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미국발 인플레이션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준수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반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과 연내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사들도 다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팜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 12곳의 2022년도 상반기까지의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조사대상 모두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고 SD바이오센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은 이미 올해 2분기 누계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도 반기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에 청신호가 켜졌다. 조사대상 12곳 중 8곳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영업이익도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 상반기에만 매출 1조 넘어…바이오 기업 '약진' 돋보이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약진이 이번에도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진단키트 대장주인 SD바이오센서는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SD바이오센서의 올 2분기 누계 매출액은 2조 1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나면서 반기 만에 '2조원'이 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9677억원, 당기순이익은 813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13.4%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올해 초 대유행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일일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한 이후 확산세가 가속화되면서 3월 중순에는 62만명을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했다.

이후에도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진단 및 검사를 진행한 까닭에 꾸준하게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존재했고, 이는 곧 SD바이오센서와 같은 진단키트 업체들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다만 4월 들어 확진자가 주춤한 모습을 보여 부정적인 전망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또다시 일일 확진자가 10만명대를 넘고 있어 올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반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 순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2분기 누계 매출액은 1조 1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8%가 성장했고 영업이익 3460억원, 당기순이익 2989억원으로 같은 기간 43.6%, 63.8%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 늘어나며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회사의 주력사업인 CDMO(위탁개발생산) 부문에서 다수의 수주계약을 체결한 것이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기준, CMO(위탁생산) 누적 수주 건수는 총 73건이며, CDO(위탁개발)에서도 누적 수주 95건을 달성했다. 특히 CMO 부문에서는 현재 건설 중인 4공장 선(先)수주 계약도 포함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3공장 전체가 풀가동 중이며, 4공장(25.6만L)은 올해 10월에 부분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라며 "4공장이 완공되면 전세계 CMO 물량의 30%를 소화할 수 있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지난 4월에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페이스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임상 등 연구개발 역량을 더했다"라며 "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총 6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상 최초로 반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셀트리온도 주목할 만했다. 셀트리온의 올 2분기 누계 매출액은 1조 11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412억원으로 같은 기간 -8.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3052억원으로 -6.6% 줄었다.

셀트리온의 호실적은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유럽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한 것에 더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램시마의 올 2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은 30.8%로 전년 동기 대비 13.6%포인트 올랐고, 트룩시마도 26.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측은 "향후에 인플릭시맙 최초의 피하주사(SC)제형인 램시마SC가 미국에서 판매가 본격화되면, 빠른 스위칭을 통해 기존 램시마 제품과 SC제형 모두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 전통 제약사 평균 15%대 '고성장' 기록…눈길

제약사들 역시 전반적으로 매출이 향상되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감기약과 백신 등 주력 부문에서의 매출 증대가 이 같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8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8억원, 1079억원으로 -61.2%, 101.5% 증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2분기에 약품사업부의 고(高)마진 제품에서 판매 호조를 보인 것과 OTC(일반의약품)에서 안티푸라민과 코푸시럽 S 등 소염진통제 및 감기약의 매출이 증가한 점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전년 대비 감소한 라이선스 수익과 R&D 비용 증가 등이 꼽혔다.

녹십자는 2분기 누계 매출액 6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고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 549억원으로 241.4%, 당기순이익 289억원으로 15.7%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실적 증가는 백신 및 혈액제제의 해외 사업부문 실적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녹십자의 남반구향 독감백신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인 664억원을 기록했고 혈액제제도 단가 인상과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녹십자 측은 "다가올 3분기부터는 북반구에서의 독감백신 매출도 인식됨에 따라 백신 사업부문에서의 실적 호조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이번 반기에 매출액 63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82억원으로 49.0%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314억원으로 52.1%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에 모두 성공한 이유로는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신약 '아모잘탄패밀리'와 '로수젯' 등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가 중국 코로나19 봉쇄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한몫했다.

주목할 점은 올 하반기에 성장 모멘텀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첫번째 바이오 신약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이미 지난 12월에 국내에서 급여 등재가 완료됐고, 오는 9월에 미국에서 최종 시판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HER2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도 올해 11월에 FDA로부터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웅제약, HK이노엔, 보령,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등 주요 제약사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 상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동제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R&D 투자 확대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