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교수

2006년 로슈(Roche)에 합류하여 현재 제약 연구 및 초기 개발을 위한 정보학과 디지털 기술의 글로벌 책임자(CTO)로 있는 Bryn은 올 3월에 “디지털시대의 개인별 헬스케어와 공중 보건(Personalized Health Care and Public Health in the Digital Age)”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약리학을 전공하였고 옥스퍼드 대학 등에서 데이터과학과 AI, 시스템 생물학, 과학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연구와 개발 업무를 수행하여왔다. Big Data Leaders Forum은 그를 Fierce Biotech IT의 Top 10 Biotech Techies 및 Top 50 Big Data Influencers in Precision Medicine에 선정하였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개인 맞춤화 의료와 공중 보건도 디지털 기술에 기반하여 혁명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디지털혁명 시대에서 개인 맞춤형 헬스 케어와 공중 보건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모바일 건강을 의료 서비스 제공 및 공중 보건을 위한 필수 자원으로 간주하고, 인류의 보편적 건강 보장을 증진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디지털 기술의 개발과 적극적 활용을 촉구하였다. Bryn은 그의 논문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어떻게 발전할 것이며, 그 구체적인 역할과 도전과제, 미래상을 서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의 일부를 두 번에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 자가 건강 모니터링과 현실적 적용

전통적인 방식의 건강 모니터링은 정기적 검진 체계 또는 이상 증상 발현에 따른 병원 방문을 통한 검사이다. 전통적인 건강 평가 즉, 생체 신호의 측정은 제도적으로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고가의 기자재와 키트 등의 보조 수단, 전문가의 도움, 환자의 병원 방문, 고비용을 필요로 하여 수시 검사를 제한하고 있다.

누구나 느끼고 있지만 절차의 복잡성과 불편함도 감내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아래 그림과 같은 원리와 절차로 이루어져 원격과 비침습, 간편, 최소한의 전문가 도움, 저비용 수시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을 자가 관리할 수 있다.

표현형 정보는 디지털 장치에 의해 기록되고 디지털 장치와 체계를 통해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를 모델링하고 분석하여 잠재적 중재 방안을 제시하고 추가 검사와 방향을 안내한다. 물론 정확성과 포괄성의 한계가 있지만 기술 특성 상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진화할 것이다.

현 단계에선 기술 적용의 검증과 데이터, 인력, 장비, 프로그램의 미비로 반자동 서비스가 우선 시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의료기관과 관련 조직들이 대규모 데이터 수집의 자동화체계를 구축하여, 자동화된 데이터의 비식별화와 암호화, 전송 체계를 가동하고 개인 데이터를 집단 인구 데이터와 비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기 질병 감지와 개입, 치료를 지원할 수 있다.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디지털 중재가 가능하도록 제도화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별 데이터는 익명화되고 암호화되며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안전한 데이터 센터로 전송되며, 여기서 대형 집단인구 단위의 질병 분석이 이루어진다.

개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구 특징과 비교하여 자동화된 예비 검사 보고서를 생성한다. 위험 신호가 발생하면 보고서가 의료 전문가에게 전달되고, 의료 전문가는 보고서와 개인별 데이터를 모두 검토하여 중재를 실시하고 예상에 따른 추가 검사와 현장 방문 또는 원격 진료를 안내한다.

이 과정은 개인의 정기적인 건강 검진 사이에 계속되어 가능한 한 빨리 증상을 감지하고 긴 정기 검사 간격을 보완한다. 집단과 개인에게 의료 상담이나 병원 방문을 제안하고, 수집 자료에 근거한 보고서를 임상의에게 전달하여 적절한 중재 방안을 알리거나 최적 중재 사이트와 방법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 의료 종사 인력들의 총 일자리 수가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헬스케어의 적용 한계로 당분간 대부분의 고부가가치 의료 중재는 자동화가 어려운 영역이다.

기대 수명의 증가로 여전히 자동화 또는 디지털화 할 수 없는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서비스의 필요성은 증가할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혁신은 세밀한 건강 평가와 분석, 데이터 라벨링, 원격 의료, 디지털 장치 개발과 같은 분야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물론 인력 배치의 재편은 피할 수 없다. 대신에 편리성이 높아지고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며, 노령화에도 불구하고 의료 수용도가 높아지고,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개인별 건강 관리와 공중 보건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개별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여 활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데이터의 수집과 분류 체계가 발달함에 따라 균형 잡힌 그룹 규모가 형성되어 대표성 있는 샘플을 추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1형 당뇨병 환자 중심의 데이터 세트를 설정하면, 추출된 정보는 제1형 당뇨병 특유의 특징을 반영하지만 제2형 당뇨병 특유의 특징은 간과되거나 걸러지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표현형 건강-질병 데이터는 병원에서 생성되는데, 증상이 명확하고 진단이 내려지거나 가정된 환자의 데이터들이다.

건강한 집단과 질병 발병의 초기 단계에 있는 집단의 데이터는 턱없이 부족하다. 균형 잡힌 그룹 규모에 기초하여 대표 샘플을 추출할 수 있게 되면 보다 강력한 예측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위에서 언급된 디지털 자가-건강 모니터링 체계나 반자동 건강 모니터링 제도가 활성화 되어 간과되고 있는 건강인과 반건강인의 자료들이 데이터센터에 축적되어야 한다.

개인 맞춤형 의료와 공중 보건의 결합은 당연한 현상이다. 개인의 정보가 모여서 집단의 정보가 되며 그 정보에 기초하여 집단의 행동 지침이 설정되고 개인들에게 제공된다. 그러므로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와 공중보건은 상호 의존적이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 디지털 건강 데이터를 공유할 때 집단 데이터 풀에 다양한 이종 정보의 축적이 가능하다. 그 대가로 대규모 공중 보건 데이터에서 식별된 정보와 분석 자료가 개인에게 참고 자료로 제공된다. 개인과 집단 데이터를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수집하면 특정 질병의 발병과 진행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고, 다양한 치료에 대한 반응의 정량화와 같은 추정과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집단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 정보는 개인별 치료와 중재를 개선할 수 있다. 디지털 장치는 민감하고 객관적이며 데이터 수집은 반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표현형을 세분화 할 수 있고, 더 정밀하게 질병을 분류하여 시의 적절한 치료와 중재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특정 환자가 집단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면 집단데이터의 분석에서 도출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표준 치료 또는 중재 방법으로 처치하면 되지만, 치료 반응과 부작용, 증상에서 차이가 있다면 세밀하게 개인 맞춤화된 치료로 전환할 수 있다. 아울러 집단과 개별 데이터를 통합하면 더 나은 장기적 추론이 가능할 수 있다.

장기적 분석은 건강-질병 궤적과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 건강 정보와 집단 데이터를 자주 또는 상시 비교할 수 있는 체계와 프로그램이 확립되면 더 나은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현 단계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통계적 근거와 타당성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해석할 수 없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고 생체 시스템에선 예측과 결과의 모순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헬스 케어는 조기 진단과 최적 치료의 확률을 높여가고 있다. 설명이 어려운 산적한 과제들은 학계와 산업계, 병원, 심평원, 건강보험, 비영리 단체, 정부가 노력하고 협력하여 풀어가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누구나 어디에서나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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