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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비용과 효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양날의 검과 같아”
규제, “비용과 효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양날의 검과 같아”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7.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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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분야 산학(産學)에 두루 정통한 전문가
정세영 규개위 바이오헬스 분과위원장 인터뷰

정세영 경희대 약대 교수(규개위 바이오헬스 분과 위원장)

사진=정세영 규개위 바이오헬스 분과 위원장
사진=정세영 규개위 바이오헬스 분과 위원장(경희대 약대 교수)

규제란 안전이나 환경보호 혹은 공정거래 등과 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경제주체들의 자유를 법을 통해 제한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어떤 규제 사항을 정할 때는 반드시 규제 비용과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효과성이 좋은 규제라 하더라도, 규제 비용이 그보다 크면 합리적인 규제라 정의하기 어렵다. 특히 보건·의료산업의 경우, 소비자나 환자의 생명 및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이 많아 비용-효과성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팜뉴스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세영 위원장(경희대 약학대학 교수)을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 규제개혁위원회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는 정부의 규제정책을 심의·조정하고, 규제의 심사 및 정비 등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치된 대통령 소속 위원회다.

위원회는 ▲규제정책의 기본방향과 규제제도의 연구·발전에 관한 사항 ▲ 규제의 신설·강화 등에 대한 심사에 관한 사항 ▲기존규제의 심사, 규제정비 종합계획의 수립·시행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조정한다.

규개위는 위원장 2명을 포함해 20~25명 이하로 구성되는데, 현재는 25명(민간위원 17명, 정부위원 8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 다른 정부 부처에도 규개위와 비슷한 조직이 있던데

각 부처 산하에도 비슷한 조직이 있지만, 이는 규개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통령 직속의 규개위는 권고가 아닌 ‘결정’을 한다. 규개위에서 논의하는 사안들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되며, 이렇게 결정된 내용들은 곧바로 시행된다.

여태껏 여러 단체를 경험해봤지만,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가진 위원회는 처음이다. 이로 인해 부담감도 큰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모든 사안을 다룰 때 반드시 양면을 함께 본다. 규제 비용과 그에 따른 효과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다.

≫ 약학박사가 규개위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동경대에서 약학박사 과정을 하며 주로 공부했던 분야가 독성학이다. 의약품의 독성과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연구했고,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과 ‘규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됐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제일 처음 만들었던 법이 바로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다. 이 법은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를 예방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유해화학물질에는 ‘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관련 법을 만들 당시가 90년대 초반이었는데, 보건당국 관계자가 “이 법을 만들더라도 실제 적용은 10년 후에도 안 될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안전’에 관련된 문제였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다.

≫ 그 외에 다뤘던 규제 법안이 있다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하 건기법)도 기억에 남는 법안이다. 사실 앞서 언급했던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포함해 주요하게 다뤘던 법들은 모두 규제법이었다.

김명섭 의원의 발의로 2004년 제정된 건기법의 제조업은 그 이전까지는 ‘신고제’ 방식이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에서 효과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무엇보다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때문에 기존의 신고제를 ‘허가제’로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를 위해 김명섭 의원을 비롯한 식약처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해당 법안을 개정하게 됐다.

그런데 이렇게 규제법을 공부하고 만들면서, 문득 ‘산업’이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 당시 업계의 반발이 거셌을 것 같은데

개정안이 통과되고 250명 규모의 공청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공청회 자리에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정원의 2배가 넘은 것이다.

공청회에서 ‘교수님의 개정안으로 건기식 산업이 다 죽게 생겼다’라는 말을 들었다. 여태껏 신고제로 문제없이 유지되던 건기식을 왜 허가제로 바꿨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말은 전혀 맞지 않았다.

당시 건기식을 복용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고됐는데, 그 원인이 바로 건기식에 슬쩍 끼워 넣는 의약품에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의약품 중에 ‘전문의약품’이 포함돼 있었고 이로 인해 안전성이 계속해서 논란이 됐던 것이다. 이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었고, 반드시 강력한 규제가 필요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문득 ‘규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게 됐다.

≫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을 고쳐나가는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규제의 취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으나 현실과 동떨어지는 부분들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든 조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규제와 동시에 ‘개혁’도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침 이 시기에 규제개혁위원회의 위원으로 추천을 받아 위원회에 들어가게 됐다.

≫ 규개위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규개위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이상적으로 보이는 법들의 ‘현실적인 모순’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는 규개위 활동 전에는 결코 생각지 못했던 점이다.

또한, 일생을 학자로 살면서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토론’을 많이 경험해봤고, 법안을 만드는 경험도 갖고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받아 규개위 위원으로 1년간 활동한 뒤에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실제로 규개위 위원이라 하더라도,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사람은 드물다. 예를 들어 의료기기를 다뤘던 위원은 주로 의료기기에 대한 발언을 하고, 또 의약품을 다뤘던 위원은 의약품에 대한 이야기만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본인은 식약처에서 주관하는 업무를 전범위에 걸쳐 관여한 경험이 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약 20년간 활동을 하고 있고, 식약처 자문 교수도 맡은 적이 있다. 이와 같은 배경을 통해 다른 분야에 대해 논의를 할 때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제약산업과 국가에 할 수 있는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위원장 직무에 임하고 있다.

-정세영 교수 주요 약력-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약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약학과 위생화학(약학석사)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약학과 위생화학(약학박사)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학장
보건복지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 정책위원
대한약학회 회장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
한국약학교육평가원 원장
現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現 규제개혁위원회 바이오헬스 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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