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정부는 팬데믹 상황에서 한결같이 ‘말 바꾸기’ 행태를 보여왔다. 처음에는 백신이 코로나19 중증화율을 낮출 수 있다고 홍보했다. 얀센 백신도 원샷(한번)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심지어 정은경 질병청장은 백신 접종율 80%를 달성하는 11월이 되면 집단 면역이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백신 효능’이란 키워드는 어느새 ‘돌파감염’과 ‘부스터샷’으로 대체됐다. 한 번 또는 두 번이면 효과가 나타난다던 백신을 이제 3개월마다 접종해야 한다고 입장을 급선회했다. 집단면역은 허울뿐인 구호가 됐고 위드코로나 정책은 멈췄다. 

백신 부작용 관련 정책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백신 부작용을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질병청은 건강하고 젊은 성인이 백신을 맞은 직후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급성 심근염 등에 걸려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었지만 국민을 향한 사과도 없었다. 이같은 현실을 목격하면서 기자는 결국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 S 역 임시선별검사소 전경
서울 삼성역 임시선별검사소 전경

그런데 최근 더욱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전국의 사적 모임 인원 허용 인원을 백신접종자 4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린 것이다. 미접종자는 PCR 검사에서 음성을 확인받지 않으면 식당과 카페에서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실 수 없도록 금지했다. 

그 소식을 접한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21일(화요일) 중요한 취재원과의 점심 약속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일정이 겹쳐 약속을 미뤘기 때문에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일정이었다. 

결국 약속 전날인 오후 3시, 임시선별검사소로 향했다. 그때 만해도 PCR 검사를 간단히 진행하면 이튿날 식사를 무사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시선별 검사소에 도착한 순간 두 눈을 의심할 만한 장면이 펼쳐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선별 검사소 뒤쪽으로 늘어선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약속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별검사소에 도착한 시간조차 아까웠기 때문에 줄을 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분이 지나도 줄은 줄지 않았다. 다리와 허벅지가 뻐근했다. 추운 날씨도 문제였다. 30분이 지난 순간 찬바람 때문에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감염이 될 것 같은 공포도 느꼈다. 결국 40분이 지나서야, 겨우 선별검사소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검사소 안에서도 혼란은 여전했다. 정부는 PCR 음성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식당과 카페 출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보건소 관계자들은 ‘확인서’라는 개념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 

“PCR 검사 음성 확인서 발급은 어디서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선별검사소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질문을 했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PCR 음성 판정을 받아도 식당 출입이 어려운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 속에 코에 면봉을 찌르고 검사를 마쳐야 했다.

이튿날 오전 7시경, 음성 확인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최선재님, 코로나19 PCR 검사결과 음성입니다”라며 “해당 문자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출입을 위한 PCR 음성확인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문자를 통보받은 시점으로부터 48시간이 되는 날의 자정까지 인정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오후 11시 30분, 지인과의 점심 약속을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직원이 PCR 음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이동한 카페에서는 이를 확인하는 직원은 없었다. 이튿날에도 카페를 찾았지만 어느 곳도 PCR 음성 메시지를 살펴보지 않았다. 

허탈감이 밀려왔다. 단 한 번의 약속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길에서 허비했던 것이다. “매번 이렇게 차별받으며 살아야 할까”하는 마음마저 들어 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오락가락’에 능한 정부가 또 다시 방역 정책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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