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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계 부작용 가능성 커진 트럼프식 코로나19 치료법
심혈관계 부작용 가능성 커진 트럼프식 코로나19 치료법
  • 신용수 기자 · 오현경 기자
  • 승인 2020.09.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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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부작용으로 퇴출당한 클로로퀸, 아지트로마이신 혼용 시 위험도 ↑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긴급 처방 코로나19 환자 심혈관 건강 모니터링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로 내세웠다가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외면받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또 한 번 수모를 겪었다.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을 복용한 환자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함께 복용할 경우 심혈관 부작용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 과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동시 복용한다고 발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UIC) 연구팀은 아지트로마이신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동시 복용하면 아지트로마이신을 단독복용할 때보다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성이 40%가량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 관한 논문은 미국의사협회(JAMA)가 발행하는 온라인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가 Open)’ 9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아지트로마이신은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매크롤라이드계 항생제의 일종으로,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해 증식을 억제한다. 기관지염, 폐렴, 중이염 등 다양한 감염증 치료에 널리 쓰이는 항생제로, 미국에서 매년 3000만 건 이상 처방되는 보편적인 항생제다.

연구팀은 아지트로마이신과 심장의 전기적 기전에 변화를 주지 않는 항생제 아목시실린의 ‘QT 간격’을 비교했다. QT 간격은 심전도 평가 중 하나로 부정맥 또는 심장마비 발병위험 증가 등을 알 수 있는 평가법이다. 아지트로마이신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가 QT 간격을 연장해 부정맥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09년~2015년까지 입원환자 또는 응급실 방문 환자 400만 명을 대상으로 두 항생제의 복용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지트로마이신과 ‘QT 간격 연장 약물’ 동시 복용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40% 정도 증가한 것.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창궐 초기부터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로 규정하고, 클로로퀸 계열 약물을 선전했다. 특히 그는 5월 18일 미국 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동시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자칫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다. 74세로 고령층에 속하는 그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팀을 이끄는 하리달샨 파텔 UIC 약대 교수는 “아지트로마이신을 심전도의 QT 간격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실신, 심계항진, 심지어 심장마비를 포함한 심혈관계 부작용의 발생 위험성이 40%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논문에 기재한 QT 간격 연장 약물 목록에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클로로퀸 계열 약물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클로로퀸 계열 약물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3월 28일 코로나19 관련 긴급사용을 승인받았지만, 심혈관계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이 주목받으면서 6월 15일 승인이 취소됐다.

약물 목록에는 이외에도 ACE 억제제(포시노프릴, 캅토프릴 등), 베타 차단제(벤드로플루아자이드, 소타롤 등), 일부 항우울제, 이뇨제, 마약성 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이 포함됐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 동시 복용 문제는 가설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3월 미국 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아지트로마이신을 동시 복용 환자는 10만1681명으로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 2월 8885명에 비해 10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동시 복용한 환자가 폭증한 만큼,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해당 환자들의 심혈관계 부작용에 관한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앞서의 파텔 교수는 “아지트로마이신 같은 QT 간격을 연장하는 약물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며 “아지트로마이신을 처방하는 의사는 환자가 QT 간격 연장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QT 연장 약물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라며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또는 기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클로로퀸 등 QT 간격 연장 약물 복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의사들은 아지트로마이신 처방을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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