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ESG가 기업 경영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의 세 가지 분야를 균형 있게 대응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에 본거지를 둔 제약사일수록 환경 분야에 더욱 집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팜뉴스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이 발표한 바이오헬스 ESG 리포트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ESG 대응 현황과 시사점을 살펴봤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투자 관점에서 기존 재무적 지표 외에 비재무적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최근에는 ESG가 회사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대다수의 회사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소위 말하는 '굴뚝 산업'이 아닌 까닭에 환경 오염 배출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고, 이로 인해 환경에 대한 대비도 떨어지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의 환경(E) 분야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환경인증 취득이나 포장용기 변경, 친환경 제품 생산, 사업장의 온실가스 절감 등이 꼽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 2009년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 사업장 내 온실가스 저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그룹 내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면 교체했다.

종근당은 국내 제약사로서는 처음으로 에너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50001) 인증을 2019년에 획득했고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업체'로 선정돼 매년 환경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활동들은 글로벌 빅파마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1차원적인 접근이 위주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CEO의 국제환경행사 참여, 기업의 생산‧제조시설 친환경화, 글로벌 환경 인증 취득, 환경 프로젝트 등에 대규모 직접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ESG의 '환경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로 유명한 화이자는 지난 2020년 3월에 약 1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지속가능성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화이자가 발행한 최초의 지속가능성 채권이며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도 처음이다.

화이자는 "채권 수익금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물 절약과 폐기물 감소, 재활용 사용 증가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채권 이익금 4300만 달러는 그린디자인 및 신규 사무소 건설을 지원하는 환경 프로젝트에 할당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다국적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는 작년에 대규모 친환경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빅파마 첫 여성 CEO인 엠마 웜슬리 CEO는 오는 2030년까지 GSK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바이오제약 사업부와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제조 시설에 탄소 저감을 위한 설비를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전세계 영업사원 모두가 전기자동차를 사용하는 방안이나 모든 현장에서 100% 재생 전력 사용 등을 위해 5000만 파운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영국 제약사 '샤이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TOP 10 제약사로 도약한 다케다는 싱가포르에 새로운 '제로 에너지 빌딩'을 짓고 있다. 제로 에너지란 신재생 에너지 이용 등으로 빌딩 내 종합 에너지 소비량이 '0'이 되는 건물이다. 다케다는 태양광 발전패널 설치와 이산화탄소 센터 및 하이브리드 공조시스템 부착, 공업용수로 사용 가능한 빗물 저장 기능 등의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처럼 글로벌 빅파마들이 국내 제약사와는 달리 '환경 요소'에 소홀하지 않는 배경으로는 제도적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특성상, 사회 전반적으로 개발도상국에 비해 환경에 대한 요구가 까다롭고 기업의 의무가 강조되는 편이다"라며 "이로 인해 선진국에 있는 빅파마들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환경(E) 의무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약산업은 전통적 의미의 제조업이 아닌 까닭에 직접적인 탄소배출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신규 건물이나 사무소, 생산시설, 연구소 등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디자인을 접목해 폐기물 배출을 줄이는 형태의 접근을 하고 있다"라며 "이외에도 친환경 재생에너지나 탄소 저감 장치 도입 등을 통해 ESG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글로벌 환경인증 취득이나 ▲환경보호 캠페인 진행 ▲CEO의 기후 환경 회의 참석 ▲대규모 환경 프로젝트 투자 등의 형태도 발견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해외 빅파마들이 환경 관련한 글로벌 표준이나 인증을 보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고 있다"라며 "국내 기업들도 최근 글로벌 표준과 인증을 취득하고 다양한 국제 환경 이니셔티브(Initiative, 주도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트렌드로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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