에 수익성 감소는 R&D(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과 라이선스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최근 R&D 전담 사장에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김열홍 교수를 선임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암 연구 및 치료 분야에서 최고 석학으로 꼽힌다.

다음으로 GC녹십자는 2022년 매출액 1조 7113억원, 영업이익 812억원을 달성하며 뒤를 이었다. GC녹십자는 전년 대비 매출액 11.3%, 영업이익 10.3%가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타이틀과, 외형 성장 및 내실 다지기라는 '두 마리 토끼'까지 얻었다.

GC녹십자 측은 "GC셀 등 연결 대상 자회사들의 매출 증대와 함께 처방의약품 부문에서 헌터라제의 매출이 3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하며 준수한 성장세를 기록한 제약사들로는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그리고 대웅제약이 있다.

종근당은 작년에 매출액 1조 4883억원으로 직전 연도(1조 3435억원) 대비 10.8% 성장했고 영업이익 역시 1099억원으로 16.0% 늘어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의 2022년 매출액은 1조 4315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4.9% 줄었다.

한미약품은 2022년 매출액 1조 3315억원, 영업이익 15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7%, 26.1% 상승했다. 또한 대웅제약은 매출액 1조 1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가, 영업이익은 957억원으로 8%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 중견 제약사들, 수익성에서 엇갈리는 희비

앞서의 대형 제약바이오사들에 이어 중견 제약사들 역시 대부분 준수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업체 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기업은 매출이 '폭풍 성장'한 대원제약이었다. 대원제약의 2022년도 매출액은 4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121.4%가 늘어났다.

이 같은 성장세는 대표적인 감기약 제품인 일반의약품 '콜대원'과 전문의약품 '코대원'의 활약이 주요했다. 특히 코대원은 코로나19 이전에 연매출 100억원 정도를 기록했으나 2022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 이후 매출이 5배 이상 뛰었다.

다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은 모두 매출이 크게 역성장하며 울상을 지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92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4567억원으로 50.8%가 빠졌고, SK바이오팜 역시 2021년 매출액 4186억원에서 2022년 2461억원으로 41.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에 편중된 사업 구조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이 같은 실적 악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독감 백신 생산을 줄이는 대신,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과 다른 제약사로부터 위탁생산하는 코로나 백신 생산을 늘렸지만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