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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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앞으로 면역항암제 시장은 치료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고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바이오마커를 통한 정확한 진단·예측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확실한 치료 성과를 보여주지 않을 시 상업적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9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IQVIA)가 작성한 'PD-(L)1 시장 환경과 전망' 보고서를 팜뉴스가 입수해 확인한 결과 향후 5년간 면역항암제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2021년 전세계 PD-1, PD-L1 면역항암제 매출은 360억달러(약 45조3636억원)로 4년 뒤인 2025년 매출은 580억달러(73조858억원)까지 성장을 예상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면역항암제 시장은 45%의 높고 빠른 성장을 보여 왔다. 전체 항암제 시장을 넘어서는 성장률이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 등 상위 7개 선진국이 전세계 면역항암제 판매량 79%를 차지했다. 현재 면역항암제 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그 뒤를 유럽이 따르는 형국이지만 미국 판매량은 2016~2021년 60%에서 47%로 줄었고, 유럽은 16%에서 25%까지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다만, 앞으로 면역항암제 시장 성장은 과거처럼 빠르고 높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6~2021 연간성장률은 45%였지만 앞으로 15%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연간성장률 성장 폭은 감소했어도 전체 항암제 시장의 향후 5년 연간성장률 10%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면역항암제 시장?...이미 높은 진입 장벽 세워져

앞으로 5년간 면역항암제 시장 연간성장률이 과거 5년 대비 낮게 측정된 것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서다. 이는 면역항암제 시장이 도입기,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중인 제품은 총 7개로 키트루다(MSD), 옵디보(오노약품공업·BMS), 티쎈트릭(로슈), 임핀지(아스트라제네카), 바벤시오(머크·화이자), 리브타요(사노피), 젬퍼릴(GSK) 등이다. 

이들은 17개 암종에서 적응증 승인을 받아 사용 중이며 대부분 다른 면역·표적·항암화학 치료제와 함께 병용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NSCLC)이 40%로 가장 크며, 그 다음이 신장암(Kidney), 흑색종(Melanoma),  두경부편평상피세포암(Head and neck), 소세포폐암(SCLC), 방광암(Bladder), 간암(Liver), 결장직장암(CRC) 등 순이다.

앞으로 면역항암제 단독 또는 병용이 더욱 많아질 것이 확정적이다. 적절한 타깃 시장을 찾는 것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자연스레 면역항암 신약의 성공 기회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보고서는 작년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 51%를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점유한 것으로 집계했다. 키트루다는 지배적 위치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로 13개에 달하는 적응증 승인과 연계한 광범위한 데이터 추적, 종양 임상전문의 경험을 통한 친숙함을 꼽았다.

키트루다가 다양한 항암 치료 환경에서 표준치료(Standard of care, SoC)가 됐으며 임상 데이터부터 상업화 시장에서 경쟁하고 벤치마킹할 롤모델이 됐다고 봤다.

실제로 글로벌 면역항암 점유율은 시장 진입 순서에 비례한 것을 보고서에서 알 수 있다. 초기 면역항암제 시장에 들어온 키트루다, 옵디보, 티쎈트릭이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 옵디보(니볼루맙)는 2016년부터 작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 80%에 도달했다. 이 가운데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만 11%를 점유했다. 나머지 면역항암제가 10% 미만의 시장을 나누고 있다. 

특이점은 키트루다가 2016년 23%에서 2021년 54%까지 점유율을 높일 동안 옵디보는 2016년 75%에서 지난해 26%까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는 부분이다.

키트루다의 점유율 확대를 통해 면역항암제 성공 열쇠가 '신속한 적응증 확장'에 있음을 알 수 있다. PD-1, PD-L1 면역항암제는 신체 면역을 이용하는 기전상 1개 품목으로 다양한 암종 치료에 쓸 수 있는 '제품 내 파이프라인(Pipeline in a product)' 형태를 띄는 특징을 가지기 때문이다.

PD-1, PD-L1 면역관문억제제의 잠재력과 현행 치료 환경의 미충족 수요가 면역항암제 개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5683개의 임상에서 PD1/PD-L1을 연구했으며 대부분 면역·표적·항암화학요법 등 다양한 치료제와 병용요법이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그럴듯하게 보이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도 실제 환자에게서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보고서는 "유망한 것으로 보인 수많은 잠재적 병용요법이 임상에서 차질을 겪었다"고 했다.

PD-1, PD-L1과 병용 연구에서 총 300개의 표적·경로를 연구하고 있다. 폭발적인 면역항암제 개발은 앞으로 PD-1 등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환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하는 배경이다.

면역항암제 단독 또는 병용이 다양해지는 만큼 치료 환경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후발 주자는 진단·예측 바이오마커를 통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현행 치료 분야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미충족 수요 커, 바이오마커로 빈틈 찾아내야

앞으로 개발 예정이거나 뒤늦게 출시돼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는 앞서 시장 내 점유율을 확고히 한 면역항암제와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성숙기로 접어든 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바이오마커를 통해 효능·효과를 입증하고 급여 제도권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면역항암제 병용이 많은 개발 경향을 보면 진단·예측을 위한 바이오마커 필요성을 더욱 커지고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제약산업계와 의료계 시각이다. 보고서 분석도 비슷하다. 보고서는 "바이오마커 사용 여부가 면역항암제 효능·효과와 불가분의 관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PD-1, PD-L1의 가치는 개발 유연성을 창출해 병용에 성공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면역항암제 시장에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5%의 높은 연간성장률이 예상된다. 문제는 어느 치료 분야로 진입하느냐다.

PD-1 PD-L1억제제 등장에도 항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는 여전히 크다.

우선, 치료 반응 측면에서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그 치료 효과와 기간이 상이하다. 면역항암제에 지속적으로 민감성을 보이는 환자도 비교적 적은 비율에서만 발생한다. 많은 경우 PD-1, PD-L1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지적된다.

이 경우 환자의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ment)으로 인해 내성이 발생할 수도 있고, 면역항암제로 인해 면역 관련 독성이 생길 수 있다. 면역학적 독성 부작용은 치료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도 겪을 수 있다.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썼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에 종양변이부담과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이 PD-1, PD-L1 억제제에서 환자 반응을 이해하는데 더욱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여겨진다.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테스트한 암종과 바이오마커 자료를 보면 ▲비소세포폐암에서 PD-L1과 Tumor Mutational Burden(종양조직변이부담, TMB) ▲흑색종은 PD-L1과 Microsatellite Instability(현미부수체 불안정성, MSI), ▲결장직장암은 MSI 또는 PD-L1 ▲유방암이 PD-L1과 MSI 등이 많았다.

병용요법 외에 PD-1/PD-L1 경로를 억제하는 새로운 접근도 요구된다. 예로, 이중항체 치료제나 저분자 경구제가 있다. 치료제가 암세포에 도달한 경우 조건부로 PD-1, PD-L1을 활성화시키는 마스킹 기술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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