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21대 복지위 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의 키워드는 ‘환자’였다. 여야 의원들은 환자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초고가 약제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높은 약가로 환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건보공단 측은 시종일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 졸겐스마 위해 영국의 ‘항암제’ 기금 제도 활용해야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15일 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의 청와대 청원을 보면 치료제(졸겐스마)를 사용하면 아이를 살릴 수 있는데 약가는 무려 25억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가를 높게 받으려는 제약사와 깎으려는 정부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환자들이 천금 같은 시간을 도둑 맞았다”며 “이들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재정 문제로 당사자 간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새로운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영국의 항암제 기금 제도를 제안한다”며 “기금 조성을 위해 제약사, 정부, 민간 재단이 참여하는 것이다. 비용 효과성이 입증된 치료제는 건보 급여를 적용하고 효과는 있지만 약가가 높다면 기금을 운용해서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중요한 제안이지만 논의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고 짧게 답변했다. 

# 키트루다 급여로 암 환자 ‘희망고문’ 끝내야

이용호 무소속 의원도 이날 “1년 전 타그리소 1차 급여를 해달라고 했는데 전임 복지부 장관은 ‘그리 비싼 약이 아니다”라며 한번 투약에 1억에 불과해서 마치 등재를 해줄 것처럼 했는데 지금도 진척이 안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다르지 않다“며 “이것도 마찬가지로 심평원은 맨날 재정만 얘기하면서 4년 동안 희망고문을 해왔지만 그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물론 심평원도 건강보험 재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안다”며 “하지만 국내에 폐암 환자는 유독 많다. 희귀암도 급여화를 해줘야 하지만 폐암도 무시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폐암 환자가 많아 키트루다 1차 급여를 하면 재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이다”며 “그러나 코로나19 떄문에 건보 적립금이 4조가 남았다. 이 돈을 쓰면 될 것이다. 지푸라기 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이 살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현호 참고인(비뇨의학과 전문의)도 이 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현호 의사는 국감장에서  “키트루다는 MSI-H(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등 특정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데 기존 약제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분들에게 가장 이로운 약이다. 급여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선민 심평원장은 “키트루다 관련해서는 국가 재정이 많이 소요된다”며 “더구나 건강보험 급여 등재원칙은 적정한 약가에 적정한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암환자 보장성 강화를 위해 신속하게 급여를 검토하겠지만 키트루다는 신장암과 방광암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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