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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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신용수 기자] 얀센 백신 접종이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에 대해 10일부터 개시했다. 특히 30대 젊은 예비군을 중심으로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조만간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지만, 방역 전문가들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정부 백신 접종 배정의 방향의 문제점이 얀센 백신에서 특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0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완료자가 1045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전 국민(2020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20.4%에 해당하는 수치로, 2월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04일 만의 일이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날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의료진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상반기 접종목표인 1300만 명, 전 국민의 25% 이상 접종을 마치고, 현재와 같은 방역수칙을 유지한다면 7월 중순 이후부터는 확진자 발생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시민들도 기대를 표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시민은 “오늘 얀센 백신을 맞았다. 맞은 부위가 처음에 욱신거리긴 했지만, 지금은 괜찮다”며 “얀센 백신은 예비군 대상으로 우선 지급하고, 또 1차 접종만에 끝난다고 해서 바로 신청했다. 앞으로 마스크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시민도 “백신을 맞으면 7월부터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또 단체 해외 여행도 갈 수 있다고 해서 서둘러 맞기로 했다”며 “백신도 맞았으니 이제 지긋지긋한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얀센 백신 접종을 두고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낮게 평가했다. 오히려 얀센 백신 배정에서 정부가 총체적 난국을 보였다는 것.

방역 전문가인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선 얀센이 왜 백신 접종이 1회로 끝나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원리가 같다. 다만 얀센은 사람 아데노바이러스 26형을 벡터(운반체)로 사용하는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의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얀센의 경우 2회 접종 임상과 1회 접종 임상을 모두 진행했다. 하지만 2회 접종 임상에 대한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1회 접종 임상 데이터만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허가를 받았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 나왔을 당시 불거졌던 2회 접종 시 면역원성 감소 이슈와 같은 이유로 1회 접종만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 과정에서 1회접종으로 허가를 마무리하면서 우수한 수준의 성능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얀센의 경우 1회 접종으로 약 66%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다른 백신들과 비교하면 우수하다고 하기는 어려운 수치”라며 “물론 중증 위험도나 사망 위험에 대한 효과 측면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증상 발현 자체를 막을 없다는 점은 곧 전파 차단 가능성이 현격히 낮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얀센 백신이 예비군이 아니라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 우선적으로 돌아갔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김 교수는 “백신의 목적은 우선 중증 환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를 막는 데 우선이 돼야 한다”며 “특히 얀센 백신의 경우 중증 위험도는 몰라도 전파 차단에 대한 효과는 다른 백신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결국 얀센 백신이 가장 필요한 곳은 백신을 아직 접종받지 못한 노인들, 그리고 아직 우선 배정을 받지 못한 호흡기 질환 및 신부전 외 기저질환자들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을 외면한 채 예비군에게 백신을 우선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미국 정부에서 군용으로 지급한 백신이라지만, 상황에 따라 용도 변경을 유연하게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모자라 얀센 백신으로 배정을 변경하거나 2차 접종을 교차 접종으로 하는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에서 가장 자유로운 젊은 층에 백신을 우선 배정한 것은 오판”이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현상은 결국 현재 정부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백신 접종 배정이 아니라, 수치적인 접종 속도에만 매몰돼있는 까닭에 발생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많은 젊은 층이 백신을 맞고 해외로 나갔다 오거나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게 된다면, 향후 방역에 있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젊은 분들의 답답함에 공감하고 또 연민하지만, 지금이라도 백신 배정은 철저히 고위험군 위주로 배정할 수 있도록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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