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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철밥통' 무너질까, 범죄자 의사면허 취소 재추진
이번엔 '철밥통' 무너질까, 범죄자 의사면허 취소 재추진
  • 신용수 기자 · 오현경 기자
  • 승인 2020.09.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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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4일 금고형 이상 범죄자 면허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 발의
현행법상 의사자격 영구박탈 불가, 면허취소 요구 국민청원 계속 올라와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자는 의료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만 2번째 등판했다.  특히 최근 의사 파업 등으로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윤리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계가 법 개정에 반발할 가능성이 커 통과까지는 난항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24일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사가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한 강력조치인 것.

범죄자에 대해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법안은 이번 21대 국회에만 2차례 등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도 살인·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6월 23일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권 의원의 개정안보다 더 강력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강 의원의 개정안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정된 후 5년 미만인 자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 미만인 자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의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국회의 의료법 개정 시도는 개정보다는 원상복구에 가깝다. 2000년 의사면허 취소 기준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모든 범죄에서 의료행위 관련 범죄로 축소한 의료법 개정안을 없던 일로 하자는 것.

2000년 의료법 개정안 시행 이후 의사면허 취소는 의료법이나 마약법 등 의료행위 관련 법을 위반했을 때만 가능해졌다. 살인이나 성범죄를 저질렀어도, 해당 범죄가 의료행위와 관련이 없다면, 다시 의사로서 활동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

특히 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면허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25일 판결된 한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11일 대전시에서 한 의사가 만취 상태로 귀가 중인 여성을 호텔로 끌고 가 성폭행을 저질러 불구속 기소 됐는데, 재판부는 의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이 의사도 면허를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다. 징역형 외에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조치만 더해졌을 뿐, 의사면허 유지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유지 실태는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국정감사 당시 복지부가 남인순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성범죄 자격정지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5년간 성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의사 611명 중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는 단 4명뿐이었다. 처분 기간도 1개월에 그쳤다.

또 다른 문제점도 있다. 의료행위 중 범죄로 인해 면허취소가 이뤄져도 이후 복권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007년 경남 통영의 한 의사가 수면내시경 치료를 받던 여성 환자를 성폭행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해당 의사가 현재 다른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 중이라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또 한 의사는 지난 7월 복지부를 상대로 의사면허 재교부에 대한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이 의사는 2012년 마약류를 주사한 내연녀가 사망에 이르자 시체를 유기한 뒤 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해당 의사는 출소 후 2017년 8월 의사면허 재발급을 신청했고, 복지부는 면허 재발급을 거부했다.

법조계는 해당 의사도 면허를 다시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면허 재발급은 복지부의 재량으로 그동안 면허가 취소된 의사가 면허 재교부를 신청했을 때 90% 이상 재교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에는 복지부가 재교부를 거부한 상황이다. 이후 행정소송에서는 기존 판례에 따라 면허 재교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그동안 의사면허 관련 소송 3건 중 복지부가 2번을 패소했다는 점은 복지부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윤리 의식이 높아졌다는점을 고려하면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예측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면허의 ‘특혜’는 다른 전문직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변호사법 5조와 공인회계사법 4조, 법무사법 4조에는 범죄 결격사유 조항에서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된다고 규정한다. 유독 의사면허만 범죄의 기준을 의료행위로 국한하고 있는 것.

이에 국민 중 상당수도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영구 박탈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의사 파업 이후 의사 사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면서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법안 통과에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8월 3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의사집단을 괴물로 키운 2000년 의료악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의사면허를 영구처벌하라는 내용이다. 해당 청원은 3일 만에 20만 명이 넘게 동의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법안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의 권 의원의 6월 개정안 발의 당시에도 대한의사협회는 “헌법상 평등원칙을 과도하게 침해하면서 특정 직업군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과잉규제”로 규정하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고, 대한병원협회도 “의료인의 면허취소·징벌적 공표행위가 개인 명예실추 등 과도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측면 등을 고려해 의료정책적 관점에서 허용되서는 안된다”면서 반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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