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시리즈 5편에서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T) 세포 치료제와 이 치료제를 개발했던 회사들 중 하나였던 ‘카이트’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이번에는 이 CAR-T 치료제 한계를 극복하려는 기술적 시도인 동종유래 (allogeneic) CAR-T 세포 치료와 CAR-NK(chimeric antigen receptor-natural killer) 세포 치료에 대해 다뤄 본다.

언급한 바와 같이 CAR-T 세포 치료제들은, 특히 혈액암 분야에서 높은 효능을 인정받으며 최근 각광을 받고 있지만 여러 가지 한계와 단점을 갖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우선 CAR-T 세포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 혈액으로 맞춤 생산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치료가 급한 환자가 일정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고, 비용도 일반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고가다(한화로 약 4억 내지 6억원 정도).

두번째는 부작용 문제다. 치료받은 환자들 중 상당수에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 등 부작용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부작용들은 현재 그동안 임상경험으로 어느 정도는 관리가 가능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중요한 한계로는 현재 대부분 CAR-T 세포 치료제들은 혈액암 분야에만 집중돼 있고, 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형암(solid tumor) 분야에는 아직까지 별 효능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 이들 중 동종유래(allogeneic) CAR-T와 CAR-NK 기술에 대해 조명해 본다.

우선 CAR-T의 여러 단점들이 결국 개인 맞춤 치료제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 세포를 이용하는 동종유래 CAR-T 세포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다른 사람 T 세포를 환자에 투여하면 이식편대 숙주질환(GVHD, graft-versus-host disease)이 일어나므로, 가장 대표적 시도는 면역반응을 하는 T 세포 수용체 (TCR, T cell receptor)을 아예 만들지 못하게 하는 시도다.

만약 동종유래CAR-T 세포 치료제가 성공할 경우, 미리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해 지므로, 치료제 가격을 많이 낮출 수 있어 세포 치료에 대한 환자들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가 유래 CAR-T치료에서 나타났던 제조기간 중 환자가 병세가 악화돼 사망하거나, 치료제 제조 자체가 실패하는 등 문제도 같이 해결될 수 있다.

또 다른 시도로는 CAR-NK가 있다. 이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NK(natural killer) 세포를 이용하면, 이식편대 숙주질환(GVHD, graft-versus-host disease)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별도 유전자 조작이 없이도 동종유래가 가능해 대량생산을 할 수 있다. 또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신경독성 등 부작용 문제도 CAR-T 치료제에 비해 역시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노력과 함께 고형암 분야를 정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도 CAR-T와 CAR-NK 분야에서 모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 많은 회사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 동종유래 CAR-T와 CAR-NK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선두주자중 하나로 평가되는 기업인 ‘페이트 테라퓨틱스’(Fate Therapeutics)에 대해 다루어 보자.

페이트 테라퓨틱스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기반으로 한 동종유래 CAR-T와 CAR-NK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동종 NK 세포 치료제는 세포주, 제대혈 (cord blood), 줄기세포 등 여러가지 다양한 세포 소스로 개발되고 있는데, 그 중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하면, 품질관리에 유리한 특성과 경제성을 가지면서도 제대혈의 어린 세포를 사용할 때 장점을 동시에 가질 수 있어서 세포 치료제 개발에 이상적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이 다른 세포소스를 사용하는 개발회사들에 비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트의 동종 유래 CAR-T 치료제 후보로는 FT819이 있다. 이 후보물질도 원래 자가 유래 CAR-T에서 성공적이었던 CD19을 타깃으로 하는 CAR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동종 유래의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 TCR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를 CAR을 TRAC (T-cell receptor alpha constant) 지역(locus) 안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아주 좋은 전 임상결과들을 보였고, 현재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많은 CAR-NK 치료제 후보 물질들(FT516, FT596, FT538, FT576, FT536, FT573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모두 역분화줄기세포 기반의 CAR-NK 치료제로서, 다양한 수용체들 발현 조합을 실험 중이다.

페이트는 이러한 수용체들의 작용이 시너지를 형성해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치료제들로 혈액암 분야와 고형암 분야에서 현재 단독요법과 다른 항체와 병용 요법 등의 다양한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시장 수용 위한 전략적 연구 협업: Fate Therapeutics 성장 전략

페이트 테라퓨틱스(Fate Therapeutics)는 BMS(Bristol-Myers Squibb), 다케다(Takeda) 등과 함께 NK 면역 요법 시장 발전을 주도하는 글로벌 강자들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현재 암질환을 타깃으로 한 여러가지 세포 면역 치료제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바이오제약회사는 2007년에 설립됐으며 당시 독특한 줄기 세포 접근 방식으로 생명공학 산업에서 빠르게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치료를 위해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를 쓰는 것에 대한 여러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페이트는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를 선택했다. 그러므로, 회사가 새로 개발한 줄기 세포 치료제 영역에 대한 시장에서의 신뢰를 얻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해야만 했다.

현재 페이트(Fate)는 여러 NK 세포 및 T 세포 기반 세포 면역 종양 개발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적응증에는 다양한 혈액암들과 고형암 분야들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감염성 질환(infectious diseases)에 대한 새로운 수요까지 더해져 NK 치료제 영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이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40.9% 정도로 아주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트는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보다 유리한 시장 지위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이니셔티브로 여러 저명한 의료 기관들과 연구 협업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파트너십에는 매사닉 암 센터(Masonic Cancer Center), 슬론 케터링 암센터 Sloan-Kettering Cancer Center), 오슬로 대학 병원(Oslo University Hospital) 및 얀센(Janssen)과 협력 등이 있다.

# 페이트 테라퓨틱스의 강력한 콜라보레이션 전략

매사닉 암 센터(Masonic Cancer Center)는 미국 정부 암 연구 기관인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 지정 암센터 중 하나다. 미 전역에 여러 개 국립암연구소 지정 암센터들이 있으며, 대부분 경우, 유명 의과대학과 제휴돼 있다. 암치료제 개발을 모색하는 개발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센터들을 지역기반 연구 첫 번째 거점으로 삼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페이트 테라퓨틱스 경우, 미 국립암연구소(NCI) 지정 기관들 중 기초의학연구와 임상연구를 다 함께 수행할 수 있는 포괄적 암 센터(comprehensive cancer centers)들 중 하나였던 ‘매사닉센터’를 협업 파트너로 선택했고, 이 파트너십 연구협업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기반으로 한 동종유래 CAR-NK면역 요법 연구와 개발을 목표로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슬론 케터링 암센터(Sloan-Kettering Cancer Center)도 역시 NCI 지정 기관이다. 페이트와 연구협력은 2016년부터 시작됐고, 페이트는 슬론 케터링 암센터 T 세포 면역 요법에 대한 연구 노력들을 회사 내부 연구, 전임상 및 제조 활동과 통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는 뇌종양 센터, 종양 면역 시스템 생물학 센터, 세포 공학 센터, 비교 의학 및 병리학 센터, 후생유전학 연구 센터를 포함해 총 26개 연구소들이 있다. 페이트는 각 개별 센터 현재 프로그램, 연구 및 이니셔티브 등에 대한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페이트와 유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현재 연구 및 방법론 등 격차를 개선하거나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춘 목표 지원 이니셔티브를 실행 중에 있다.

페이트의 연구 제휴는 2017년 1월 회사가 후속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도미노 효과를 창출했다. NK 세포 생물학 전문가인 칼 요한 맘버그(Karl-Johan Malmberg) 박사가 이끄는 오슬로 대학 병원을 페이트의 파트너 포트폴리오에 합류할 다음 의료 기관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러한 강력한 협업들은 페이트가 2020년 얀센(Janssen)과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암 치료법(cancer therapy)에 대한 1억 달러 선불 계약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생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전략적인 연구 협업의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NCI 인증 센터와 같은 주요 의료 기관들과 강력한 협업 관계를 형성하면, 다른 중요한 파트너들과 전략적인 협업에도 도움이 된다.

신생회사가 제공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시장의 신뢰와 지원으로 뒷받침돼야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인지도가 있는 여러 기관들과 연구 협업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요소 들 중 하나일 것이다. 개발회사는 협업 대상 기관들을 발굴하고, 이들과 장기적인 여러 협업기회들을 전략적으로 탐색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BDMT Global 공동 설립자/사이언스 헤드 이재익 박사 :jake@bdmtglobal.com

▷BDMT Global 사업 개발 및 마켓 혁신 매니징 파트너/보스톤 에머슨 대학 마케팅 임수지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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