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 능력을 증강시키는 면역 치료제의 일종이다. 환자의 면역 T 세포를 유전자 조작하여 암세포에 대한 반응성을 강화한 치료제이다. 따라서 세포 치료제이고, 유전자 치료제이며, 환자 맞춤형 치료제이다. 

사진. 성은아 박사
사진. 성은아 박사

CAR-T (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는 CAR를 발현하는 면역 T 세포이다. 면역 T 세포는 체내의 면역 기제의 중심이 되는 세포로서, 암세포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이 된 세포를 인지하여 제거한다. CAR-T 세포는 환자의 면역 T 세포에 CAR 유전자를 도입하여 만든다. CAR 유전자는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인지하도록 디자인한 인위적인 단백질을 코딩한다. CAR-T 세포는 암세포 표면의 특이 항원을 인지하면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공격한다. 환자의 기존 면역세포보다 더 효율적으로 암세포에 대하여 반응한다. 

현재 6 종의 CAR-T 치료제가 약물로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킴리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2017 년 FDA 승인), 예스카타 (미만성 거대 B 세포 림프종, 2017 년), 테카투스 (멘틀세포 림프종 및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2020 년), 브레얀지 (미만성 거대 B 세포 림프종, 2021 년), 아베크마 (다발성 골수종, 2021 년), 그리고 카비크티 (다발성 골수종, 2022 년) 등이 있다. 모두 혈액암에 대한 치료제이다. 고형암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주로 말기암 환자 또는 중증의 암환자에게 사용되지만 최근에 환자의 범위를 확대하여 사용하는 추세이다. 카비크티는 중국 난징에 기반을 둔 바이오텍인 레전드가 개발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보여 주는 예이다.

CAR-T 치료제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약물이어서 장기적인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초기 임상시험에 참가했던 환자들 중에서 10 년 생존한 사례들이 있는데, 10 년이 경과하던 시점에도 이들의 체내에 CAR-T 세포가 여전히 증식하며 존재하고 있어서 항암 작용을 지속적으로 나타낼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CAR-T 치료 효과가 모든 환자에게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치료를 받은 직후 대부분의 환자가 암의 관해 효과를 보이지만, 3 달이 경과한 이후에 절반에 가까운 환자가 암이 재발한다. 킴리야 출시 이후 5 년 시점인 2022 년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환자의 82 %가 치료 직후에 효과를 보였으나, 5 년 생존률은 그 절반 정도인 55 %이다. 

CAR-T 치료제는 치료의 효과가 높지만 부작용도 크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사이토카인 폭풍)과 뇌신경계 부작용이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은 감기처럼 가벼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상당수가 중증 이상의 증상을 나타낸다. 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환자는 두통과 혼란 상태를 나타내기도 하고, 혼수 상태에 빠지거나 신경 발작을 겪기도 한다. 이 외에도, 치료 중에 대량으로 파괴된 암세포에서 전해질과 요산이 방출되어 혈액에 전해질의 불균형이 생기고 신장에 손상까지 올 수 있다. 혈액 세포가 감소하여 환자는 면역력이 감소하고 감염에 취약하게 된다.

효과적인 CAR-T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내재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CAR-T 치료제는 처음에 치료 효과를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지속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형암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때에 정상 세포나 조직에 대한 부작용이 특히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도 고형암은 CAR-T 세포의 접근성이 물리적으로 어렵고, 암세포가 주위 환경을 교란하여 면역세포를 회피하는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제가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에서 치료의 강도와 작용 시간을 조절하여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고형암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약물을 디자인하며, 암세포에 대한 특이성을 높이고 적용 가능한 암의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분야의 개발은 아이디어 집약적이어서 목표가 분명하고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동력이 강하다. 분자생물학적인 수단과 방법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으며,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있었던 백가쟁명을 방불하듯 아이디어가 난무한다.

특히 CRISPR 유전자 교정 기술이 CAR-T 치료제 개발에 적극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하면 세포의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조작할 수 있어서, 치료제 개발에서 CAR 유전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발현하게 하고 치료제의 안전성도 확보한다. CAR 유전자 조작 외에도, 암세포와의 반응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부가적으로 삽입하거나 교정하고 제거하여 기능을 강화한다. 또한 유전자 교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성품형 CAR-T 세포 치료제 개발도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현재의 CAR-T 치료제는 환자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로 만든다. 다른 사람의 세포를 사용하면 장기 이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난다.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고, 약물의 품질 관리도 까다롭다. 건강한 사람의 면역세포로 미리 만들어 둔 치료제를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환자에게 투여하면 편리할 것이다. 맞춤형 양복이 있지만 기성복이 있다. 기성품형 CAR-T도 비슷한 개념으로 개발된다. 여러 회사가 기성품형 CAR-T를 만들고 있지만 임상시험에서 치료의 지속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치료제가 처음에 효과가 있어도 6 달이 채 못되어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의 면역세포를 환자에게 투여하면, 환자의 면역세포와 투여한 CAR-T 세포가 환자의 몸에서 서로 싸우는 상황이 된다. 환자의 면역세포는 외부에서 들어온 세포를 이물질로 인지하고, 약물로 투여한 면역세포는 환자의 모든 세포를 이물질로 인지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약물이 치료 효과가 없고 부작용만 있다. 그래서, 기성품형 CAR-T 치료제가 작용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CAR-T가 환자의 암세포를 공격한다. 이는 CAR-T의 본연의 기능이니 새로울 것이 없다. (2) CAR-T가 환자의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정상 세포를 공격하면 환자에게 부작용이 크다. (3) 환자의 면역세포가 CAR-T를 공격하지 않는다. 환자의 면역세포가 CAR-T를 제거하면 치료제의 효과가 없다. 

기성품형 CAR-T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CAR 유전자를 도입하기 전에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해서 부가적인 유전자 조작을 한다. 면역세포는 기본적으로 ‘자기’와 ‘이물질’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는데, 공여자의 면역 T 세포에서 이 능력과 관련된 단백질의 유전자를 제거한다. 이제 CAR-T 세포가 피아를 구별하지 못하니 환자의 체내에서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CAR-T 세포에서 면역세포임을 나타내는 마커를 제거한다. CAR-T가 면역세포이지만 아닌 척 위장을 시킨다. 치료 중에 환자에게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는데, CAR-T 가 이 약물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이제 CAR-T 세포는 환자의 체내에서 제거되지 않고 생존하여 작용할 수 있다. 

영국의 런던 대학교에서 건강한 사람의 면역 T 세포로 CAR-T 치료제를 만들어서 소규모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한 환자의 경우, 암세포가 면역 T 세포에서 유래하여 부득이 다른 사람의 면역세포로 만든 CAR-T를 사용해야만 했다. 환자는 13 세 여아인데, 약물 투여 후 반 년이 경과한 2022 년 12 월 현재 치료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치료 후 막 6 달이 경과한 시점에 약물의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항암 효과가 지속적으로 작용한다면,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뿐 아니라, CAR-T 약물이 승인된 이후 이 분야에서의 진일보를 기록하는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다.  

△성은아 박사 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학사

미국 뉴저지 주립대 박사

1998-2011년 미국 반더빌트 대학교/ 예일 대학교- 뇌신경계 작용 약물 기전 연구

2011-201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뇌신경전달 회로 연구

2018-2022년 2월 메디헬프라인(주) 약물 개발 연구, 메디헬프라인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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