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올해 들어 부진을 지속하던 제약바이오 섹터가 지난 10월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더니 11월에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팜뉴스가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159곳의 2022년 11월 주가 상승률과 시총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한달 동안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10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절반 넘는 회사들이 주가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또한 조사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153조 239억원에서 154조 3087억원으로 1조 2848억원이 늘어났다. 전월(10월)에 비해 상승 폭이 감소하긴 했지만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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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당제약, 글로벌 블록버스터 '아일리아' 공급 소식에 주가 상승률 TOP

지난 11월에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기업은 삼천당제약으로 확인됐다.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11월 1일 3만 550원에서 11월 30일 4만 4950원으로 47.1%(1만 4400원↑) 상승하며 상장 제약바이오 종목 중에서 주가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이 기간 동안 회사의 시가총액은 6955억원에서 1조 234억원으로 3279억원 가량 늘어나며 '조단위' 시총 기업에 올라섰다.

이와 같은 삼천당제약의 강세는 회사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시장에 공급할 것이 유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지난 11월 28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CD411)의 유럽시장 제품 공급 및 독점판매권에 대한 내용으로 해외 제약사와 '구속력 있는 합의(Binding term sheet)'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방은 비공개이며 계약금 및 마일스톤은 5천만 유로(한화 690억원) 규모다.

판매지역은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15개 국가이며 향후 10년간 유럽에서 발생하는 순매출의 50%를 삼천당제약에 지급하기로 돼 있다.

삼천당제약 측은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 시기는 2023년 2월이며 '바인딩 텀시트'에 대한 계약이 진행되면 지체없이 재공시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아일리아가 글로벌 매출액 10위권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라는 것이다.

아일리아는 글로벌제약사 바이엘과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다. 황반변성은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신경조직인 황반 부분에 변성이 일어나는 퇴행성질환으로 전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며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기준, 아일리아의 글로벌 매출액은 약 11조 5000억원(93억 8500만 달러) 수준이며 업계에서는 이번 유럽공급 계약에 대한 예상 매출액을 3조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배경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본계약 체결' 단계가 남은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을 갖춘 바인딩 텀시트라 하더라도 아직 본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통상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해지하게 될 시에 '위약금'이 발생하지만 텀시트는 다르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서류라고 공시했는데, 일방적 해지에 따른 위약금 유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자체 개발한 혈당 관리 건기식 '프로지스테롤'로 날아오른다…'케어젠'

주가수익률은 10위권 수준이지만 조사대상 중에서 지난 11월에 가장 많은 1주당 증가액을 기록한 곳은 케어젠으로 집계됐다.

케어젠의 주가는 11월 1일 9만 2100원에서 11월 30일 11만 100원으로 19.5%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1주당 상승한 주가는 1만 8000원이며, 이 기간 동안 회사의 시가총액은 9894억원에서 1조 1828억원으로 1934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회사의 혈당 조절 건강기능식품 '프로지스테롤(ProGsterol)'이 연이어 해외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케어젠은 올해 초 올해 초 미국 FDA로부터 디글루스테롤에 대한 신규 건강기능식품원료(NDI, New Dietary Ingredient) 승인을 획득했다. 디글루스테롤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혈당 조절 건기식 원료이며 프로지스테롤은 이 원료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다.

회사 측은 지난 11월 23일에 방글라데시 주요 제약사 중 하나인 Popular Pharmaceuticals Ltd(PPL)과 73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PPL은 제네릭 의약품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제약사로 자국 내 전역에 전문 유통망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PPL은 향후 10년간 방글라데시 지역에 프로지스테롤을 독점 공급하게 되며, 내년 1분기부터 발주량에 맞춰 본격적으로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의 PPL에 이어 11월 29일에는 아랍에미리트 내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 중 하나인 PHARMALINK와 프로지스테롤 제품에 대한 138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PHARMALINK는 아랍에미리트 뿐만 아니라 바레인과 오만,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속한 GCC (Gulf Cooperation Council) 지역 전체에 의료 혁신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 및 사립병원에 전문의약품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케어젠 측은 "2023년부터 3년 동안 UAE 지역에 프로지스테롤을 독점 공급하게 될 것이며, 거래 규모는 매년 상향될 것"이라며 "내년도 거래 규모는 40억원 수준이다.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다른 중동 국가의 제약사들과도 독점 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일동제약(주가 2만 7500원→3만 8400원, 주가수익률 39.6%), 일동홀딩스(2만 3300원→3만 1150원, 33.7%), 한국비엔씨(4000원→5320원, 33.0%), 보로노이(2만 1500원→3만 1150원, 26.5%), 아스타(3205원→4045원, 26.2%) 등의 기업이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앞서의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바이오플러스(주가 2만 6750원→7100원, 주가수익률 -73.5%), 팬젠(7640원→5820원, -23.8%), 휴마시스(1만 9850원→1만 6150원, -18.6%), 샤페론(7340원→6040원, -17.7%), 테고사이언스(1만 6000원→1만 3450원, -15.9%) 등의 회사들은 주가가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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