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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달라진 것 없는 제약업계 남녀 ‘격차’ -下-
[심층분석] 달라진 것 없는 제약업계 남녀 ‘격차’ -下-
  • 김응민 기자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5.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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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직원 월급 격차···평균 130만 원
男 5800만 원 vs 女 4200만 원…전보다 차이↑
전문가, “사회적 구조 바뀌지 않는 한 개선 힘들어”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지난해 국내 중견‧중소 제약사들의 남녀직원 간 1인당 연봉 격차는 약 1600만 원 수준으로 드러났다. 남녀 고용비율도 남성 직원이 더 우세했고 기업별 평균 여성 임원의 비율은 약 10%로 집계됐다. 앞서 조사한 상위 제약사에 이어, 중견‧중소 제약사에서도 여전한 고용 불균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기사참조 5월13일자 [심층분석] 달라진 것 없는 제약업계 남녀 ‘격차’]

21일 팜뉴스는 지난해 1,000억 원 미만 매출을 기록한 상장 제약사 39곳(지주사 제외)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임직원의 성별 고용비율과 임금을 심층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1인당 연평균 급여는 급여 총액을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별 급여 규정상의 인건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표. 매출 1000억 미만 상장 제약사 남녀 고용 및 임금 현황]
[표. 매출 1000억 미만 상장 제약사 남녀 고용 및 임금 현황]

우선 39곳 중견‧중소 제약회사의 남녀 간 평균 연봉은 남직원 5,800만 원, 여직원 평균 4,200만 원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1,600만 원을 더 받아간 것이다. 여직원의 연봉은 남직원의 평균 70%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남녀 간 연봉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였다. 브릿지바이오의 남직원 평균 연봉은 2억 500만 원, 여직원은 1억 1,800만 원으로, 8,700만 원의 남녀 간 연봉 차이를 보였다. 남녀 모두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지만, 남녀 간 임금 격차도 상당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숨은 1인치’가 있었다. 바로 ‘미등기 임원’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지난해 작성한 사업보고서 중 직원들에게 지급된 급여에는 임원 현황에 미처 반영하지 못한 미등기 임원들의 급여도 포함돼 있다”며 “이들 중에서 남성의 비율이 높았고, 특히 작년에 발생한 기술이전에 대한 성과급이 반영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임원을 포함해 임직원 전반적으로 여성 고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3월 31일 기준 분기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남직원이 3,100만 원, 여직원이 3,500만 원으로, 평균 연봉이 크게 줄었고 임금 격차는 여성이 남성을 역전했다.

이외에도 바디텍메드 2,700만 원(월220만 원), 제넥신 2,600만 원(월220만 원), 우리들제약 2,500만 원(월210만 원), 삼성제약 2,400만 원(월200만 원), 신라젠 2,300만 원(월190만 원), 일성신약 2,300만 원(월190만 원), 에이비엘바이오 2,200만 원(월180만 원) 등의 기업들이 성별에 따른 연봉 격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남녀 간 급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헬릭스미스 100만 원(월10만 원), 진원생명과학 300만 원(월30만 원), 코아스템 500만 원(월40만 원), 메디포스트 500만 원(월50만 원), 비씨월드제약‧에이프로젠제약 700만 원(월60만 원), 네이처셀 800만 원(월60만 원), 엘앤씨바이오 900만 원(월80만 원) 등 8개 회사의 여직원 연봉은 남직원보다 크게 모자라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여직원이 남직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기업도 있었다는 것.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남직원의 평균 연봉은 4,800만 원인 반면 여직원은 6,300만 원으로,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1,500만 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조사한 대형 제약사 39곳과 이번 중견‧중소제약 회사 39곳, 총 78곳을 통틀어 유일한 회사였다.

남직원과 여직원 사이 근속기간 차이도 대형 제약사들보다 적었다. 남녀 간 근속기간 차이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0.27년, 0.23년을 기록했다. 상위 제약사들이 2019년 기준 1.7년의 근속기간 차이를 기록했다는 점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여직원의 근속기간이 남성보다 길었던 곳도 대형 제약사(4곳)에 비해 훨씬 많았다. 신라젠, 앱클론, 헬릭스미스, 제넥신, 비씨월드제약, 메디포스트, 삼성제약, 우리들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진원생명과학, 중앙백신, 경남제약, 조아제약, 대성미생물 등 14개 제약사의 여직원 근속연수가 남직원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근속기간이 연봉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형 제약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남녀 간 평균 근속기간 차이가 연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견‧중소 제약사에서도 여성 임원을 찾는 일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

국내 중견‧중소 제약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10.4%로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대형 제약사(7.8%)들보다는 여성 임원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임원의 절반 이상이라는 여성이라는 점과 비교했을 때 ‘유리천장’은 여전히 굳건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여성 임원이 ‘제로(0)’인 기업도 다수였다.

바디텍메드와 삼성제약, 강스템바이오텍, 서울제약, 고려제약, 디에이치피코리아, 진양제약, 녹십자셀, 휴메딕스, 앱클론, 경남제약, 대성미생물, 비씨월드제약, 진원생명과학 등 14개 기업은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이외에도 코아스템과 헬릭스미스, 네이처셀, 녹십자웰빙, 코미팜, 우리들제약, 에이프로젠제약, 파미셀, 중앙백신, 조아제약, 브릿지바이오, 엔지켐생명과학, 한국유니온제약, 엘엔씨바이오 등 14개 기업의 경우 여성 임원이 단 1명에 그쳤다.

반면 임원의 3분의 1(33.3%)이 여성인 쎌바이오텍을 비롯해 신라젠(30.8%), 삼아제약(30.0%), 메디포스트(26.7%), 제넥신(23.5%), 에이비엘바이오(20.0%) 등 6개 기업은 여성 임원의 비율이 20% 이상이었다.

한편 중견‧중소 제약사들의 여성 고용비율은 평균 39.6%로, 대형 제약사(29%)보다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강스템바이오텍이었다. 강스템바이오텍의 여성 고용비율은 62.7%로, 전체 임직원의 거의 3분의 2가 여성이었다.

이외에도 브릿지바이오(62.5%), 제넥신(60.9%), 신라젠(60.7%), 코아스템(60,7%), 메디포스트(57.3%), 바디텍메드(56.7%), 에이비엘바이오(56.6%), 녹십자셀(51.9%) 등이 임직원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채웠다.

하지만 여성 고용비율이 8.1%에 그쳤던 앱클론을 필두로 삼아제약(20.5%), 쎌바이오텍(21.4%), 우리들제약(23.5%), 휴메딕스(25.9%), 유유제약(26.2%), 녹십자웰빙(26.2%), 엘앤씨바이오(28.8%), 고려제약(29.1%), 진양제약(29.3%) 등 10개 기업은 여성 고용비율이 30%도 채 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제약사 내 성별 임금 및 고용 격차에 대해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YWCA연합회 관계자는 “제약 분야도 경력단절 등 여성 고용에 대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여성에 대한 육아 의존도가 큰 편이다. ‘독박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들을 개선해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근속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면, 여성 고용비율 및 임원 비율이 늘어나고 고용 불평등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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