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정호 원장
사진. 이정호 원장

서구화된 음식 섭취와 불규칙한 식사 습관, 잦은 음주 등으로 20~30대에 생기는 질환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치질은 국민 30~40%가 경험하는 흔한 항문질환이다. 치질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약 70%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항문 통증은 흔하다고 볼 수 있다.

항문질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치질을 떠올리게 된다. 치질은 암을 제외하고 항문에 발생하는 치핵, 치루, 치열 등을 통칭해 부르는 말이다. 서구화된 식습관을 비롯해 오래 앉아있는 습관, 만성피로, 스트레스, 잘못된 배변습관 등으로 발생하게 된다. 특히 오랜 시간 아랫배에 반복적으로 힘을 주게 되는 변비 환자의 경우 항문관 압력이 높아져 치질로 이어지기 쉽다.

이외에도 간경화로 인해 직장 혈액이 잘 순환되지 못하거나 임신 중 태아가 정맥을 눌러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발생하기 쉽다. 치핵은 치질 중 대표적인 질환인데, 항문의 혈관을 덮고 있는 피부와 점막이 늘어나면서 살덩이가 생기는 병이다. 치핵이 가장 많고, 항문 주위에 심한 농양(고름)이 생기는 치루, 항문을 덮고 있는 피부가 찢어지는 치열 등도 있다.

항문 통증과 혈변은 치질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혈변의 형태는 다양하다. 선홍빛 피만 보이기도 하고 핏덩어리가 배변과 함께 나오기도 한다. 또한 항문 안에 위치해 있어야 할 점막이 배변을 볼 때 밑으로 내려오기도 하며 가려움증, 돌출 등이 동반된다.

날이 선선해질수록 항문 주위의 모세혈관이 수축하게 되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치질은 배변 후 나타나는 출혈 증상으로 대장암으로 오인하거나 치질을 대장암과 연결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질과 대장암은 별개의 질환으로 치질이 악화된다고 해서 대장암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치질의 증상은 1, 2, 3, 4도로 나눠져 있다. 1, 2도때에는 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처음에는 약간의 피, 가려움, 불편감이 있다가 3도부터는 통증이 발생하거나 항문 밖에 없던 것들이 생기고 출혈이 잦아지게 되면서 출혈의 양도 많아지게 된다. 하루 종일 항문에 신경이 쓰일 정도의 이물감도 있다.

치핵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핵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기 치료가 늦어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치핵의 4단계 중 배변 시 살짝 출혈만 보이는 1도 또는 배변 시 점막 덩어리가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스스로 들어가는 2도 상태에서는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이외 비수술 치료로 치료가 어려운 3도, 4도의 경우 불가피하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치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호발하며, 주요 원인으로 잦은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습관이 있다. 특히 여름을 대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로 인해 변비가 발생해 대장에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치질 발생의 원인은 다양하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과도한 힘을 계속 들여 배변하는 습관, 변비나 설사, 지나친 음주, 무거운 것을 든다거나 헬스, 골프, 등산 등 복압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운동을 심하게 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직장암이나 대장암도 1, 2기땐 증상이 거의 없다. 대개 검진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출혈이 있을 때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치질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시 반복되는 섬유화 등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세균 감염으로 인한 항문 농양, 치루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되도록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생활 중 항문 질환이 의심된다면 되도록 야외 활동 시 자전거 타기와 같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하는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시 항문에 가해지는 힘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치질 및 항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용변 시간을 길지 않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술과 담배,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대신 섬유질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항문이 차게 되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것 역시 치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글. 인천 하이병원 이정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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