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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고모리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포천 고모리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 이서하 기자
  • 승인 2020.05.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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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경기도 데이트 장소 추천

에디터 I 최선재 (remember2413@pharmnews.com)

겨울은 혹독한 추위를 몰고 온다. 연인들에게 겨울이 아쉽고 또 아쉬운 이유다. 그래서 맛집과 카페가 중요하다. 따뜻한 방 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사랑을 속삭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멋진 풍경이 보이는 카페가 근처에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고모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데이트 장소다.

포천 고모리의 어원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효부 고씨 할머니 묘앞에 위치했다는 뜻으로 묘앞, 고뫼앞 혹은 고모동이라고 불렸 다. 고뫼앞은 어떤 사람이 고모(姑母)가 죽자 노고산 밑에 묘를 써서 고묘앞 마을이라 불린 데서 유래했다. 2003년 10월 19일 포천군이 도농복합시로 승격하면서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가 됐다.

데이트는 ‘말’이다. 말이 서로 오갈 때 사랑을 얻고 사랑을 주기 때문이다. 말 속에서 싹트는 사랑은 어느것과 바꿀 수 없는 서로 를 향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정하는 말, 아껴주는 말, 칭찬하는 말들은 연인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할 수 있는 특별함 이다. 연인이 아니면 절대로 들을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포천시 고모리는 그런 말들이 더욱 잘 ‘통’할 수 있도록, 연인들에게 깊은 멋과 맛을 선사할 수 있는 맛집과 카페가 가득하다.

하지만 네이버 검색창에 ‘포천 고모리 맛집’을 치면 정작 그런 멋진 곳을 찾을 수 없다. 온갖 종류의 음식점이 등장하기 때문이 다. 오리가 눈길을 사로잡지만 오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오리를 구울 때 냄새가 몸에 베이면 하루종일 고생을 할 수있기 때문이다. 굽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삼겹살 역시 다르지 않다. 삼겹살은 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 포천까지 가서 먹기에는 독특한 음식이 아니다.

그래서 기자는 ‘묵집’으로 향했다. 묵집의 도토리묵 정식은 서울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가지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라이스페이퍼에 묵을 싸먹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먼저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꺼낸 뒤 그 위에 도토리묵을 올린다. 백미는 땅콩 소스다. 도토리묵에 땅콩 소스와 양배추샐러드를 올린 이후 라이스 페이퍼를 돌돌 말아서 입으로 넣으면 된다.

중요한 사실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도토리쌈이 싸줘야 한다는 점이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쌈은 싸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쌈을 싸서 입안에 넣어주는 일은 연인들끼리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딱, 먹기 좋은 크기의 도토리쌈이 연인의 입으로 ‘쏙’ 들어가는 순간 깊은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다. 여기서 팁은, 많은 도토리쌈을 싸주면 싸줄수록 연인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쌈이 끝이 아니다. 묵집의 또 다른 풍미는 묵사발에서 느낄 수 있다. 걸쭉한 국물위로 떠오른 묵들과 탱탱한 면발은 오감을 자극한다. 온면과 냉면이 따로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묵사발은 특히 오리와 ‘합’이 맞는다. 묵집은 미리 구워진 훈제 오리를 직접 제공하는 데 오리 한 점을 먹은 뒤 묵사발을 먹으면 느끼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묵사발의 알싸한 맛이 오리의 기름진맛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묵사발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들깨 수제비와 뻥튀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만약 묵집을 여자친구에게 소개한 남성이라면, 들깨 수제비와 뻥튀기가 등장할 때 생색을 낼 수 있다.

“뻥튀기를 들깨 수제비에 찍어먹는다”고 말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꼼꼼히 맛집을 알아봤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 들깨 수제비에 뻥튀기를 찍은 맛이 어떠한지는 표현하지 않겠다. 직접 가보시라, 가본 커플만이 그 특권을 누릴 수 있다.

밥을 먹었다면 이제는 저수지 주변 카페를 들러야 한다. 물론 여기서도 지상파 등 온갖 방송에 등장한 수많은 카페들이 연인들을 향해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하지만 방송에 나온 카페는 추천 하지 않겠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송에 등장했을 때보다 가격을 올린 카페가 대부분이다. 입소문을 탈수록 사람들이 카파에 몰리게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커피 가격이 상승한다. 고모리 저수지 인근의 카페가 대부분 상당히 비싼 가격에 커피를 팔고 있다는 까닭이다.

때문에 방송에 나오지 않은 카페를 찾아가기를 추천한다. 기자가 들른 곳은 부용원이었다.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한옥카페인 부용원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방을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대다수 한옥카페에 비해 연인들에게 넓은 방을 준다.

인원 수와 상관없이 널찍한 방을 주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유롭게 사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서비스로 나오는 유과와 한과의 맛도 일품이다. 부용원에서 보이는 포천 저수지의 절경은 그야 말로 일품이다. 연인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부용원에서는 빵도 판매한다. 소보루빵, 앙버터 등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맛볼 수 있다. 남성들이여, 여기서도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빵을 사주면 더욱 좋다. 빵의 맛이 기가 막히게 달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빵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지갑 열기를 망설일 수 있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하기 때문에 빵을 사주기를 추천한다.

포천 고모리는 서울 근교에서 멀지 않은 데이트 장소다. 물론 차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고모리에서는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저수지를 바라보면서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사랑하는지, 왜 사랑하는지를 이야기하다보면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을 것이다. 사랑의 핵심은 ‘말’이다. 고모리 근처 맛집과 카페에서 서로에게 속삭여라, 사랑한다고, 보고 싶었다고, 당신처럼 존귀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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